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소비자의 불평행동에 관한 귀인분석적 연구
오두범(서울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신문대학원 석사·박사, 현재 : 청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박사학위논문 : "귀인과 커뮤니케이션 효과간의 관계에 관한 실험 연구")
1. 서 론
1) 문제의 제기
오늘날 연구자들은 대체로 마케팅의 목적을 '교역의 창출' 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위하여 소비자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마케팅이나 광고연구자들의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소비자 행동은 데이도 지적하고 있듯이1) 구매행동 자체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구매전행동(prepurchase), 구매행동(purchase), 사용행동(use), 평가행동(evaluation)의 전분야에 걸친 것이어야 한다.
오늘날 부어히스(J.Voorhis)가 주장하고 있는 대로2) 소비자로서의 개인의 만족이 그 사회에 대한 삶의 만족의 척도가 된다고 한다면 소비자문제는 기업문제 이전에 사회전체의 문제이며, 따라서 이에 대한 진지한 정책대안들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 이러함에도 상품사용에 대한 소비자 반응에 대한 본격적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며 따라서 오늘날 각종 소비자 문제로 세상이 들끓는 것과 관계 없이 이 문제에 대한 실증적 자료는 태부족인 실정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소비자가 상품에 대한 정보의 최초입수로부터 구매결정에 이르는 과정에 관한 것도 소비자행동이지만 구매 후에 그것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어떻게 나타내며,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차기 구매에 연결시키는지에 관한 것도 소비자 행동이다. 전자를 구매결정 과정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구매후 행동이 되겠으며 후자에 대한 것은 크게는 '고객의 만족·불만족' (Customer Satisfaction/Dissatisfaction, CS/D)의 영역이 되겠다.
이러한 만족·불만족의 영역 가운데서 소비자가 사용불만족으로 말미암아 마침내 상품내용에 대한 불만족사항을 누군가에 대하여 제소를 하면 이것이 불평행동(Complaint Behavior)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소비자행동에 관한 연구현황을 살펴보자면 전반적으로 구매결정 과정에 관한 것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던 반면 구매후 행동에 관한 것은 매우 부진하였다. 연구가 이렇게 부진하였으므로 구매후 행동에 관한 것은 그 설명체계조차 정립이 되어있지 아니하다. 그런 가운데에도 카르도조(Richard N. Cardozo),3) 올샤브스키와 밀러(01shavsky and Mi11er)4), 앤더슨5) 등이 실증적 연구를 통하여 사전예기에 대하여 구매·사용후 결과가 그에 합치(confirmation) 또는 불합치(disconfirmation)됨으로써 생기는 것이라는 설명을 가함으로써 그에 대한 실마리를 던지게 되었다.
이후 데이(Day)는 구매 후 반응의 발생과정에 대한 설명체계를 예기→구매/사용→구매후 평가로 정리하여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이들 기존 설명체계의 제한점은 상품에 대한 '구매·사용후 평가' 라는 단계가 있다는 것만 제시하고 있지 그 평가가 어떤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하여는 말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편 '인간행동의 지각에 관한 과학'이라고6) 일컬어지는 歸因理論(Attribution Theory)은 상품 사용후 평가와 평가후 반응에 관련된 소비자행동의 문제에 대하여 많은 것을 해명해 줄 수 있다고 본다. 귀인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어떤 인물, 사물, 사건 등 지각의 대상을 만나게 되면 그 대상을 현재의 현상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로 하여금 현재대로 있게 한 원인을 찾아서 그 원인에 대한 추리를 하게 되고 그 추리에 따라 주어진 대상에 대한 최종적인 태도나 행동들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귀인이론이 원래 이와 같은 '대상에 대한 평가→원인추리→결과로써의 반응'을 다루는 과학이기 때문에 그 이론체계는 소비자의 구매후 행동영역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밸르와 존슨(Valle and Johnson)은7) 이 영역에 정리하는 한편 歸圍 과정을 도입한 구매·사용후 행동에 그림1과 같은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8)
