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우리나라 광고규제의 개선방안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
최병록(현재:한국소비자보호원 정책 연구부 선임연구원, 경북대학교 법학과 졸업, 경북대학교 법학석사, 경북대학교 법학박사과정 수료, 경북대학교 강사 역임)
1. 머리말
자유주의경제체제에서의 광고는 주로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생산업자, 도매업자, 소매업자 등 사기업에 의해 실시되는 것이 대부분이며 기업의 판매고 증가를 노린 판매촉진과 이윤추구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써 이용되고 있다. 광고는 동일한 고찰을 동일한 수단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점에서 기업에게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평가되어 이것이 기업의 판매촉진을 위한 중요한 경쟁수단이 되고 있다.
한편 광고를 소비자 입장에서 평가했을 경우 기업이 제공하는 광고에 의해 소비자는 최신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소비자는 가만히 앉아서 자기가 갖고 싶은 상품의 공급상황과 그 상품을 어디서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지 또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상품이나 새로운 상품이 있다는 사실, 상품의 새로운 용도나 효과적인 이용방법, 활용방법, 경쟁상품 내지는 이와 유사한 상품의 장점·단점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고 소비자의 소비생활을 위해 필요한 상품 선택시 상품지식이 풍부해지는 등 단순히 정보제공기능에만 머물지 않고 소비자에 대한 교육적 인 효과도 있고 나아가서는 이것이 문명사회 전체에 공헌하는 것이라고 높이 평가되는 근거가 된다(小本 之 川井克係 1987).
현재 판매촉진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기업광고는 방대한 규모이며 기업은 밤낮으로 광고에 쫓겨 광고전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즉 신문에 의한 광고를 비롯해 잡지 등 출판물에 의한 광고, 광고지, 팜플렛, 포스터 등 인쇄물에 의한 광고, TV나 라디오와 같은 전파매체에 의한 광고 등 그 방법은 다양하다. 또한 그 광고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도 기업에게 유리한 사항,사소한 이점을 과장되게 적극적으로 강조하여 광고 되고 있지만 그 반면 불리한 사항, 결점에 대해서는 이와 정반대로 소극적인 자세의 활자로 표현 한다든가 또는 표시하지 않는 등의 풍조나 경향이 엿보이며, 더욱 심화되고 있다. 본래 광고에는 성격적으로 과대 표시될 요인을 내포하고 있으나 사회적으로 광고의 의의가 인정되어 평가 받는 것은 그 광고가 정보 전달기능으로서의 '진실성의 원리', '정직성의 원리'등에 의거하여 적정한 범위와 방법에서 바르게 표현될 경우에 한해서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의 상품구입에 도달하는 동기는 소비생활에서의 필요성으로 생기는 합리적인 성질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상품자체의 물리적 차이에 의거한 이익이나 이성적 판단 외에 그때 그때의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충동구매로 몰아가는 구매욕구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기업광고에 의한 선전활동이 활발해지고 이것이 단계적으로 확대되어가면 소비자의 감정을 교묘하게 자극한 광고나 원래 광고가 준수해야 할 정보제공시의 원칙, 상업윤리에 어긋나는 허위·과장광고나 표시가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이 지나친 과대광고가 범람하면 당연히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할 때의 권리가 현저하게 침해되어 광고에 의한 엄청난 폐해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어느 나라이든 규제의 강약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자율적 또는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컨슈머리즘(Consumerism)이라는 새로운 이념의 대두로 광고 규제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광고규제의 하나의 근거가 되는 컨슈머리즘에 관하여 살펴보고 우리나라 광고규제현황과 문제점을 검토하여 소비자보호측면에서의 개선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우리나라 광고규제의 개선과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모색하고자 한다
2. 컨슈머리즘의 대두와 광고규제
1) 컨슈머리즘의 대두
컨슈머리즘(Consumerism)이란 소비자주의, 소비자제일주의 또는 소비자보호주의라고 불리는 전혀 새로운 이념이라 하겠다. 이 컨슈머리즘이라는 말은 1962년 3월 15일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의회에 보낸 「소비자의 이익보호에 관한 특별교서」에서 소비자의 4가지 기본권리를 선언하면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그는 이 교서에서 소비자는 안전할 권리(the right to safety), 정보를 제공 받을 권리(the right to be informed), 선택할 권리(the right to choose), 의견을 반영시킬 권리(the right to be heard) 등의 4가지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이 이러한 권리를 행사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이며 이러한 의무수행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관계입법제정 및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Kennedy 1962).
