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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03 3/4분기 광고계 동향(1) / 광고회사 부문하행봉 / 한국광고업협회 부국장
2003년 3/4분기 광고업계는 ‘최악’이라는 표현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기간이었다. 방송광고비는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7.6%, 전분기에 비해서는 14.2%가 감소했다. 인쇄광고비는 정도가 더했다. 신문은 지면을 줄였고, 그나마 부동산 분양 광고가 광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동산 분양광고는 전문 광고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광고회사들의 인쇄광고비는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대략 20% 정도는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광고주들은 광고물량을 축소하면서 위축된 모습을 보여 주었고, 광고비 축소의 공백을 메워 줄 새로운 광고업종이 나타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중소 규모 광고주들은 광고비 축소가 가져온 갭을 메우기 위해 더 큰 임팩트를 요구하거나 새로운 광고회사를 물색하는 경향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연히 광고회사들의 경쟁은 치열해 졌고 과당경쟁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광고회사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는 광고주에 대해 광고 수주 거부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하였으나, 일부 광고회사가 출혈을 감수한 수주에 나섬으로써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렇게 3/4분기 광고업계는 우울한 소식뿐이었다. 여름 비수기를 감안하더라도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 IMF 관리체제 초기 보다 오히려 더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더 큰 문제는 아직도 이번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부 경제 분석 기관에서는 3/4분기를 저점으로 우리 경제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하였으나, 이런 분석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는 불황국면을 탈출하여 상승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또 하나의 새로운 경제 대국, 중국은 과열을 우려할 만큼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이 즉각 반영되어 오던 우리나라만 유독 불황 타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경기 상승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 정책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표방한 ‘분배 우선’ 정책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시장경쟁 원리를 우선하는 정책, 글로벌화 추세를 반영하는 정책으로 과감한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광고회사별 방송광고비30대 주요 광고회사들의 3/4분기 방송광고비를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 살펴 보면, 제일기획과 LG애드의 1,2위 고수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1,2위 회사도 각각 -2.0%와 -17.3%의 성장률을 보임으로써 올 3/4분기의 광고업계 불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대홍기획은 2.7%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여 4위에서 3위로 상승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으며, 이에 따라 TBWA가 3위에서 4위로 내려갔다. 금강기획도 10.6%의 성장률을 기록, -5.4% 성장을 기록한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와 5,6위 자리를 맞바꾸었다. 7위는 전년 동기에 7위였던 웰커뮤니케이션즈가 -49.1%라는 큰 폭의 방송광고비 감소를 기록하면서 11위로 내려 앉음에 따라 JWT가 -16.1%라는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7위 자리를 차지했다. 8위는 코래드가 9.0%의 대체로 양호한 실적으로 차지하였으며, 9위는 40.2%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한 오리콤이 차지했다. 10위는 유니버셜맥켄이 차지하였는데, 30.9%라는 큰 폭 성장률을 기록했다. 10위에서 20위 사이의 광고회사 중에서는 피디에스미디어가 전년 동기 대비 56.6%의 성장률로 20위에서 단숨에 6위가 상승한 14위에 랭크된 것이 눈에 띄며,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또한 67.7%의 성장률로 28위에서 18위로 10위나 상승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20위까지의 광고회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은 대보기획이 기록하였는데, 성장률이 182.3%에 달했다. 이에 따라 대보기획은 광고회사 순위에서도 전년 동기 37위에서 17위나 상승한 20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20위에서 30위 까지의 광고회사 중에서는 온앤오프와 덴츠이노벡 2개사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고, 다른 8개사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온앤오프는 54.8%의 성장률로 35위에서 25위로 수직 상승하였으며, 덴츠이노벡도 4위 상승하여 28위에 랭크되었다. <표1 참조>
방송광고 대행 수수료율광고업계의 불황에 더하여 방송광고 대행 수수료율이 하락 추세를 지속하여 광고회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지난해 7월 1일, 광고업협회의 요청에 의해 방송광고 대행 수수료율을 일부 상향 조정했었다. 슬라이딩 시스템에 의해 1억 이하에 적용되던 11.5%의 수수료율을 2억 이하로 확대하면서 광고회사 평균 수수료율을 전체 평균 11.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조정이 이루어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의 광고회사 평균 대행 수수료율 현황을 분석한 결과 1년 평균이 10.857%에 그침으로써 공사가 표방한 11.0%에는 0.143%나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 전인 2002년 1월부터 6월까지의 6개월 평균 수수료율이 10.647%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0.227%의 인상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당초 목표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이다. 수수료율을 월별로 분석해 보더라도 단 한번도 11.0%에 도달하지 못함으로써 공적 기관인 공사의 신뢰도에 또 한번의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수수료율이 계속해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시스템 상으로는 방송광고비가 줄어들면 수수료율은 올라가는 반비례 현상을 나타내게 되어 있다. 광고업계 최악의 불황기인 이번 3/4분기에도 수수료율이 10.8%대를 유지함으로써 계절적 특수 요인 등으로 광고비 증가가 예상되는 4/4분기에는 수수료율이 현재 보다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표2 참조>