이 모형은 상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과정을 1) 상품성능에 대한 예기→2) 구매의사 결정→3) 상품의 사용→4) 평가→5) 책임소재에 대한 귀인→6) 반응이라는 일련의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이 모형의 가장 두드러진 특색은 무엇보다도 사용후 행동에 관하여 歸因理論으로 해명하려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 연구는 소비자의 구매후 행동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는 시각에서 상품 사용후 행동에 대하여 그간 귀인이론이 이룩한 연구성과들에 어떤 것이 있는가를 살펴보고 여기서 재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하여 몇 가지 가설을 설정하여 실증적 검증을 해 보고자 한다 실증적 검증은 사용후 만족·불만족의 광범위한 영역 중에서도 요즘 국내에서도 급속히 보편화되어 쟁점이 되고 있는 소비자의 불평행동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2) 諸先行硏究
그러면 앞에서 제시된 밸르와 존슨(Valle and Johnson)의 모형가운데서 5번째 단계인 소비자의 귀인행동을 중심으로 한 諦先行硏究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여기서 문제가 되는 주요 과제들은 무엇인가? 먼저 책임소재에 대한 귀인의 문제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책임소재에 대한 귀인
여기서 말하는 歸因(Attribution)이란 상품의 성능에 대한 불만이 소비자에게 생겼을 때 그 상품불량의 원인에 대하여 나름의 판단근거를 가지고 그 책임소재를 누구이다라고 지목하는 심적 절차(mental process)를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귀인은 앞서도 말한 바와 같이 상품의 재구매 여부나 불평재기 여부 등 후속하는 행동을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결정소가 된다고 본다. 예컨대 상품 성능에 하자가 생긴 것이 소비자 자신이 사용설명문을 잘못 읽어서 생긴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에 대한 책임귀속은 메이커에게 돌아간다.
그러면 이제부터 귀인이론을 적용하여 상품의 성능에 대한 평가와 반응의 과정을 해명함에 있어 다루어야 할 주요 과제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와 관련된 기존연구의 성과는 어떠한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그런데 밸르와 존슨(Valle and Johnson)에 따르면9) 상품귀인에 관련된 주요 과제들에는 1) 상품평가에 있어 귀인이론의 적용, 2) 상품에 대한 만족·불만족에 따라 이루어지는 귀인의 양식, 3) 귀인에 관한 행위·관찰자 효과, 4) 귀인과 귀인후 행동과의 관계 등 4가지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밸르와 존슨의 주장점을 따라 상품귀인에서 다루어져야 할 제반 과제와 각 과제별 연구성과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가. 상품평가에 있어 귀인이론의 적용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귀인이론은 하이더(Fritz Heider), 켈리(Harold Kealley), 존스와 데이비스(Johnes and Davis)에 의하여 개발되었다.10) 귀인이론은 원래 인간의 대인지각(person perception) 또는 외계지각(object perception)에 관한 일반이론으로서 개발되었기 때문에 인간의 그러한 귀인행동에 대하여 다각적인 측면을 다룬다. 그러므로 그 이론도 연구자들에 따라 다양한 변이형태로 나타나는 바 그 중에서도 상품귀인에 관한 문제는 켈리이론의 핵심이라고 하는 공변이 이론(Covariance Theory)과 인과적 스키마타(Causal Schmata) 이론에 따르는 것이 보통이다. 실제로 켈리이론에 근거하여 상품귀인을 연구한 예로는 촉진에 관한 소비자지각을 다룬 세틀과 골든(Settle and Golden)의 연구11), 상품선택에 관한 소비자 지각을 다룬 스코트와 얘치(Scort and Yatch)의 연구12)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상품에 대한 반응이나 소비자 불평행동에 대한 귀인문제를 켈리이론에 적용시킬 때는 여러가지 특수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켈리이론에 따르면 관찰 대상 인물의 행동원인에 관한 귀인의 세가지 기준으로 ①독특성(distinctiveness), ②합의성(consensus), ③일관성(consistency)이 있다는 것이며 이 세가지 기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하나씩의 귀인양식을 형성한다는 것이다.13), 그 중에서 어떤 사람의 어떤 대상(자극, 사물)에 대한 행동이 그 대상에 귀인되기 위하여는 높은 독특성(high distinctiveness), 높은 합의성(high consensus), 높은 일관성(high consistency) 즉, HHH의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행동의 원인이 그 행동의 대상이 되는 사물에 귀인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탓이라고 인물에 귀인되는 것은 낮은 독특성, 낮은 합의성, 높은 일관성 즉, LLH의 경우라는 것이다. 세 번째로 독특성이 높고, 합의성이 낮으며, 일관성도 낮은 HLL의 경우 그 행동은 상황의 특수성에 귀인된다고 보았다.
