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경우 대부분의 나라에서 TV CM의 시작단계부터 중간광고를 실시하여 왔으므로 중간광고의 효과, 특히 중간광고의 도입으로 인한 광고효과라는 측면에서의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우며, 단순히 광고의 위치에 따라서 광고회상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하는 시도는 TV CM의 효과에 대한 초기의 일부 연구에서만 보여진다. 예컨대, Barclay, Doub, & McMurtrey(1965)는 주간의 CM과 야간의 CM, 스파트(spot)와 프로그램(in-program)광고, 프로그램의 전후에 오는 광고(clutter)와 중간에 오는 광고(island), CM의 길이, 프로그램특성에 따라 광고회상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면접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이 연구에서 그들은 1개의 스파트광고, 1개의 프로그램 전광고(clutter), 1개의 중간광고(island)를 채택하여 프로그램에서의 광고의 위치와 광고회상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결과는 스파트광고 보다 프로그램광고가 더 효과가 있었으나, 프로그램광고에서 전광고와 중간광고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스파트광고와 프로그램광고의 효과차이에 대한 이유만이 아니라 프로그램내의 두 광고(clutter와 island)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아무런 설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TV의 중간광고가 실시되지 않고 있었던 우리 나라의 경우는 중간광고에 대한 연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가, 최근 중간광고의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짐에 따라 중간광고의 효과에 대하여 탐색적인 연구가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이희욱과 백병호(1998)는 광고의 위치효과를 검토하는 실험연구에서, 하나의 특정광고를 프로그램의 전/후에 삽입하는 경우보다 프로그램의 전/중간에 1회씩 삽입한 경우가 광고기억효과가 높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는 하나의 특정광고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라는 제한점뿐만 아니라 실험연구임에도 중간광고가 효과적이라는 가설배경을 '중간광고는 zapping을 방지하고 광고노출을 많게 한다'는 가정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Barclay, Doub, & McMurtrey(1965)의 연구는 실제의 상황에서 TV시청직후에
실시된 면접조사로서 자연스런 시청상황이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그러나
당시의 상황은 오늘날과 같은 광고집중이나 거대한 광고블록이 없으며, 방송채널의
수나 채널이동을 가속화시킨 리모콘의 보급율 등은 지금과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이에 따른 중간광고의 효과도 다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중간광고의 효과는 그것이 단순히 프로그램의 가운데에 놓인다는 차이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즉, 프로그램의 전후에 놓이는 광고에 비해 중간광고는 TV광고 혼잡도(clutter)나 광고의 길이, 프로그램과의 인접성 등에서 차이가 날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이로 인하여 광고를 zapping하거나 TV앞을 떠나거나 하는 광고회피행동이나 혹은 광고회상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TV혼잡도와 광고회상에 대한 실험연구에 의하면, 하나의 프로그램에서 비프로그램적인 요소가 많아질수록 주의(attention), 회상, 인지반응 등의 광고효과는 감소하며(Webb & Ray,1979), 한번에 방영되는 광고편수가 많을수록 상표 및 광고내용이 회상이 감소한다고 보고하고 있다(홍재욱, 1996).
또한 광고 시간 동안의 텔레비전 시청률 변화를 관찰한 Danaher(1995)의 연구에 따르면, 광고 시간의 길이와 광고 편수에 따라서 시청률에 변동이 발생하는데, 광고 시간의 길이가 짧을 경우 사람들은 프로그램 내용을 놓치게 될 것을 걱정하여 채널 변경을 적게 한다고 한다.
Zhao(1997)에 의하면, 정보처리의 세 가지 절차, 즉 '물리적 노출', '노출동안의 주목' 그리고 '노출후의 주목'은 모두 광고기억에 영향을 미치며, '물리적 노출'과 '노출 동안의 주목'은 선행 광고에 의해서 방해를 받는다고 한다. 따라서 어떤 특정한 광고에 선행하는 광고가 더 많을수록 노출 수준과 주목 수준은 더 떨어질 것이며, 기억 수준도 더 낮아질 것이다.