Philip Kotler는 컨슈머리즘을 "판매자에 대하여 구매자의 권리나 힘을 강화하기 위하여 정부나 관심있는 시민의 조직화된 운동이다."라고 정의하였다(Kotler 1972). 그리고 이 정의에서 언급한 구매자와 판매자의 전통적인 권리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판매자의 전통적인 권리로 ① 판매자는 사람의 건강과 안전에 위험을 주지 않는 한 그들이 원하는 어떠한 제품도 크기와 형태에 구애 받지 않고 생산할 수 있으며 임의로 적절한 경고나 통제를 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② 구매자의 계층에 구별 없이 그들의 제붐에 임의로 가격을 정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③ 부당경쟁을 하지 아니하는 제품을 개선시키기 위해 그들이 원하는 어떠한 액수의 돈도 지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④ 내용이나 효과를 오도하거나 속이지 않는다면 제품에 관한 메시지도 공식적으로 표명할 권리를 가지며 구매 자극계획을 세울 권리도 가지고 있다. 다음으로 구매자의 전통적인 권리로는 ① 구매자는 그들에게 제공된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② 제품의 안전성을 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③ 제품의 선택을 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상과 같은 구매자의 전통적 권리는 판매자의 전통적 권리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원칙이나 기업의 일방적 광고수단과 기만적 상행위 앞에서는 현명한 선택의 기준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비자는 현명한 구매를 위하여 더 많은 제품에 관한 정보와 교육, 그리고 소비자보호를 요구함으로써 위의 세가지 권리에 다음의 세가지 권리를 더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Kotler 1980).
즉 ① 제품에 관한 적절한 정보를 충분하게 얻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② 의심스러운 제품이나 마케팅활동으로부터 더 많은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③ 생활의 질이 향상되도록 제품과 마케팅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추가된 세가지 권리는 소비자의 주권을 확립하기 위한 권리의 행사이며 판매자의 전통적인 권리에 도전하는 소비자의 주권행사로서 컨슈머리즘의 개념을 대변할 수 있는 것들이라 하겠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컨슈머리즘은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충족에 미흡한 기업에 대하여 소비자들의 이익증진활동을 뜻한다고 하겠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시대에 진입한 이후에 소비자들은 결함상품,유해상품, 과대과장광고 그리고 부당한 가격인상 등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안도 높아졌고 표면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컨슈머리즘의 출현은 복지사회의 실현과 인간의 소비생활의 만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컨슈머리즘은 판매자를 상대로 한 구매자들의 세력을 증대시키는 일종의 사회운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체는 물론 정부기관, 학교, 병원, 도서관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직체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광범위한 활동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 초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소비자보호운동이 전개되어 왔으며 현재는 YMCA연합회,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등의 11개 단체와 그 지방지부에서 활발하게 소비자 보호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 단체들의 황동은 먼저 소비자 고발센타의 운영으로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과 요구에 대하여 적절히 보상 받을 수 있도록 중재해 주며 소비생환에 필요한 소비자정보를 제공해 준다. 또한 모니터들이 조사한 공정거래실태, 상품의 실량검사, 허위·과장광고감시, 각 서비스업체의 요금과 서비스실태 등에 대한 조사결과도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민간차원의 소비자보호와는 달리 정부에 의한 소비자보호는 1980년 제5공화국의 출범과 함께 헌법 제125조에서 소비자보호운동의 보장을 규정 함으로써 비롯되었으며 1980년 소비자보호법의 제정을 분기점으로 그 이전의 l960-1980년까지의 초기단계와 1980년 이후, 정부가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온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80년 이전에는 정부의 경제운용방식이 기업의 성장을 중점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이른바 공급자위주의 경제 정책이었으므로 이에 따라 독과점이 심화되고 사업자의 비가격 경쟁행위 등 그 폐해가 날로 증대되어 소비자의 대응능력은 상대적으로 더욱 열세에 몰리게 되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살펴본 바와 같이 여성 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자생적인 소비자보호운동이 일어나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지만 비조직적이며 사건중심의 단발적인 대처에 그쳐 한계가 있었다.
1980년 소비자보호법의 제정은 소비자보호의 제도적인 기틀을 마련하고 이에 따른 관련행정부처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소비자보호시책을 수립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소비자보호를 위한 기본법으로서의 소비자보호법이 미비된 점이 많고 추진기구도 전담화 되어 있지 않아 그 성과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1986년 새로이 소비자보호법을 개정하여 법체계를 체계 적으로 정비하였을 뿐 아니라 '한국소비자보호원' 이라는 전담기구를 설립하여 전문적이며 종합적으로 소비자보호활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특히 소비자의 7대 기본권리를 규정하여 소비자 주권의식을 고양시키고 있다(소비자보호법 제3조) ①모든 물품 및 용역으로 인한 생명·신체 및 재산상의 유해로부터 보호 받을 권리 ②물품 및 용역을 선택함에 있어서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제공 받을 권리 ③물품 및 용역을 사용 또는 이용함에 있어서 거래의 상대방·매입장소·가격·거래조건 등을 자유로이 선택한 권리 ④소비생활에 영향을 주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사업자의 사업활동등에 데하여 의견을 반영시킬 권리 ⑤물품 및 용역의 사용 또는 이용으로 인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신속 ·공정한 절차에 의하여 적절한 보상을 받을 권리 ⑥합리적인 소띠생환을 영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 ⑦소비자 스스로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단체를 조직하고 이를 통하여 활동할 수 있는 권리 등이다.