이러한 켈리모형을 상품귀인에 적용시킬 때에는, 예컨대 소비자의 불평행동의 경우 상품은 대상(자극, 사물), 불평제기자(소비자)는 인물, 불평제기의 시기는 상황에 해당되겠다. 기존의 연구는 자극으로서의 상품, 인물로서의 소비자 등의 변인을 다양하게 조작하였을 때 결과가 어떠한가를 관찰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보았을 때 켈리의 이론은 상품귀인에 대하여도 그 타당성이 전반적으로 인정이 된다 하겠으나 예컨대 시간적 일관성 따위에 대한조건변이 등은 조작할 여지가 없다든지 하는 등 일부의 측면에서는 잘 맞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14) 게다가 켈리이론이 완전히 적용되려면 소비자가 충분히 다양한 상품례에 대하여, 충분히 많은 타소비자의 반응례를, 충분히 다양한 상황에 대하여 관찰하는 경우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실제로 그렇게 충분한 조건하에서 판단을 내리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15) 제한된 자료에 근거하여 이루어 지는 것이 보통이라는16) 등의 문제가 있다.
밸르와 존슨은 그들의 논문에서 이러한 켈리이론의 적용상 문제점을 제시하며 따라서 상품귀인에 관한 한 켈리의 공변이 이론보다는 인과적 스키마타 이론이17) 더욱 타당할지도 모른다는 견해을 제시하고 있다. 인과적 스키마타란 상기 공변이 이론에서 제기된 조건이 잘 구비되지 않았을 때, 다시 말하면 판단의 자료가 충분치 않을 때는 기존의 자료만에 근거하여 그 나름의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공변이의 일개 특수 변종이라고 할 수 있는 인과적 스키마타의 기제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바이라고 한다면, 상품귀인의 경우도 밸르와 존슨이 지적하듯이 이는 타당한 견해라고 보겠다. 그렇다면 현실속에서의 상품귀인은 훨씬 간단한 도식에 따라 이루어 진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외에도 귀인이론을 상품귀인에 적용시키는 데에 있어 야기되는 문제가 다수 있다. 프리즈(Frieze)18), 밸르와 월렌도프(Valle and Wallendorf)18), 스미스와 헌트(Smith and Hunt)20) 등의 연구에서도 적절히 지적되듯이 응답자들은 주어진 상황의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응답을 못하거나 또 그 응답은 측 정되기가 어렵다.
나. 상품에 대한 만족·불만족에 따라 이루어지는 귀인의 양식
귀인이론에서 그간 중요하게 연구된 것 중의 하나가 어떤 일의 성공·실패에 대하여 그 책임을 어떻게 귀속시킬 수 있는가 하는 이른바 성취귀인의 문제이다. 이러한 성취귀인에 대한 연구작업은 1974년 웨이너에 의해21) 집약된 바 있다. 성취상황이란 개인의 행동결과가 성공 또는 실패로 끝나는 상황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상품을 구입할 때에도 잘 샀다(성공구매), 잘못 샀다 (실패구매)라는 것이 있을 수 있는 것이므로 상품구입에 대하여도 성취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일부의 연구자들은 이러한 성취귀인의 문제를 상품귀인의 영역에 적용시켜 연구하였던 것이다.
그러면 웨이너 등에 의해 개발된 성공·실패에 관련된 이론의 내용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당초 웨이너 등은 어떤 성공·실패에 대한 결과의 가능한 원인은 다음의 내·외, 안정·비안정을 축으로 하는 2차원적 스킴에 따라 귀인된다고 보았다. 하나의 축은 행위자 자신에게 귀인되느냐(내적 귀인), 환경적 또는 상황적 요소에 귀인되느냐(외적 귀인) 하는 것이 되겠고 다른 하나의 축은 시간에 관계없이 불변하는 원인에 대하여 귀인되느냐(안정적 귀인),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원인에 귀인되느냐(비안정적 귀인)하는 것이다. 한편 일찌기 로젠바움(R. M. Rosenbaum)은22) 의도성이라고 하는 차원을 가지고 성취귀인을 분석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 이는 어떤 일에 대한 책임이 결과에 대한 예측력(foresight)및 통제력 (control)을 가진 사람에게 귀착되는 경우 이를 의도적 귀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밸르와 웰렌도프(Valle and Wallendorf)에23) 따르면 이러한 성취귀인의 원리를 상품귀인에 적용시킨다면 상품의 성능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귀인은 웨이너의 두개의 차원과 로젠바움의 한 개 차원을 합친 것으로 도합 세 개 차원을 가진 구조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체계를 정립하여 놓고 밸르와 월렌도프(Valle and Wallendorf)는24) 실제의 귀인이 이러한 체계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것을 조사하였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분히 긍정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즉 연구자들은 MBA과정 학생들로 하여금 상품에 대하여 만족했던 경우와 불만족을 느꼈던 경우에 관련된 개방형 설문지에 응답하게 하였다. 응답자들에게 불만족스러웠던 상품 하나와 만족스러웠던 상품 한 가지씩의 이름을 쓰게 하였다. 그런 다음 학생들에게 그 만족 또는 불만족에 대한 책임은 무엇이었으며 또 누구에게 있다고 보겠는가를 응답하도록 하였다.