또한 그는 pod 내에서 특정 광고의 앞에 제시되는 광고의 수가 많을수록, 즉 pod 내에서 특정 광고의 위치가 뒤쪽으로 배치될수록 그 광고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질 것이며, 그 pod전체로 보았을 때 pod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전체적인 광고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진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특정 광고가 삽입된 pod의 길이가 길수록 광고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이 될 것이라는 유추를 가능하게 해 준다.
이와 같이 광고의 혼잡도, 광고길이, 광고편수와 관련된 연구들은
광고블록(pod)의 크기가 커질수록 광고효과가 감소하고, 프로그램과
인접할수록 광고효과가 증가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으며, 실제로 중간광고는
프로그램전후의 광고에 비해서 광고블록의 크기가 작으며 프로그램과의
인접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프로그램과 프로그램사이에는 프로그램광고이외에도
스파트광고, 방송국 고지, 프로그램의 홍보 등이 함께 노출되고 있으므로,
프로그램전후의 광고는 중간광고에 비해 혼잡도가 높고 광고블록이나
pod의 크기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가설 설정이
가능하다.
가설1. 프로그램 전후 광고에 비해서 프로그램내의 중간광고는 광고회상
및 광고재인이 높을 것이다.
가설1에 대한 검증과 관련하여, 먼저 프로그램전후의 광고와 중간광고를 순서이외의 변인(광고편수, 길이, 블록크기)을 모두 통제하고, 중간광고가 갖는 순수한 위치효과로서, 중간광고가 프로그램전후광고에 비해서 광고기억효과가 높은 지를 검토하였다.
다음으로 중간광고가 갖는 특성을 실제의 TV프로그램의 방영상황과
유사하도록 하여, 즉 프로그램전후광고에 비해 중간광고가 광고편수
및 길이가 상대적으로 적도록 설정하고 중간광고와 프로그램의 전후광고를
비교하였다.
가설2. 중간광고가 있는 경우(실험집단)는 중간광고가 없는 경우(통제집단)보다
프로그램광고 전체의 회상 및 재인이 높을 것이다.
중간광고의 도입은 총 광고량은 일정하게 하고 프로그램의 전후에
오는 광고블록을 나누어 일부를 프로그램의 중간에 방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혼잡도가 낮아지게 되며, 광고pod를 작게 한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에 면하는 광고의 수를 증가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가설3. 중간광고의 광고회수가 많을수록 광고회상 및 재인이 높을
것이다.
중간광고의 광고회수는 중간광고에서 방영하는 광고의 양이 일정하다고
할 때 그것을 1회에 모두 방영하는 경우와 2회로 나누어서 방영하는
것의 차이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일정한 광고량이 2회로 나누어짐에
따라 광고의 블록 혹은 pod가 작아진다고 볼 수 있으므로 광고기억효과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실제의 광고시청 상황에서, 똑같은 광고라고 하더라도 그 광고가 텔레비전 프로그램 편성의 어떤 맥락 속에서 제시되느냐에 따라서 소비자의 느낌과 평가는 달라질 것이며, 광고에 대한 태도와 광고 효과 역시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텔레비전 광고의 효과는 그 광고가 제시되기 바로 전에 시청된 프로그램으로부터 아마도 강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처럼 광고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의 특성은 프로그램의 맥락,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선호나 태도, 프로그램이 유발한 시청자 흥분, 프로그램이 유발한 정서적 각성 수준과 흥미, 프로그램과 광고와의 일치,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도 등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되고 있다. 그 중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도의 연구는 중간광고의 운용과 관련하여 어떤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중간광고가 어떠한 프로그램에 도입되어야 하며, 어떠한 시점에 삽입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참조기준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청자는 자신과 관련이 있거나 재미를 느끼는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그 프로그램에 몰입된다(Gunter, Furnham, & Beeson, 1997).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 몰입의 효과에 관한 경험적인 결과들은 다양하나, 일부 연구들은 프로그램 후 또는 중간에 방송되는 광고의 경우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도의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지게 되면 시청자가 광고 메시지를 처리하는 데에 방해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Kennedy 1971; Bryant and Comisky 1978; Soldow and Principe 1981). 이러한 주장은 일차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도가 높을 때에 비해서 낮을 때에 광고 메시지의 내용에 대한 시청자들의 학습과 회상 수준이 더 높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들에 근거하는데, 이러한 결과는 연구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일치를 보이고 있다. 가령, Bryant and Comisky(1978)의 연구에 따르면, 프로그램 맥락상 중간정도의 몰입도 상황일 때 드라마 중간에 광고가 제시되었을 때에 비해서, 같은 프로그램의 클라이막스 시점에 광고 삽입으로 프로그램 시청에 방해를 받았을 때 광고에 대한 회상이 상당히 떨어졌다.