2) 컨슈머리즘과 광고규제
초기에 광고규제의 근거는 사업자 사이의 공정경쟁질서의 유지에 있었다. 기업의 판매촉진수단으로 활용되는 광고가 기업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하여 비방광고, 허위광고, 과장광고의 남발로 그 폐해를 일으키자 공정경쟁질서의 유지를 위해 규제를 서두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광고의 폐해가 기업간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상대로 한 광고이므로 소비자에게까지 그 영향을 주게 됨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컨슈머리즘은 소비자가 주체가 되어 광고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를 하는 이념이 되고 있다.
따라서 컨슈머리즘의 대두는 광고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Ryan,Jr와Wills,Jr2세가 내놓은 국제광고협회(IAA)의 '소비자와 광고' 라는 연구에는 컨슈머리즘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즉 "컨슈머리즘이란 허위광고나 기만광고와 같은 기업의 부정행위에 대항하여 이를 제한하는 입법이나 규제를 지원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사회 운동이다."라고 정의 함으로써 컨슈머리즘을 광고의 제한과 규제를 강화하려는 사회운동으로 파악하고 있다(리대룡, 이명천 1986, pp 200∼301)
소비자에 의한 광고통제는 광고의 공익성을 달성시키는 주요한 방법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광고주나 매체 또는 광고 대행사등 광고관련 단체들이 소비자보호운동에 자극받아 자율규제를 강화하게 되고, 정부나 국회도 소비자압력을 받아 들여 광고에 대한 규제의 폭과 내용을 확대한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광고와 컨슈머리즘은 매우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컨슈머리즘이 광고를 통제하기 위하여 생겨난 주의라고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광고주나 매체사이 광고에 자율규제나 윤리문제도 결국은 컨슈머리즘 즉 소비자의 압력에 따르는 것이고 정부에 의한 법적규제도 컨슈머리즘으로부터 주어지는 효과인 것이다(리대룡, 이명천 1986, pp 300).
3. 우리나라 광고규제의 현황
광고규제의 형태는 크게 보아 규제의 차원이 사적차원에서 이루어지는가, 아니면 공적차원에서 이루어 지는가에 따라 사적규제와 공적규제로 나누어 볼 수 있다(리대룡, 이명천 l986, pp.281). 사적규제란 광고 전문가 개개인에 의한 것으로서 그 규제의 형태가 광고 전문인의 개인적 자질이나 책임감, 성향등에 의존하고 있어 규제의 엄정성을 가지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공적규제 또한 궁극적으로는 광고 전문가 개개인을 매개로 하여 규제가 관철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적 ·공적 이라는 분류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의미가 있는 분류는 공적규제는 세부적인 형태로 나누어 광고매체를 포함한 광고관련 사업자에 의하여 이루어 지는 자율적인 형태와 정부에 의해 타율적으로 이루어지는 형태, 그리고 소비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형태로 구분할 수 있는 분류이다. 즉 광고규제의 주체가 사업자냐, 또는 정부냐 아니면 소비자이냐에 따라서 각각 자율규제, 법적규제(타율규제) 그리고 소비자에 의한 규제로 나누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소비자에 의한 규제는 분석적으로는 구분 가능한 규제유형이지만 실질 적으로는 컨슈머리즘에 기초해 다른 두 유형의 규제방식을 점진적으로 유도 하거나 또는 그 제도화된 규제방식을 매개로 하여 이루어지는 특징이 있음을 위에서도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법적규제(타율규제)와 자율규제의 두 가지로 구분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법적규제(타율규제)
법적규제는 광고에 있어 부당표시나 허위·과장광고등이 소비자이익을 침해하기 때문에 소비자보호의 관점에서 법이 가지고 있는 강제력으로써 광고의 폐해를 제거하려는 광고에 대한 타율적인 규제 형태이다. 법적규제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부당한 광고의 폐해가 차츰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 때부터 비롯되었으며, 처음에는 부당광고가 기업간의 불공정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는데 주안을 두고 시행되었다. 그러나 근년에 이르러서는 광고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자, 강제력이 없는 자율규제가 그러한 폐해를 제거하는데 무력함을 드러내게 되어 광고에 대한 법적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광고에 대한 법적규제는 1980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의 제정이후라고 하겠다. 그 이전에도 광고 규제에 관한 기본법으로 '물가안정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1975년)'이 있었으며 개별 업종별로는 식품위생법, 약사법등이 있다. 특히 1980년에 제정되어 1986년 개정된 소비자보호법에는 광고규제기준의 제정을 규정하여 소비자보호측면에서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광고관련 주요법률을 중심으로 일반·기본법적 규제, 개별업종법적 규제 및 광고매체관련규제로 나누어 주무부처와 규제내용을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소비자보호법은 제9조에서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①식품·기호품 또는 의약품으로서 그의 잘못된 소비 또는 과다한 소비가 소비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②공산품 또는 용역으로서 그의 잘못된 사용이나 이용이 소비자에게 생명·신체 또는 재산상의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그 주관하는 물품이나 용역의 광고에 대하여 그 내용 및 방법에 관한 기준을 제정할 수 있으며 그 광고기준을 정하거나 변경할 때에는 이를 고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광고에 대한 소비자보호측면을 반영한 규제기준제정을 규정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소비자보호법에 의거하여 광고기준을 제정한 것은 없는 실정이며 또한 중앙행정 기관의 장이 의무적으로 기준제정을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법은 제23조 제1항 6호에서 "사업자, 상품 또는 용역에 관하여 허위 또는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오인 시킬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하는 행위"는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여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공정거래 행위의 유형과 기준을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① 자기의 것 또는 경쟁 사업자의 것에 관하여 허위의 내용을 표시·광고하거나 사실을 과장하여 표시·광고하는 행위 ② 사실을 은폐하거나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속이거나 속일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행위 ③ 객관적으로 인정된 근거 없이 자기의 것이 경쟁사업자의 것에 띠하여 우량 또는 유리하다고 하거나 자기의 것을 경쟁사업자의 것과 비교함에 있어서 자기의 것의 유리한 부분만을 비교하여 표시· 광고하는 행위 ④ 경쟁사업자의 것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인정된 근거 없는 내용으로 표시·광고하여 비방하거나 경쟁사업자의 것에 관하여 불리한 사실만을 표시·광고하여 비방하는 행위를 대상으로 규제하고 있다.