응답의 결과 안정성 차원이나 의도성 차원이라고 뚜렷이 이름 붙일 만한 차원이 발견되지 않고 대신에 통제 지점(locus of control)이라고 불릴 만한 하나의 차원을 알아낼 수 있었다. 즉 상품에는 제조, 공급, 판매에 관련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상품책임 문제에 관하여 소비자들은 이들 통제상의 주요 지점에 대하여 귀인을 한다는 것이다. 이 차원은 한쪽 극단은 내적 귀인에 해당되는 자신에 대한 귀인(예컨대, 자신의 쇼핑능력)으로 되어 있고, 다른 범주는 외적 귀인성향의 증가도에 따라 소비자에게 알려져 있는 대상 즉 점포주인, 판매원, 서비스 요원, 메이커, 기타 법률이나 산업과 같은 보다 큰 시스템으로까지 연장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차원을 소비자로부터의 심리적 거리(psychological distance)라고 명명하였다. 심리적으로 가까운 대상이란 소비자와 직접 접촉이 가능한 인물들을 말하고 심리적으로 먼 대상이란 소비자와 대면접촉을 가져 본 일이 없거나 그럴 가능성이 희박한 인물들을 말한다.
다. 상품귀인에 있어 행위·관찰자 효과
상품평가에 대하여도 귀인이론을 적용시킨다면 귀인이론에서의 행위자는 소비자에 해당되겠고 메이커는 관찰자에 해당되겠다. 행위·관찰자효과는 귀인연구가인 존스와 니스베트(Jones and Nisbett)25)에 의하여 개발된 이론인데, 여기서는 관찰자는 행위자가 그 스스로의 행위를 지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것을 지각한다고 보는 것이다. 즉 관찰자는 주로 행위자의 행동에 대하여 그 내재적 특성등에 귀인시키려는 성향이 강한데 비하여 행위자는 상황에 귀인시키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본다. 이것을 소비자불만이라는 문제상황에 적용시켜 본다면 다음과 같다. 즉, 어떤 바람직하지 못한 상품구매에 대하여 소비자는 그 탓을 스스로에게 돌리려 아니하는데 비하여 메이커와 같은 관찰자는 소비자에게 돌리려는 성향이 있는 것이다.
밸르와 월렌도프(Valle and Wallendorf)의26) 자답식 응답자료는 이러한 해석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이상(54명중 30명)이 불만의 원인이 메이커자신이나 상품의 됨됨이에 있다고 보았으며 자기책임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단지 소수였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예컨대 '노력부족' 이라는 식으로 귀인을 하고 있었다.
불평창구나 애프터서비스를 맡은 부서와 소비자사이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갈등의 많은 예가 양자사이의 상호간 차이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즉 메이커측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잘못된 구매에 대하여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소비자가 잘못이 있을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소비자는 공급자의 불찰을 탓하는 것이다. 사용자와 공급자 사이에 이러한 차이는 어떤 절대적 판단기준에 의하여 나온 것이 아니고 스스로 행위자냐, 아니면 관찰자냐 하는 시각차에서 오는 것일 경우가 많다.
