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전체논의
본 연구는 광고분야에서 암묵적 기억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확인하고 확장하려고 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광고분야에서 암묵적 기억에 대한 연구는 상표명만을 대항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일부 연구는 실제 광고가 아닌 상표명의 목록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실제적인 적용에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본 연구는 상표명뿐 아니라 상표속성을 포함하여 광고의 맥락 속에서 피험자들에게 제시했다. 또한, 동일한 광고처리 유형을 조작을 통해 상표태도를 측정하여 광고의 처리유형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았다.
결과들은 본 연구의 가설과 대부분 일치하는 것이었다. 상표명의 경우, 명시적 검사인 회상은 광고처리 유형에 따라 사이가 유의미했지만, 암묵적 검사인 단어조각 검사는 그렇지 않았다. 즉, 검사 결과 사이에 해리가 일어난 것이다 광고별 분석에서, 모든 광고가 광고처리 유형에 따라 회사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재인은 광고 1과 2를 제외한 대부분의 광고에서 광고처리 유형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암묵적 검사인 단어조각 검사는 의미처리 집단과 비의미처리 집단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두 집단 모두 통제집단보다 수행이 더 좋았다. 하지만, 어근완성 검사는 비의미처리 집단의 수행이 통제집단의 수행과 다르지 않았다.
상표속성 역시 명시적 검사와 암묵적 검사 사이에 해리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광고전체에 대한 분석에서 광고처리 유형에 따른 회상 및 재인의 차이는 유의미했으며, 개별 광고에 대한 분석에서 회상은 모든 광고가, 그리고 재인은 광고 1을 제외한 나머지 광고 모두가 집단간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상표속성 역시 상표명처럼 단어조각 검사만 가설과 일치했으며 어근완성 검사는 그렇지 않았다.
또한,상표태도는 광고처리 유형에 따라서 차이가 나지 않았으며, 광고처리 유형에 상관없이 광고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통제집단의 기저선 보다 상표태도가 좋았다. 비록, 본 연구에서는 광고 내용(상표명, 상표속성)에 대한 암묵적 기억과 상표태도를 직접적으로 관련지어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Shapiro, Heckler 그리고 Mclnnis(1997)의 연구에서도 정서가(情緖價)가 있는 자극에 대한 암묵적 기억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정서가를 가진 상표면과 상표속성에 대한 암묵적 기억과 긍정적인 상표태도 사이에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연구결과 중에는 가설과 일치하지 않는 것도 있었다. 첫 번째로, 전체 광고의 상표명들에 대한 재인이 광고처리 유형별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광고 1과 2의 상표명 재인에 차이가 없어서,이것이 광고전체에 대한 재인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두 번째로, 상표명과 상표 속성 모두 어근완성 검사는 가설과 일치하 않았는데, 이는 우리 나라 말의 특성으로 인한 검사의 부적절성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sub라는 공통적인 어근을 가지는 단어는 그리 많다. 하지만, 우리 나라 말에는 하나의 글자로 시작되는 단어는 매우 많다. 그리고, 단어조각 검사와 어근완성 검사에서 제공하는 글자는 인출단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단어조각 검사에서 제공하는 글자의 수가 더 많다. 때문에, 하나의 단서만이 제공되는 어근완성 검사는 더 어려웠을 것이다. 이것은 의미처리 집단과 비의미처리 집단의 수행이 통제집단과 다르지 않은 결과로써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본연구의 결과들은 기존의 연구들처럼 상표명에 대한 암묵적 기억의 증거를 보여주었고, 거기에 덧붙여 상표속성에 대해서도 암묵적 기억의 증거를 보여주었다. 또한, 상표명과 상표속성을 광고 맥락에서 제시함으로써 실제 광고에 대한 적용가능성을 넓혔다고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실험2의 결과로서, 비의미 처리집단의 상표태도가 광고에 노출하지 않은 통제집단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으며, 의미처리 집단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결과를 직접적으로 해석하면, 상표태도는 소비자가 광고에 어떤 의도 또는 처리 책략을 가지고 노출하는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기억측정치의 경우 비의미처리집단이 통제집단보다는 높지만 의미처리집단에 비해서는 낮다는 실험1의 결과와 관련해서 생각해 보면 다소 의외의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기억 즉, 안다는 것과 태도 즉, 좋아하는 것 사이에 별 상관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의미처리 집단과 비의미처리 집단의 상표태도가 동일한 정도의 신념을 바탕으로 생기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별로 이야기 해주는 것이 없다. 태도를 대상에 대한 신념의 결과로 또는 관점에서는 비의미처리집단과 의미처리집단의 상표태도의 선행요인을 탐구하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연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본 연구에서는 상표속성에 대해서도 암묵적 기억의 효과가 있었는데, 만일 상표속성에 대한 두 집단의 신념에 차이가 없다 면(그래서 상표태도에 차이가 없다면), 비의미처리집단의 경우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상표속성에 대한 암묵적 기억이 신념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설을 검증할 수 있다. 반면에, 차이가 있어서 비의미처리집단이 신념을 형성하지 못했다면, 이는 비의미처리 책략이 상표태도에 미치는 영향은 신념의 형성을 통한 것이 아니라 단순 노출효과나 아니면 역하지각을 통해 효과를 발휘한다는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향후연구의 과제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암묵적 기존의 연구들이 시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특히 저관여상태에서 노출하는 광고효과의 측정에 암묵적 기억측정법을 도입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저관여 상태에서 노출하는 것은 최소한 노출하지 않는 것에 비해서는 광고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많은 광고들이 경쟁하고 있고, 그 외에도 많은 자극들이 현대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그러한 와중에서 특정한 광고가 소비자의 주의를 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있으며, 특정한 조건의 성립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현실은 때로는 광고자나 광고주를 실망시킬 수 있는데, 아무리 공들여서 광고를 해도 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광고는 여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그 효과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단어완성검사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 광고를 너무 단순화시켰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광고들이 언어적 자극만을 이용한 것에 비해 실제 광고에는 상품, 광고 모델, 배경화면과 같은 시각적 요소와 배경음악이나 효과음과 같은 청각요소들이 혼재해 있다. 향후 이런 서로 다른 지각적 특성을 가진 자극들에 대한 암묵적 기억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암묵적 기억은 자극의 물리적 특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면에서 더욱 그렇다.
또 다른 제한점은 기억과 태도의 관계를 직접 연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상표명과 상표속성에 대한 암묵적 기억과 상표태도를 다른 피험자를 대상으로 측정했다. 이는 동일 피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측정과정 자체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설계상의 문제점으로 인해서 광고에 대한 암묵적 기억과 상표태도 사이의 관계를 직점적으로 알아보지 못했다. 상표태도의 측정을 많은 상표를 제시하고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개선하면, 동일 피험자의 기억내용과 선호도의 관계를 직접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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