위 공정거래법에서도 보듯이 개별법상의 광고규제는 주로 허위·과장광고규제에 역점을 두고 있으나 소비자보호법에서 비록 허위·과장광고가 아닌 사실의 광고라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위해를 줄 수 있는 광고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보호를 위한 진일보한 것이라고 하겠다.
1962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부정경쟁방지법'에서도 광고규제에 관한 조항을 두고 있는데 특히 허위광고를 한 자에 대한 중지청구권, 손해배상청구권, 벌칙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에 의한 광고규제는 그 직접적인 보호대상이 일반소비자가 아닌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라는 점에서 위의 법률들에 의한 광고규제와 기본적으로 다르다고 하겠다.
광고관련법규를 관장·집행하고 있는 기관으로는 대표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있으며 그 밖에도 보사부, 상공부, 재무부, 농림수산부, 교육부, 문화부, 체신부, 내무부, 공보처, 철도청, 각 시도지사 및 방송위원회 등이 각 개별성에 따라 부정·부당광고를 규제하고 있으나 공정거래위원회, 보사부, 공보처, 방송위원회를 제외하면 그다지 광고규제활동이 활발하다고 할 수 없다(이창범 1992).
2) 자율규제
자율규제는 법에 의한 타율규제를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광고비판을.자체 적으로 흡수·해결하여 광고업계와 대중매체의 자발적인 규제노력이라고 하 겠다. 자율규제는 소비자들을 잘못 이끄는 오도광고나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게 하기 위하여 부당하게 심리적 조작을 이용하는 무분별한 광고, 과도한 폭로나 공격적인 내용을 통해 다른 경쟁사의 제품의 품질이나 내용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광고 등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경쟁사에 의한 부당행위로부터 광고주 자신을 효과적으로 보호 하려는 목적도 있다.
자율규제는 그 규제의 주체에 따라 ① 광고주 자신에 의한 규제 ② 광고주 집단에 의한 규제 ③ 광고전문가에 의한 규제 ④ 대중매체에 의한 규제 등으로 세분화 할 수 있다.
광고주 자신에 의한 규제는 광고주인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업주의 방침이나 자사의 내규 등으로써 자사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하며 거짓 없고 진실된 광고를 내도록 스스로 규제하는 경우이다.
광고주집단에 의한 규제는 동일업종의 다수기업이나 또는 한 특정업체 전체가 그들끼리 일정한 기준이나 지침 또는 강령 등을 준칙으로 하여 광고를 규제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일반적으로 기업체 전체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허위와 기만적인 비방광고에 의한 부당경쟁을 상호간에 방지하고, 그들 스스로 이를 통제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일본에서 공정경쟁규약제도로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공정경쟁규약'이란 경품표시법 제 10조의 규정에 의거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정을 받아 설정된 것으로 사업자 또는 사업자 단체가 경품류 또는 표시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자율적으로 설정하는 업계의 규약이다.
광고전문가들에 의한 규제는 광고업자들이 광고가 사회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력에 비추어 스스로 그 윤리와 책임을 준수하기 위하여 자주적으로 일정한 규정이나 강령을 정하고 아울러 일정한 심사기구를 설치하여 규정위반사례를 시정하게 하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특정의 단일 업종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의 상이한 업종의 광고를 대상으로 하게 된다. 광고전문가들의 조직에 의한 이 같은 규제는 그 강령이나 규정이 추상적이고 모호하여 효과적인 시행을 위한 기준으로써 적합치 못하고 나아가 위반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어려워 시행에 철저를 기할 수 없을 뿐만이 아니라 또 심사기구의 절차나 방법에서 규제로서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비판을 받고 있다(Gillmor, Barron 1974).