②진인후 반응에 대한 先行硏究
이상에 대한 귀인 그 자체에 관한 문제가 하나의 이론적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면 귀인후 반응에 관한 문제는 실천적 관심의 과제라 하겠다. 왜냐하면 소비자가 귀인후의 만족여부에 따라 불평제기 등에 나서느냐 나서지 않느냐, 그리고 나설 때에 어떤 양식으로 나서느냐에 대한 것은 본고의 서론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하나는 마케팅전략적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이런 반응적 불평행동들에 대한 기업의 대응방법을 수립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하나는 사회정책적 측면에서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기서 귀인후 반응에 대한 기존연구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구매상황에서 소비자의 반응행동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선 이것을 크게 나눈다면 만족한 경우와 불만인 경우 두 가지가 있겠고 만족한 경우에도 ①만족했으므로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아니하는 경우(잠재적 반응), ②만족하였다는 사실을 겉으로 표현하거나 누구에게 알리는 경우(현재적 반응) : 여기에 대하여는 예컨대 친구에게 말하는 경우, 상품에 대한 차기 재구매를 실천에 옮기는 경우, 때로는 공급자에 대하여 감사의 편지를 쓰는 경우 등이 있겠다. 불만인 경우에도 ①불만이지만 나타내지 않고 참는 경우(잠재적 반응), ②불만을 가장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을 취하게 되는 경우(소극적 현재적 반응), ③능동적인 불평 제기에 나서게 되는 경우(적극적 현재적 반응) : 이 경우 메이커, 소비자 단체, 정부 즉, 규제기구 등을 대상으로 고발, 항의, 제소에 나서게 된다.
이런 것이 상품 마케팅의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많은 연구가 있었던 바 이와 관련된 주요 주제의 하나가 불평 제기자의 인격적 특성에 관한 것이다. 워랜드, 허만과 윌리츠(Warland, Hermann, and Wi11its)에 따르면27) 연령적으로 젊은 세대에 속하고, 고학력이며, 소득이 높은 계층에서 불평제기율이 높다고 한다.
랜든(E.Laird Landon)은 소비자의 불평행동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함수관계에 의하여 기술될 수 있다고 보았다.28)
불평행동=f (불만족, 중요성, 불평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득, 성격)
이러한 랜든모형에서 주목되는 바는 성격을 불평제기와 관련되는 변인이라고 본 점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이들 기존의 이론이나 연구는 불평제기자의 외형적 특징이 무엇인가를 지적하는 기술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불평제기의 원인과 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적 차원의 연구는 미흡하였다.
밸르와 코에스크(Valle and Koesk)29)는 귀인과 불평행동 사이의 관계에 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를 보고하고 있다. 이들 연구는 미국전역의 2,849명의 응답자 (모두 노인층 응답자였으며 이중 62.2%는 65세 이상이였음)를 대상으로 한 우편 서베이였다. 여기서는 최근 수년동안의 상품구매에서 가장 불만족을 심하게 경험했던 경우를 지목하여 다음 사항에 대하여 쓰도록 하였다 (1) 그 불만족의 이유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2) 그 문제의 책임이 어디있다고 보는가? (3) 그래서 그와 관련하여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 (4) 불평제기를 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5) 금전적·심리적 손해액은 얼마라고 보는가? 등이 그것이다.
조사결과에 대하여 判別分析(Discriminant analysis)을 통하여 불평제기를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 사이의 차별요소가 되는 변인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었다. 연구의 결과 직접적 불평제기의 행동을 보이지 않은 것은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본 경우들이었고, 직접적으로 불평제기를 한 것은 상품을 판매한 그 회사에 책임이 있다고 본 경우들이었다. 그런가 하면 수입, 교육, 연령 등 전통적 인구학적 변인은 직접적 불평제기 여부에 대한 예측변인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인 후 반응행동에 관한 연구의 주요 주제의 하나는 그러한 불평제기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 하는 불평제기의 내부적 메카니즘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일단 본고에서 주장하는 대로 경험과 반응사이에 귀인이 개입하게 된다는 것으로 설명이 되겠다. 그리하여 앞서 말한 대로 여러가지 형태의 귀인이 이루어진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귀인후에 이러한 귀인이 반응으로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대해서는 밸르와 월렌도프(Valle and Wallendorf)30)의 연구에 따른다면 대체로 귀인의 심리적 거리와의 일직선상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표 1에서 보듯이 행동은 귀인과 근접하거나 동등한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즉 구매 후 불만족의 원인이 소매상(점포주인)에게 있다고 귀인하는 사람들은 그 불만족 반응을 소매상 자신, 그리고 심리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사람(예컨대 친구)에게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귀인대상에게 불만족을 느낀 사람이 심리적으로 그보다 더 거리가 먼 대상에 대하여 불평제기를 한 경우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는 것이다.
