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논의 및 결론
우리나라에서 1997년과 1998년 상반기동안에 월간종합지와 시사/경제지 등을 통해 집행된 서비스광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서비스행위의 대상이 사람보다는 사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의 광고물이 많았고, 서비스의 성격이 무형성보다 유형성이 강한 서비스의 광고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유형성이 강한 것이 많은 반면, 사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무형성이 강한 것이 많았다. 또한 사물을 대상으로 한 무형적 서비스의 광고량이 가장 많았던 데 비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무형적 서비스의 광고량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통해서 볼 때 근래에 국내서비스 업종의 다각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오랫동안 서비스산업의 주종을 이루었던 금융, 보험, 컨설팅과 같은 업종(사물/무형적)들이 여전히 서비스시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정보서비스,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은 업종(사람/무형적)들의 비중이 아직은 상당히 적다는 것이 광고량에 있어서도 그대로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메시지소구형태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서비스 광고에는 이성적 소구가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일부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비스업종이 아직 시장도입기에 있고, 서비스의 행위와 내용이 소비자 개인적인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서비스부문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광고를 통해서 정보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마케터의 전략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서비스의 효과적인 광고전략으로서 잡지광고에서는 주로 유형적 단서를 제공하거나 서비스 내용에 대한 이해, 서비스를 통해 가능한 소비자 혜택에 대한 약속 등을 많이 사용하였다. 전체광고물의 4분의 3 이상에 해당되는 광고물의 경우 서비스 내용에 대한 이해가 쉬웠고 가능한 서비스에 대한 약속을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에서 마케팅의 초기단계에 들어선 서비스업종의 성격을 새로운 시설이나 구체적인 대상을 통해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소비자의 이해가능성 - 즉 알기 쉽다는 것은 여러 가지 수준에 있어서 이해의 정도를 말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종류(예를 들면, 금융서비스, 정보서비스)나 유형 (예를 들면, 현금배당, 연금지급)에 관한 내용(여러가지 프로그램이나 절차 등의 이용가능성)에 대한 이해의 정도를 측정하였다. 따라서 과연 그러한 내용의 정보가 경쟁상품들을 차별화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겠는데, 단순히 "서비스 그 자체"보다는 "서비스에 대하여" 또는 "어떻게" 구입하고 사용할수 있는가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의 이해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서비스품질에 관한 몇몇 연구들이 서비스광고의 수준이 발전함에 따라 소비자의 이해력에 전략의 초점을 맞추어야 할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Day, 1995; Zeithaml, Parasuraman and Berry, 1985).
한편 서비스 마케터들이 잡지광고를 전적으로 고객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데 비해 직원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우리나라 광고에서 거의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서비스행위가 대인접촉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서비스와 직원을 분리할 수 없고 서비스 품질은 직원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기업에서 자사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내부적으로 실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비스에서는 일차적으로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중매체광고를 통해 이차적 타겟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George and Berry, 1981 참조).
또한 서비스의 경험자를 포함한 구전커뮤니케이션의 활용도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제품과 달리 서비스상품의 소비자들은 구매에 있어서 불확실성과 위험부담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경험자나 주위의 친지들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많이 의존한다는 시각에서 볼 때 앞으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광고전략의 하나라고 하겠다.
우리나라의 서비스광고에서 사용된 유형화전략은 서비스의 성격이나 품질과 관련된 사실적 내용을 기술하는 다큐멘테이션이 서비스의 종류에 관계없이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시지소구형태로서 이성적/정보적 소구가 많이 사용되었을 경우 표현전략으로서 다큐멘테이션을 적용한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Chi-square=29.290, df=1, p=.000). 반면에 친근하고 독특한 사물, 상징, 의미들을 서비스의 품질이나 내용과 연결시킨 광고물은 상당히 적었고, 서비스의 혜택에 대한 가시적 이미지를 보여주거나 서비스의 일분분을 물리적 증거로 제시하는 방법들도 비교적 적게 사용되었다. 또한 전체 광고물의 3분의 2가 넘는 대다수의 광고물이 한 가지의 유형화 전략만을 사용했다. 따라서 서비스에 대한 이용경험이 없는 잠재적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경쟁적인 맥락에서 서비스의 내용을 보다 구체화시킬 수 있는 광고전략들을 다양하게 구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서 먼저 잡지광고만을 분석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다른 매체광고에 적용시키는 문제가 지적될 수 있다. 빈도분석에 있어서 크리에이티브가 중복되지 않은 광고물을 표집했기 때문에 분석결과에 있어서 동일 브랜드나 품목별로 실제 집행된 광고량과 차이가 날 수 있다. 한 광고물당 가이드라인이나 유형화전략이 적게 사용된 것에 대해 잡지라는 인쇄매체의 성격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문제도 방송광고에 대한 후속연구를 통해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분석유목으로 사용된 두 개 변인, 즉 가이드라인과 유형화전략은 실증적인 자료가 아니라 개념적 연구에 근거하여 적용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 분석유목에 대한 신뢰도 검증절차를 거쳤지만 이 변인들을 포함한 분석틀에 대해서 신뢰도와 타당도를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비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으로 인해 서비스상품의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해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를 인식하게 된다.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무엇보다 제공되는 서비스의 품질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국내에서도 소비자들이 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가 부분적으로 수행되었으나(김완석 1996, 이학식 1996) 개념적인 연구들이 대부분이고 실증적 연구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이유재, 김주영, 김재일 1997).
서비스광고를 포함하여 서비스마케팅은 발전 과정에 있는 연구분야이다(Fiske, Brown, and Bitner, 1993).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마케팅에서 차지하는 광고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서비스광고에 대한 연구는 아직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 서비스 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가 또한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서비스광고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깊이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실무에 대한 이론적 평가작업을 통해 연구자들과 실무자들에게 서비스 산업에서 광고의 역할과 효과성에 관한 지식과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본 연구는 우리 나라의 서비스광고연구를 위한 기초적인 자료의 일부분을 제시했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앞으로 서비스분야의 광고현황과 전략을 파악하기 위한 매체간의 비교연구, 서비스와 제품간의 비교연구,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연구, 국제적인 맥락에서 다각화되고 있는 서비스 산업과 광고활동에 대한 연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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