대중매체에 의한 규제는 광고를 전달하는 매체인 신문, 잡지, 방송 등 매스미디어가 광고에 대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규제를 말한다. 여기서 신문의 경우는 전통적으로 광고심사의 기준과 조치를 신문사마다 개별적으로 설정 하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고 라디오, TV등과 같은 전파매체는 개별회사단위의 개별규제보다 한 특정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규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광고의 자율규제형태로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58년에 한국 일보사가 광고윤리요강과 광고게재기준을 마련한 것이었다. 그 후 각 신문사 들이 광고윤리기준을 채택하여 이에 어긋나는 광고는 취급하지 않기로 하였으나 그다지 큰 성과를 보지 못하였다.
방송광고에 대한 규제 역시 1956년 HLKZ-TV의 탄생, 1959년 부산문화방송(라디오)의 창립무렵만 해도 규제가 없었다가 1963년 1월부터 국영인 KBS-TV가 방송광고를 하면서 이에 대비하는 규정의 형태로 비로소 나타났다. 이 같은 매체별 규제형태에서 보다 진전되어 그 범위가 확장된 것은 1971년 7월에 범 광고 협의기구로 발족된 '한국광고협의회'가 광고의 자율적 정화를 위하여 광고윤리요강을 제정 발표 하면서부터이다. 그러나 이 강령은 강령위반에 대한 제소와 심의기구 및 심의절차 등에 대한 규정을 포함하지 않음으로써 다만 선언적인 의미에서의 의의가 강할 뿐 그 실천적인 측면에서의 효과는 그다지 크지 못하였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1976년 10월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신문광고의 문제점을 검토한 끝에 신문의 자율규제의 정신에 입각하여 신문광고를 규제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고 한국신문협회와 공동으로 신문광고윤리 요강과 광고윤리실천요강을 제정하고 1976년 11월 15일부터 신문광고의 자율규제를 실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1977년 11월 15일에는 다시 강령과 실천 요강에 따르는 광고규제세칙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광고 윤리강령이나 그 실천요강을 위반한 신문사에 대해서는 신문윤리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동 위원회 회칙에 따라 권고나 제재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제재조치의 구체적인 형태는 주의에서부터 비공개경고, 공개경고, 정정, 취소, 사과, 관련자에 대한 위원회가 정한 징계의 요구, 해당 신문사 및 통신사가 속하는 기관단체의 회원의 자격정지 또는 제명요구 등을 회칙에 명시해 놓고 있다(한국방송연감 1979).
한편 현대적인 매체를 이용하는 방송광고의 경우 한국방송윤리위원회가 라디오 및 TV의 방송프로그램과 광고내용을 심의하고 있는데 그 심의는 방송윤리위원회가 제정하여 197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방송윤리규정의 제7항 방송광고를 그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1975년에 작성한 방송윤리심의준칙 역시 그 기준이 되고 있다.
이후 언론통폐합과 더불어 1980년 12원 31일 법률 제3347호로 언론기본법이 제정되면서부터는 방송의 공영화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설립 등으로 광고환경의 변화와 함께 방송광고규제제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 그에 따라 광고방송에 대한 규제는 방송심의위원회와 한국방송광고공사법에 의한 방송 광고물 심의요강에 따라 심의를 마친 광고물에 한하여 방송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었다 규제의 시기면에서 보면 방송광고심의위원회에서는 광고물이 방영 되기 이전에 사전심의제도를 취하고 있으며 방송심의위원회는 사후규제기능을 수행하여 왔다.
1988년 언론기본법의 폐지와 함께 방송법이 제정되면서 방송법에 의거하여 방송위원회가 설립 되었으며 법 제17조에서는 TV, 라디오 등 방송매체를 통한 광고는 방송위원회 규칙 제3호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과 방송위원회 규칙' 제29호 방송용 광고 심의세칙을 근거로 방송위원회 광고심의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아 방송하도록 되어 있다,
일본에서와 같이 공정거래법에 의거한 자율규제제도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공정경쟁규약제도가 있다 이것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 ④, ⑤항에서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는 자율적으로 규약을 만들어 허위·과장광고 등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위반의 의심이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심사를 요청 할 수 있도록"하여 자율적 규제제도의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현재 백화점, 식품, 의류, 의약품, 화장품 등 9개 업종에서 공정경쟁규약이 설정되어 실시되고 있다(불공정거래행위 규제 1991).