3) 연구문제
이와 같은 이론과 기존연구의 맥락에서 우리나라의 소비자 불평행동을 살펴본다면 몇 가지 흥미로운 과제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 소비자의식이 싹트기 시작하여 1979년 한국소비자 보호단체협의회의 설립을 계기로 본격적인 소비자 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하였으며,31) 이러한 까닭에 소비자의 권리구제의식은 매우 높아져가고 있다.
그에 따라 소비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하여 각종 피해구제 사례에 접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종래에는 불평행동에 나서는 것이 좋으냐 아니냐를 망서리던 사례에 대하여도 과감하게 불평행동에 나서게 된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보았을 때 본 연구의 첫 번째 연구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한다. 즉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있어 상품피해에 대한 뚜렷한 권리의식은 아직은 확립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소비현장의 주변에는 처음 접해보는 상품사고시 불평제기에 나서는 것이 옳은가 아닌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 때 소비자들은 유사한 타 사례의 경우가 제기되어 기각 결정이 난 사실이 있었다고 하면 그에 영향 받아 자신도 그런 경우에는 승소의 가능성이 없겠구나 하고 생각을 하게 되고, 반대로 유사한 경우에 제기자가 승소한 사실이 있다고 하면 자신도 그런 경우에는 승소의 가능성이 있겠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와 같은 사실판단에 의하여 행동결정을 한다고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소비자들의 행동에 대한 귀인이론상의 설명체계로는 켈리(Kelley) 의 공변이 이론(Covariance Theory)이 다소 우회적으로나마 적용이 된다고 본다. 즉 켈리에 따른다면 관찰자가 행위자의 어떤 행위에 대하여 그 행위의 원인이 행위의 대상이 된 사물에 있고, 그 사람에게 있거나 상황에 있다고 귀인되지 아니하는 경우는 그 사물 자체가 가진 속성이 비교되는 다른 사물에 비하여 특별히 독특하면서(높은 독특성), 다른 사람들 또한 모두 그런 사실에 대하여 동의하는 경향이 있고 (높은 합의성), 다른 유사한 경우에도 행위자는 늘상 그런 반응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었다(높은 일관성)고 할 수 있는 경우라는 것이다.
이것을 본 연구에서 사례로 삼고자 하는 과제에 적용시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즉 예컨대 어떤 결혼식 피로연에서 어떤 소비자가 손님접대를 하던 중 코카콜라 병에 손을 대는 순간 병이 폭발하여 치마가 찢어지고 다리를 네 바늘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 하자. 이러한 상품사고에 대하여 어떤 소비자는 그것을 메이커의 탓이라 하여 그에 대하여 적극적 불평제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때 이러한 사실을 목격하는 제3의 소비자의 경우, 그 관찰의 대상이 된 사례에서의 사건내용에 대하여 앞서 말한 대로 높은 독특성, 높은 합의성, 높은 일관성이라는 조건의 합치를 느꼈다면 그것은 그런 상품사고를 일으키는 사물의 속성(코카콜라라는 상품)에 귀인시키고 따라서 그 상품 속성에 대한 책임 당사자인 코카콜라 메이커에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분석의 사례가 된 코카콜라 상품사고의 경우 그 귀인의 단서가 뚜렷하지 않고 매우 모호한 상태이다. 따라서 누구나 이럴 경우 불평제기 여부를 망설이게 될 것인 바, 이때 비록 부족한 단서하에서나마 어떤 특정찬 반응행동을 보이게 되는 것은 켈리(Kelley)의 因果的 스키마타(Causal Schemata) 이론에 입각해서 일 것이다. 그런 경우, 예컨대 주어진 사례에서 어떤 소비자의 경우, 적극적 불평제기에 나섰으나 메이커측으로부터 그 제소의 타당성에 대하여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였다고 한다면 그러한 사례의 내용은 그것을 평가하는 제3의 소비자 반응에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즉 '상품불량' 쪽으로 귀인시킬 수 있는 단서를 차단하는 효과가 그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해석의 결과, 앞서의 코카콜라 사례의 경우에 응답자에게 있어서 사례의 내용에 등장하는 소비자 (어떤 본 받을 만한 他者)가 불평제기에 나섰다가 그 제기가 메이커측으로부터 정면으로 거부되었다는 사실에 접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즉 그 결과를 보고 비슷한 경우에는 역시 불평제기를 하면 안 받아들여지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때 그 '안 받아들여지게 되었다'하는 결과를 보아 '역시 어떠 어떠하므로 안 받아들여지게 되었다'하는 식으로 일종의 '결과에 의한 귀인'이라고 하는 양식을 보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결과가 안 받아들여진 경우에는 그 책임이 행위자에게 있으니까 안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생각하며 불평제기자의 행위를 원래 부당하였던 것이라고 평가하게 될 것이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그 결과가 받아들여진 경우에는 역시 그 책임이 사물(상품)에 있기 때문에 그리된 것이라고 보아 그 책임을 묻는 불평제기 행위가 정당하였던 것이라고 평가하게 될 것이다.
