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 재 한국광고사업협회 사무처장
한국광고사업협회는 곧 설립 30주년을 맞게 된다. 지나온 역사를 되돌아 볼 때 협회는 희로애락을 고루 맛보며 지금까지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간이 수난과 혼란의 연속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다른 단체처럼 명실상부한 단체로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너무나 오랜 세월을 격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는 내적인 사정도 있었고 외적인 영향도 매우 컸다.
현재에 와서 협회는 지금까지의 구태의연한 모습들에서 벗어나고자 몇 가지의 개혁적인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 '옥외광고사' 자격증 제도의 운영 사업이다. 이 제도의 취지는 사업자 스스로의 자질을 높이고 연구와 교육 등을 통해 업계의 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함에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조성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자긍심으로 귀결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업은 매년 코엑스 전시관에서 개최하는 'KOSIGN 전시회'이다. 이 전시회는 초창기 우수광고물전시회를 확장하는 개념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국내 옥외광고산업의 현실을 가늠하는 중요한 전시회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이 전시회는 국제적인 교류의 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협회는 이외에도 몇 가지의 혁신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역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지만 자체적으로 해결 할만큼 협회의 자본과 시스템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옥외광고 산업은 열악하고 비과학적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는데, 이러한 지적들을 하루 빨리 쇄신하고 탈피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사업들이다. 이러한 사업들을 차질없이 진행함에 있어서 정책적인 지원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는 바이다.
1. 협회는 연구소를 만들테니 정부는 아웃소싱을 해주기 바란다.
미국의 옥외광고협회는 1990년 부설 연구단체로 '교통량조사사무소(Traffic Audit Bureau ; TAB)'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매년 미국 특정지역의 교통량 및 유동인구 동향 등을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다. 이 통계수치들은 옥외광고효과 분석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로서 공신력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와 같이 과학적인 데이터의 생산과 활용은 옥외광고 산업의 과학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광고사업협회는 이러한 공신력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단체이므로 미국의 TAB가 하는 역할을 똑같이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협회는 우선적으로 작은 규모의 연구소를 운영하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연구소가 설립되면 정부는 이 연구소에 아웃소싱 형식으로 정부가 필요로 하는 조사용역을 의뢰해주기 바란다. 이 연구소는 정부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정보들을 생산·가공하여 납품할 수 있다. 예컨대, 옥외광고물 전수 조사와 광고물별 각종 현황 파악 등이 그것이다. 선진 외국의 옥외광고 정책과 집행현황 등도 이 연구소를 통하여 수집할 수 있다. 일본 대사관에서는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각각으로 자료를 요구하기 때문에 같은 자료를 몇 번씩 보내게 된다는 불평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는 하나의 창구를 통한 자료의 확보와 유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협회의 연구소를 활용하면 이런 비생산적인 행정을 많은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협회가 설립하는 연구소에서는 행정집행 관련 공무원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하여 진행할 수 있으며, 논란이 끊이지 않는 '안전도 검사' 제도를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립할 수도 있다. 효과적이고 능률적인 법령 개정을 위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들을 수집하여 분석하고 이를 제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표1】참조)
【표1】 협회 부설 연구소의 사업 구분
사 업 명 |
내 용 |
교통량 및 유동인구 조사 |
특정지역에 대한 조사 및 데이터베이스화 |
옥외광고물 전수 조사 |
전국 옥외광고물 현황 조사 및 분석 |
해외 옥외광고 자료 수집 |
각국의 법령 및 행정집행 실태 조사 |
교육 프로그램 개발 |
대상별 개발 및 집행 |
안전도 검사 기준지침서 개발 |
효과적 안전도 검사를 위한 표준안 작성 |
2. 옥외광고사 자격증을 국가가 공인해주기 바란다
서두에도 밝혔지만 협회는 옥외광고사 자격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일본에서 차용해 온 것으로, 일본 옥외광고사 자격증은 건설성이 인정해 주고 있다. 이 자격증을 취득한 사업자는 일본 전체 사업자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 제도를 주관하고 있는 전일본옥외광고단체연합회는 먼 미래를 보고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바라보는 미래는 자질 있는 자격증 소지자에 의한 첨단 산업체를 구성한다는 원대한 계획이 내포되어 있고 공공환경으로서 도시미관을 이 자격증 소지자들의 손으로 완성시킨다는 포부도 들어 있다. 협회의 기본적인 입장도 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 협회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경우를 충분히 지켜봐 왔으며, 또한 국내 사정에 맞게 활용하여 현재 3,000여명의 자격증 소지자를 배출하고 있다.【표2】
【표2】 옥외광고사 자격검정시험 시행 현황 (2000년 11월 현재)
년도별 |
기별 |
응시인원 |
합격인원 |
비 고 |
1998년 |
1기 |
1,963 |
1,853 |
|
1999년 |
2기 1차 |
458 |
459 |
|
2기 2차 |
423 |
397 |
|
|
2000년 |
3기 1차 |
210 |
72 |
|
2001년 |
3기 2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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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2. 25 시험예정 |
계 |
|
3,081 |
2,7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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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사 자격증이 국가공인이 되면 다음과 같이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가 있다. 간판을 제작하는 사업자의 수준 향상을 유도할 수 있다. 사업자들은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 습득을 하게 되므로 자연히 조형 원리와 미적 감각을 체득하게 된다. 이는 옥외광고업이 신고만으로 가능한 비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또한 미적 감각에 의한 간판 제작이 가능하게 되므로 도시미관 조성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이는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생기는 바람직한 결과이다.
뿐만 아니라, 자격증 소지자의 양심적인 사업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는 불법광고물을 손 안대고 근절시킬 수 있는 방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증을 갖춘 사람이 불법광고물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광고사업협회의 발전은 곧 업계의 발전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정부는 협회에 대한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말아줄 것을 부탁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