이상에서 우리나라의 광고규제에 대한 법적규제와 자율규제의 현황을 살펴보았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도 자율규제와 법적규제가 병행 시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가에 따라 그 운영형태와 내용은 각각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자율규제보다는 타율규제가 앞서고 있으며 이는 일본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4. 문제점 및 개선방안
근래 광고도 표현행위로서 국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재공하여 그들의 알 권리를 실현시키는데도 이바지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반면에 광고의 역기능 또한 강조되어 소비자의 상품선택을 그릇되게 하여 소비자에게 경제적인 피해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이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광고의 사회적 신용마저도 상실시키는 사회적인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 광고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광고규제의 적정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1) 광고규제법규의 정비와 실효성 확보
우리나라 광고법체제는 방송법과 한국방송광고공사법을 중심으로 공정거래법, 소비자보호법, 식품위생법, 약사법등 법률 80개, 시행령 44개, 규칙 등 61개가 각 개별법규에 산재해 있다. 따라서 이들 법규간에는 통일성이 결여되어 있거나 법규내용이 서로 충돌·경합하기도 한다(정의영 1993). 상품광고의 경우에는 광고에 관한 일반적인 규제법규로서 소비자보호법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있다. 그러나 소비자보호법 제9조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물품이나 용역의 광고가 소비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광고의 내용 및 방법에 관한 기준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법에 선언적인 규정에 그칠 뿐 기준제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허위 또는 과장광고를 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의 규정에 따라 금지되고 있지만 개괄적인 일반원칙만 규정함으로써 광고에 관한 불공정거래행위의 다양한 형태를 일반인에게 고지하여 사전예방토록 하거나 상세한 규제근거로 활용하는데 미흡하다.
방송광고의 경우 심의규제기관인 방송위원회가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는 방송용 광고심의요강 및 심의세칙은 광고물을 심의 결정하는데 필요한 몇 가지 세부기준은 있으나 이 기준을 위반한 방송광고에 대한 제재와 피해자에 대한 구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또한 광고심의 제도상 불합리한 점은 업종에 따라 광고심의관할권이 경합되고 있거나 심의관할을 잘못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식품광고 및 약품광고에 대한 심의관할은 원칙적으로 식품위생법 및 약사법을 운용하는 보건사회부에 속하나 그밖에도 공정거래위원회, 방송심의 위원회 등도 경합적으로 심의관할권을 갖는다. 그 결과 광고심의가 통일적인 기준으로 이루어지지 못하여 같은 광고물의 내용을 복수 심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법규에 따라서는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처벌의 강도도 5만원이하의 경미한 처벌규정에서부터 1억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까지로 상이하다. 즉 최하 5만원 이하의 벌금(수의사법 제39조), 10만원이하의 벌금(약사법 제76조), 300만원 이하의 벌금(식품위생법 제77조) 등의 처벌규정이 있는데 비해 500만원이하의 벌금(공산품품질관리법 제23조)에서 최고 1억5천만원 이하의 벌금(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67조)의 처벌로 가능한 것이다.
다른 법률과는 달리 공정거래법에 의거해 규제수단을 가지고 있는 공정 거래위원회의 규제는 단순히 경고나 시정권고, 시정 명령 등의 소극적인 규제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①새로운 광고법의 제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광고법을 제정할 때에는 법제의 성격과 내용에 있어서 기존의 광고관련법규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고 법체계상 통일성과 조화를 기하도록 하여야 하며 규제근거를 명확히 하고 법 위반의 사전예방과 발생된 사건의 정확하고 신속한 처리를 기하여야 할 것이다. ②광고심의관할권에 대한 명확화와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처벌의 형평성을 기해야 하겠다. 심의관할권와 공통우선권을 방송광고에서는 방송위원회가 가지도록 하더라도 개별업종별 심의의견도 참고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여야 하며 심의 기준도 통일적인 기준마련이 필요하다 하겠다. ③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수단도 적극적인 수단을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 FTC)는 위법적인 행위나 관행을 단순하게 금지하는 금지명령 이외에도 정정광고명령, 반환명령, 적극적개시명령, 쿨링오프기간 설정명령, 실증명령 등 위반자에게 적극적인 행위를 요구하는 여러 가지 명령을 발하고 있다. 정정광고명령은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그 외에 반환명령, 적극적 개시명령 등의 다양한 규제수단도 도입하여 소비자 보호의 요청에 부응하여야 하겠다(이창범 1992).
2) 광고규제기준의 강화
현행공정거래법에는 부실표시광고에 대한 명시적인 규제규정이 없다. 즉, 소비자가 상품이나 용역의 구입시 선택정보의 중요한 부분이 광고되지 않아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제근거가 구비되지 못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의거하여 고시된 불공정거래행위 유형 및 기준 제8조는 기만적인 표시 ·광고에 '사실 은폐'를 포함시키고는 있으나 부실표시광고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에는 미흡하다.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에 직결되는 식품이나 의약품에 대한 광고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나 식품의 경우 특히 건강보조식품이나 미용식품에 대한 광고기준이 없으며 의약품의 광고의 경우 소비자단체의 실태조사결과에 비추어 보면 약사법을 위반한 위법광고가 대부분임을 보여주기도 한다(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1992).
또한 외국에서는 거의 공통적으로 점점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품목들, 즉 담배, 주류, 의약품, 식품, 어린이 대상 광고등에 대한 규정이나 기준이 우리 나라에서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이지 못한 점이 있다.