이런 가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과연 이런 성향이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을 본 연구의 첫 번째 연구문제로 제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다음 두 번째 연구문제로 상품사고의 피해자가 객관적 타인일 때에 비하여 본인 자신일 때 그 사고의 원인을 외부적 요인에 귀인시키는 성향이 강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이는 귀인이론에서 말하는 행위·관찰자 효과와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이 행위·관찰자 효과는 존스와 니스베트(Jones and Nisbert)에 의하여 개발된 이론인데 앞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밸르와 월렌도프(Valle and Wallendorf) 의 연구나 밸르와 존슨(Valle and Johnson)의 해석에 따르면 그것은 상품귀인에도 적용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예컨대 상품사고가 생겼을 때 사고의 피해 당사자가 본인일 때에는 그 원인을 외부적 요인들에 귀인시키고 (외적요인) 상품사고의 피해자가 타인일 때에는 그 원인을 피해자측에 돌릴(해적요인)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현상이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발견될 수 있을까도 알아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한다.
세 번째 연구문제는 과연 외적 불평행동의 제기자와 비제기자 사이를 명확히 판별하는 어떤 인격, 또는 체험적 판별변인이 있겠느냐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원래 밸르와 코에스크(Valle and Koeske)의 연구에 의하여 제기된 문제였던 바 이들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직접적 불평제기의 활동을 보이지 않는 것은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본 경우들이었고, 직접적으로 불평제기를 한 것은 상품을 판매한 그 회사에 책임이 있다고 본 경우들이었으며 수입 정도, 교육, 연령 등 전통적 인구학적 변인은 이에 무관하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외국례는 한국의 주부소비자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있겠는가? 한국의 주부소비자의 경우에서 적극적 불평제기자와 비제기자 사이를 구분하는 성격적 특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네 번째 연구문제는 상품사고의 원인에 대한 귀인의 양식이 추측하는 불평제기의 양식을 결정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대로 밸르와 월렌도프(Valle and Wallendorf)의 연구에서 얻어진, 결론인 바, 행동은 귀인과 근접하거나 동등한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즉 구매후 불만족의 원인이 소매상(점포주인)에게 있다고 귀인시키는 사람들은 그 될 만족반응을 소매상에게, 그리고 심리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사람에게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연구결과와 관련하여 충분히 수긍이 가는 면이 없지 않으나 이들 연구의 결과가 한국소비자들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이 생긴다.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경우 상품불만이 생겼을 때 누구에게 특별히 상담하기보다 그것을 판매한 점포에 가서 되바꾸거나 환불을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고 또 최근의 추세지만 주부소비자들 사이에 고발의식 같은 것이 고취됨으로써 문제가 있을 때는 점포주인을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메이커를 문제삼아야 되며, 또 각종 불평창구에 대한 이용기회도 있다는 의식이 널리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일 이러한 증후가 한국의 소비자들에게서 발견이 된다면 이는 '심리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대상에 대한 귀인으로부터 우선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기존의 가설과는 배치된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궁금증과 관련하여 이 부분에 대한 재검증이 필요하리라고 생각된다.
4) 가설
본 연구에서는 위와 같은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고 연구를 진행시켜 보았다.
(가설 1) 상품사고에 대한 불평행동에 있어 기준사례가 불평제기자에 대하여 유리한 결말의 것일 경우 소비자는 그 불평제기자의 행위를 보다 정당한 것이라고 평가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