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t DATA_HOME $env(UNIWEB_DOC_ROOT) source $DATA_HOME/init.appl ] 광고시장을 통해서 본 지역민방의 위상에 관한 연구

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4. 지역민방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지향하며

왜 우리나라는 진정한 지역방송이 이루어지지 않는가? 많은 학자들은 그 대부분의 이유를 정치, 문화 및 기술적인 측면에서 찾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방향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본 연구는 지역방송 특히 지역민방의 문제점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찾아 보았다. 본 연구의 결과는 많은 학자들이 지역민방의 설립 초기에 그렸던 문화의 다양성이라는 핑크빛 환상과는 거기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란 자연적인 환경과 지리적인 조건을 바탕으로 공간을 점유하고 공동생활권과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문화를 형성하고 공유하는 사회를 말한다. 이러한 공동체 의식을 전제로 지역적 특수성과 지역의 특성을 살린 문화를 새롭게 창조하는 역할이야말로 지역민방의 과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지역민방은 그 지역사회에 뿌리를 견실히 내리고 있는가? 이에 대한 해답은 광고주 분석을 통해 잘 나타난다. 각 지역의 KBS2, MBC는 지역민방보다 지역의 광고주를 더 많이 확보하고 있다. 반면 지역민방이 타 방송사보다 서울지역의 광고주 집중률이 높다는 점에서 볼 때, 지역민방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서울영업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역민방이 지역광고주를 유치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역광고주들이 지역의 KBS2, MBC보다 지역민방의 매체력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시청률의 측면에서 살펴 보면, 지역주민이 지역민방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따로 서울의 광고주가 지역민방을 선호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지역민방이 자신들의 광고매출액을 높이기 위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서울영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말한다.

본 연구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어떤 지역민방도 아직 지역사회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불황이 본격화된 1997년에 들어서 방송국마다 매출액은 현저히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경영수지 측면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곳이 많다.

이를 통해 볼 때 지역민방은 처음부터 가장 낮은 판매율을 보인데다가, 지역민방 개국 이후에도 기존의 방송사의 광고판매율은 전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 지역민방이 기존의 KBS2, MBC방송사의 광고주 분산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지역민방은 1997년 현재 판매율이 매우 부진하며, 초기부터 시작된 적자 경영에 불경기까지 겹쳐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적 다양성 즉 지역문화의 창달을 지역민방에게 요구하는 일은 무리일 것이다.

현재 지역민방은 계속되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운영을 지속하고 있고, 그 적자는 모기업에서 메꾸고 있다. 또한 적자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제작비 및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한 부수적 지출을 줄이는 식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민방은 시청률 증가를 위한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한은경, 1997, 15-28).

이처럼 지역민방은 어려운 경영구조와 시장환경 때문에 적자운영을 계속하고 있지만,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불경기까지 겹쳐 운영이 더욱 어렵게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힘들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소규모 지역민방의 생존마저 위태롭게 한다. 지역민방을 운영하고 있는 모기업에게 이제 민방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린 셈이다.

대부분의 지역민방은 각 지역에서 자신의 두다리로 올곧게 서있지 못한 상황이다. 즉 지역민방이 광고재원을 지역 내에서 확보하지 못할 경우 지역민방의 독립성은 요원한 일이다. 이는 결국 중앙의 방송사에 경제적 문화적으로 종속되어 지역의 특수성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방송의 형태를 취할수 밖에 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

지역사회에 유익한 지역민방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역민방의 수익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이는 지역민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이라는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앞의 분석에서 잘 나타나듯이, 현재 지역민방은 고전을 거듭하고 있고 지역광고시장의 위축으로 인해 그 존립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에 지역방송과 지역방송간, 방송사 내부조직간 통폐합이 추진되고 있다. 방송업계에서의 구조조정은 IMF한파로 인한 경영의 위기를 통폐합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IMF 관리체제 하에서는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운영자금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할 때, 지역민방의 경영은 선진국 형태의 저예산 및 저규모 방송사로의 전환이나 방송사끼리의 연합형태를 통한 방송권역의 광역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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