또한 소비자피해발생이 우려되거나 빈발하는 업종인 점술서비스, 유흥업소, 배란 및 임신진단 시약, 체중 감량제, 유사의료용구, 부동산등에 대한 광고규제기준이 없다.
따라서 이러한 광고의 규제를 위해서는 ①부실표시팡고에 대한 명시적인 규제 기준을 설정하여야 하겠다. 불분명한 광고나 중요한 사항이 누락된 광고의 규제요건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소비자선택정보의 제공을 충실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불분명한 광고와 중요한 사항이 누락된 광고를 부당광고로 보아 규제하고 있다(Pitofsky & Nader 1977).
②의약품이나 식품등에 대한 광고규제 기준의 강화이다. 의약품, 식품 등은 그 효능이 제한적이고 특수한 분야에만 유효할 뿐만 아니라 부작용의 문제가 수반되거나 그 오·남용은 국민건강에 큰 위협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방송·신문광고에 대한 시간·횟수등에 대하여 세부적인 규제를 가해야 할 것이다.
3) 광고실증명령제의 도입
광고는 흔히 '치고 빠지기'(Hit and Run)식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사후규제는 실익이 적을 뿐만 아니라 제품의 효능·효과·품질·안전성 등에 관한 광고가 실증 없이 무방비하게 이루어질 경우 소비자는 경제적인 피해를 입을 뿐 아니라 품목에 따라서는 생명·신체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게 된다.
소비자는 상품 및 그 상품의 판매조건에 관한 정보의 대부분을 판매자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상품에 관한 올바른 정보는 공정한 경쟁질서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소비자보호와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소비자 개개인이 상품에 관한 광고주의 적극적인 주장의 진실성 여부를 독자적으로 확인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광고주가 광고에 앞서 자기 상품에 관한 각종 정보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를 구비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그와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불공정한 부당광고라고 할 수 있다.
미실증광고(Unsubstantiated Advertising)란 광고에서 말하는 효능, 효과, 성능, 안전성 등 상품에 관한 적극적인 주장이 진실하다는 것이 광고에 앞서 광고주에 의하여 입증되지 않는 광고 바꿔 말하면 광고주가 광고를 실시하기 전에 상품에 관한 적극적인 주장을 뒷받침할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한 광고를 말한다(內田 作1982).
이와 같은 미실증광고는 FTC법 제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불공정한 행위 또는 관행에 해당하며 이 경우 FTC는 광고주가 합리적인 근거 없이 상품에 관하여 일정한 적극적 주장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명령을 발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 명령은 광고주가 광고에 앞서서 주장하는 것이 진실하다는 것을 실증할 것을 요구하는 명령 즉 광고실증명령(Ad Substantiation Order)이 된다.
FTC는 이와 같은 미실증광고(Unsubstantiated Advertising)를 규제하기 위하여 광고실증명령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또한 FTC는 광고실증프로그램도 병행하여 도입 운영하고 있다.
광고실증프로그램(Ad Substantiation Program)이란 FTC가 상품의 안전성, 성능, 효능, 품질 또는 비교가격에 관한 주장을 실증하는 자료의 제출을 광고주에게 요구하고 이에 따라 광고주가 제출한 자료를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광고규제프로그램을 말한다(內田 作 1982)
FTC가 광고실증프로그램의 운용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는 광고주가 재출한 광고의 실증에 관한 자료를 일반에게 이용케 함으로써 소비자의 합리적인 상품선택을 돕고, 광고주의 범 위반행위를 억제하여 공정한 경쟁을 확보하는데 두고 있다.
FTC는 이와 같은 실증자료를 수집함에 있어서 FTC법 제6조, 제9조, 제10조에 의하여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거나 그 밖에 다른 모든 권한으로 주어진 강제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법에 의하여 입수된 자료는 FTC법 제6조(f)항에 의하여 거래비밀, 고객명단, 비밀의 금융정보 등을 제외하고는 FTC가 일정한 조건하에 일반 대중에게 공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송법 제17조에 의하여 모든 방송광고물이 방송위원회의 사전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으며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84조에 의하여 광고주에게 사실상 특정주장을 위한 사전입증의무가 부과되어 있다. 이것은 위법행위의 금지차원에서 강구된 것이 아니라 광고심의를 통과 하기위한 요건으로 규정된 것으로서 FTC의 광고실증명령제의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허위·과장광고나 실증되지 않은 부당광고의 남발이 사회적인 문제로 자주 대두되고 있어 이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위하여 광고실증명령제 및 광고실증프로그램을 도입·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4) 자율규제기능의 강화
자율규제의 장점으로 들 수 있는 이론적인 근거는 ①광고문제에 대하여 광고업계가 더 잘 알고 있으며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②'상업적인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가 별로 없으므로 엄격한 법적규제 보다는 융통성이 있는 법적규제를 보완한다 ③자율규제는 법적규제보다 마찰을 줄일 수 있고 매체의 중재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율규제의 장점이 있는 반면 강제적이 없는 규제라는 점과 객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단점도 지적될 수 있어 어느 한편의 완벽한 규제란 기대할 수 없고 자율규제와 법적규제를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제약업이 최초로 인쇄매체광고에 대하여 1989년 2월부터 '의약품광고 사전자율심의위원회'를 설치하여 의약품 광고에 대한 사전 자율심의를 시작한 이래, 1990년 11월에는 화장품회사들이 '상업광고심의회'를 설치하여 현재까지 비교적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각종 자율 규제 기구들의 활동은 그다지 활발한 편이 못 된다(이창범 1992).