Zhao(1997)는 시청자의 정보처리 능력의 특성에 근거를 두고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텔레비전 시청자는 자신의 제한된 주의(attention) 용량 중 일부를 프로그램의 처리 과정에 할당하게 된다. 따라서 그다지 관심이나 흥미를 가지지 않고 프로그램을 보게 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주의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며, 반대로 몰입도가 매우 높은 프로그램에 몰두하고 있는 경우에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인지적 능력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한편, 프로그램 몰입도에 관련된 다른 연구는 시청자의 몰입도가 광고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 있다. Krugman(1983)은 재미를 몰입도의 전제 조건으로 보고, 프로그램의 재미와 몰입도에 따른 광고 효과를 비교한 연구를 통해서, 광고물이 "방해가 되는 맥락(interrupted context)"(몰입도가 높은 것으로 가정되는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가 삽입되는 경우)에서 방영되었을 때보다는 프로그램의 "자연스러운 중단 상황(natural break)"(몰입도가 낮을 것으로 가정이 되는 다양한 코너를 가진 토크쇼)에서 제시되었을 때 시청자들의 광고주에 대한 태도가 덜 부정적이었다는 결과를 제시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몰입도가 높은 프로그램 맥락에서 광고가 삽입될 경우, 그 효과의 측면에서 얻을 것보다는 잃을 것이 많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같이 프로그램의 몰입도가 높은 경우는 광고의 기억을 방해하며,
몰입도가 높은 시점에서 광고를 삽입하는 것은 광고에 대한 부적태도를
유발하므로, 실제로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운용할 수 있는 중간광고의
경우는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프로그램의 특성을 고려해야 하며
광고의 삽입시점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중간광고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의 특성으로서 몰입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할 수 있다.
가설4. 프로그램이 재미있을수록 중간광고의 광고회상 및 재인효과는
낮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프로그램이 재미있을수록 몰입이 높을 것이며, 프로그램의
몰입은 광고기억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로그램의 몰입도는
중간정도의 몰입보다 높은 몰입이 특히 광고기억을 방해할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프로그램이 매우 재미있는 경우는 광고기억이 낮아질 것이며,
또한 프로그램의 전후광고에 비해서 중간광고는 프로그램의 특성에 따른
영향을 더 입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가설5. 중간광고는 클라이막스 시점에서 삽입되는 경우보다 자연스런 장면전환시점에서 삽입되는 경우가 광고회상 및 재인효과가 높을 것이다.
프로그램의 몰입도가 높은 경우에는 정보처리능력이 프로그램으로
치우치게 되므로 광고기억효과는 감소한다는 논리이외에도, 어떤 장면전환이
방해를 받는 클라이막스 시점에서의 광고의 삽입은 광고의 부적태도를
유발하므로 광고회피행동을 일으킬 수 있으며 광고기억효과에도 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