다행히 광고회사들의 이익을 대변해온 광고업협회에서 즉각 대행 수수료율의 재조정을 요구하였고(10월 22일, 건의서 제출), 공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수수료율 재조정 작업이 진행되고는 있으나, 이의 시행까지는 또 얼마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도하라운드를 필두로 공사의 위상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고업계의 발전 뿐만 아니라 공사의 위상 재정립을 위해서도 대행 수수료율의 하향 추세를 저지하는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행 수수료율은 15%가 국제관례라는데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간혹 현재 세계적으로 대행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반론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커미션(Commission)과 피(Fee)의 차이를 간과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광고회사의 보수제도가 커미션 체계에서 Fee 체계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Fee 체계하에서는 광고회사가 광고주를 위해 제공한 서비스의 양과 질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한다. 이 때에는 광고주와 광고회사별로 수수료율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가장 단순한 예를 들어 본다면, 하나의 컨셉 또는 단일 광고물로 전 세계에 대량으로 광고비를 집행하는 글로벌 전략을 지향하는 광고주와 지역별로 차별화된 컨셉이나 광고물로 광고를 집행하는 로컬 전략의 광고주에 대한 광고회사의 서비스 양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수수료 금액은 많겠지만 수수료율은 후자보다 낮을 것이다. 이런 경우 13%까지의 수수료율 지급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 수수료율에는 미디어렙 수수료는 포함되지 않는다. 굳이 구분한다면, 미디어렙은 매체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미션은 매체사가 광고회사에 대해, 일정량의 광고를 안전하게 확보해 주고 광고주의 금융 부실까지 책임져 주는 대가로 지불하는 수수료다. Fee와는 근본 적으로 체계가 다른 것이다. 현재 Fee 제도 채택률이 가장 높은 미국의 경우에도 커미션을 지급하는 모든 매체의 수수료율은 15%이다. 우리나라가 커미션 제도를 유지하는 한, 국제관례 수수료율인 15%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2000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방송법에는 공사가 매체로부터 받는 수탁 수수료가 14%로 규정되어 있다. 이 조항이 ‘15% 이상’으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현행 방송법 테두리 내에서라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도 있다. 2000년 이전까지는 공사가 매체사로부터 19%의 수탁 수수료를 받았다. 여기에는 ‘공사운영비’, ‘제세금’, ‘대행 수수료’, 그리고 ‘공익자금’이 포함되어 있었다. 슬라이딩 수수료 시스템에 의해 광고회사에 지급되는 대행 수수료가 낮아지면 공익자금이 늘어나는 체계였던 것이다. 그러나 새 방송법에 의해 공익자금이 ‘방송발전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사에서 직접 방송위원회에 납부하는 형태가 되면서 수탁 수수료는 14%로 낮아졌다. 따라서 수탁 수수료 속에는 공사운영비, 제세금, 대행 수수료만 남게 된 것이다. 비영리 특수법인인 공사의 성격상 수탁수수료 중 공사운영비와 제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전액는 대행 수수료로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 2000년 새 방송법이 시행된 이후 공사는 매년 상당한 금액의 이익을 발생시키고 있다. 물론 이 이익금을 광고산업의 발전을 위해 광고문화회관을 건설하는 등 특별한 용도로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엄연히 광고회사에 지급되어야 할 금액이다. 차제에 수탁수수료 중 공사운영비와 제세금을 제외한 전액을 광고회사에 지급하는 제도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 이 금액 중 일부를 광고산업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는 등의 방안은 그 이후에 광고업계가 공동으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사항이다. 다음 고려 사항은 공사의 약속이다. 공사는 97년도에 슬라이딩 시스템 요율을 일부 변경하면서 11.2%의 대행 수수료 지급을 표방했다. 공사는 공적 기관의 신뢰도를 걸고 97년 이후 현재까지 이 수수료율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보상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슬라이딩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현재의 체계로는 수수료율이 계속 하향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의 시정을 위해서 월별, 분기별 또는 년 단위로 수수료율을 사후 정산하는 시스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밖의 광고업계 동향광고업협회가 ‘WTO 서비스 협상과 광고산업’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도하라운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도하라운드의 협상시한이 2004년말까지이기 때문에 아직 우리 광고업계는 변화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2004년 상반기부터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위상 변화 논의를 필두로 도하라운드의 영향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업계의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광고인협회의 출범이 가시화되고 있다. 5개 중견 광고회사가 주축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이 모임은 ‘광고 작품상 제도 개선’, ‘광고인 수상 제도 개선’, ‘광고업계 거래 질서 개선’ 등을 추진한다는 취지로 사단법인 설립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모임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광고단체들과의 관계 설정 등 매우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대부분이 광고업협회의 회원사인 이들 회사들은 광고업협회와의 공존을 표방하고 있고, 광고업협회 또한 이들의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고 있어 협회 내에서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 회사들이 이중의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비용 부담 때문에 현재 활동하고 있는 광고업협회를 탈퇴해야하거나, 회비 납부가 지연되는 경우에는 광고업협회의 회원 자격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이렇게 되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광고업협회와의 협력 관계를 지속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모임 대표자들간의 원만한 해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야당인 한나라당에서 방송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초점은 KBS의 시청료 징수 방안이다. 현재 전기료에 통합 부과되고 있는 시청료를 별도로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KBS의 위상에 상당한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료를 별도 징수할 경우,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 정도까지의 시청료 수입 감소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KBS의 위상 변화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광고산업에도 즉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정치적인 고려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광고업계가 주목해야 될 또 하나의 중요한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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