1991년에는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광고자율규제의 통일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표방하며 광고자율규제심의기구를 설치하고 자율심의규정 등을 제정 하였으나 아직 본격적인 활동은 없다.
법적인 뒷받침을 받은 자율규제제도는 공정거래법 제23조에 의한 '공정 경쟁규약'을 들 수 있다. 이 제도는 일본에서 매우 활성화 되어 있는 제도인데 일본의 독점금지법의 특례법으로 제정된 '부당 경품류 및 부당표시방지법(이하 경품 표시법이라 한다)' 제10조의 규정에 따라 사업자나 사업자단체가 표시나, 경품류에 관해 자주적으로 규약을 정하면 법으로 그것을 인정하도록 하는 제도이다(김석철, 최병록 1990).
이 공정경쟁규약은 사업자들간 합의로 표시와 경품에 관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세밀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자주적으로 만들어지게 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정을 받도록 되어 있다.
공정 거래위원회가 인정한 공정 경쟁규약의 법적효과는 독점금지법의 적용이 제외된다. 즉 규약에 가입한 사업자 혹은 사업자단체는 독점금지법 위반행위가 있더라도 바로 독점금지법의 규제절차를 취하지 않고 1차적으로 사업자협회의 자율적인 규제에 맡기거나 그 규약인정을 취소하는 절차를 취한다.
또한 규약의 참가사업자는 규약의 내용을 준수하고 있는 한 부당표시로서 문제되는 일은 없으므로 안심하고 판매활동을 할 수 있다. 규약에 참가하지 않는 사업자(outsider)에 대해서는 법적구속력은 없으나 규약의 내용을 참작해서 법을 운용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규약의 효과가 아웃사이더에게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면 업계의 대다수가 공정경쟁규약에 따라 과즙분 1OO%에 한하여 '쥬스'라는 표시 광고를 하고 있는 경우에 아웃사이더가 과즙분 80%의 것으로 '쥬스'라고 표시·광고를 한 경우에는 품질에 대하여 일반 소비자에게 오인될 표시·광고를 한 것이라고 해석되어 독점금지법의 적용을 받는다.
일본의 경우 현재 업종별로 나누어 식품, 식육, 주류, 잡화품, 가정용품, 의약·화장품, 자동차, 부동산 및 기타 피아노 등의 업종에 85개의 규약을 운용하고 있다(김석철, 최병록 1990) 우리나라의 경우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9개 업종의 규약이 운용되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자율규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광고인 즉 광고주와 광고사 및 광고매체 모두 노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일본의 독점금지법의 운용처럼 우리 나라도 법적인 효과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법을 운용하여야 하겠으며 각종 자율심의기구가 활성화되도록 법적·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하 겠다
5. 맺음말
우리사회는 경제적 개방화, 정치적 민주화와 더불어 사회문화적으로도 개방화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화 속으로 던져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광고시장의 개방도 우리의 광고환경과 여건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시점에 이르고 있다. 컨슈머리즘의 대두 또한 광고인으로 하여금 새로운 이념에 적응을 요구하고 있어 광고인의 자발적인 노력을 더 한층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여건하에서 광고규제 또한 관주도의 타율적인 규제와 통제의 사고를 탈피하고 법적 규제장치는 최소한의 규제원리를 지킴으로써 법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여야 할 것이며 광고인에 의한 자율규제노력 또한 소극적·피동적인 사고에서 탈피하여 적극적·능동적인 규제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외부의 통제를 받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
끝으로 광고규제에 대한 새로운 소비자참여규제와 매체사 책임을 언급하고 맺기로 한다.
먼저 소비자 참여에 의한 법적·자율적 규제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소비자 특히 소비자단체의 의견을 반영한 법적·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데 소홀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자율적인 심의기구나 기준을 설정할 때에도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지금까지의 형식적인 소비자주의를 탈피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참여의 자율규제를 이루어야 하겠다.
다음으로 지금까지의 광고규제는 광고주와 광고 대행사 위주로 논하여져 왔음이 사실이다. 따라서 광고매체사의 책임은 2차적으로 논하여져 왔을 뿐 이었으므로 부당광고를 게재한 매체사의 책임 또한 제도적으로 확립되어야 하겠다 불법·허위광고를 버젓이 게제한 매체사에게는 전혀 책임추궁이 없어서는 올바른 광고규제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광고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기업 또한 판매와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광고관계인 모두 참여와 책임을 동반하는 새로운 풍토가 조성되는데 일익을 감당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