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에 대한 몰입과 태도에 따른 인터넷 배너광고 노출효과에 관한 연구
김 재 휘·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심리학박사
본 연구에서는 인터넷 이용자와 사이트의 특성이 배너광고의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배너광고의 노출은 배너광고 자체, 배너광고가 게재된 사이트, 사이트를 이용하는 개인의 특성 등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변인들 가운데 배너광고의 특성을 통제하고, 이용자의 몰입과 사이트에 대한 태도가 배너광고의 노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정보처리이론에 따르면 웹 페이지에 대한 몰입이 클 때, 광고에 대한 정보처리는 방해를 받으며, 따라서 노출이 낮아질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에서는 웹 페이지에 대한 몰입이 높을 때보다 낮을 때 배너광고에 대한 노출이 높을 것이라고 가설 1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태도가 좋은 사이트에 게재된 배너광고에 대해서도 좋은 태도가 형성되며, 좋은 태도의 광고에 대해서는 정보처리가 높아지므로, 태도가 좋은 사이트에 게재된 배너광고의 노출이 더 높을 것이라고 가설 2를 설정하였다. 연구결과, 몰입과 관련된 가설 1은 지지되었으나, 태도와 관련된 가설 2는 기각되었다. 동일 사이트라 할지라도, 웹 페이지에 대한 몰입의 정도에 따라 광고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과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배너광고의 효과지표에 대한 제언이 논의에 기술되어있다.
1. 서론
1) 연구배경
인터넷 광고는 이미 널리 퍼져있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의 발표에 따르면 2000년 인터넷 부문 광고시장은 약 930억 원으로 지난해 370억 원보다 2.5배 증가했다. 지난 97년 0.13%에 불과했던 4대 매체(TV, 라디오, 신문, 잡지) 대비 인터넷 광고시장 비중도 꾸준히 성장, 98년 0.30%, 99년 0.77%에 이어 2000년에는 1.57%를 기록, 처음으로 1%대를 넘었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는, 이 같은 증가 추세라면 2001년도 인터넷 광고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2.3배 이상 늘어난 2천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 광고 시장의 증가와 함께, 인터넷 광고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 광고의 효과와 관련된 연구는 크게 몇 가지의 접근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배너광고 자체의 특성에 따른 광고효과의 차이이다. 예컨대, 배너광고의 위치(Stern, 1997), 색상(Dreze and Zufryden, 1997), 크기(남상신, 1997), 광고문구(McDonald, 1997), 배너광고의 종류(Li and Bukovac, 1999) 등에 대한 연구이다.
두 번째 접근 방식은 이용자의 심리적 특성과 관련된 연구의 경향이다. 광고에 대해 지각하는 이용자의 쾌락성, 흥미성, 실용성(하헌국, 1998), 이용자의 인터넷 이용동기(김재휘, 홍재욱, 2000; Sundar, Narayan, Obregon and Uptal, 1998), 광고상품에 대한 이용자의 인지욕구(양윤, 조영미, 2000), 등에 관련된 것이 이에 해당한다.
또 다른 접근방식은 광고가 게재된 사이트 자체에 대한 연구이다. 사이트는 레이아웃(Layout)이나 색상, 웹 페이지의 복잡성(Stevenson, Bruner II, and Kumar, 2000)과 같은 그래픽적인 특성에 의해 광고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사이트에 대한 태도도 광고효과에 영향을 미친다(Chen and Wells, 1999; Eighmey and McCord, 1998; 이호배, 정주훈, 박기백, 2000).
그러나, 인터넷의 광고효과는, 어느 한가지만의 효과에 의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즉, 이용자와 사이트, 광고 특성이 동시에 작용하여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이용자와 사이트의 특성을 동시에 살펴보고, 이러한 특성이 배너광고의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려는 목적을 갖는다.
인터넷 광고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이용자의 특성과 사이트의 특성에 관한 변인 중, 본 연구에서 관심을 가진 것은, 몰입과 태도이다. 몰입의 경우, 정보처리의 가용량은 결정되어 있어서 동시에 제시되는 자극 가운데 한가지 자극에 몰입이 높으면 다른 자극에 대해서는 정보처리가 낮아진다(MacInnis, Moorman, Jaworski, 1991). 예컨대, 웹 페이지를 살펴보는 이용자가 해당 컨텐츠에 대해 몰입한다면, 웹 페이지와 함께 제시되는 배너광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주의가 낮아질 수 있다. 이처럼 이용자의 상황에 따라 배너광고의 효과는 차이가 나타날 것이며, 본 연구에서는 웹 페이지에 대한 몰입이 배너광고 효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논문에서 관심을 갖는 또 한가지의 변인은 사이트에 대한 태도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다보면 이용자들은 다양한 사이트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어떤 사이트에 대하여 좋은 태도를 가지게 되어 추후 재방문을 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이트에 대해서는 나쁜 태도를 가지게 되어 다시는 이 사이트에 방문하지 않게 된다. 이처럼 이용자들이 어떠한 사이트에 대해 가지게 되는 태도는, 사이트 이용행동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에서는 사이트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해당 사이트에 게재되어있는 배너광고의 효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목적에서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우선 배너광고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배너광고의 효과 지표들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또한 전통적 매체 이용에서 나타나는 광고회피행동을 살펴봄으로서, 배너광고의 효과를 저해하게 되는 인터넷 매체의 특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본 연구에서는 광고회피가 용이한 인터넷 환경에서, 이용자가 해당 배너광고를 보게되는 것이 광고의 효과를 증진시킨다고 결론을 내려, 배너광고의 노출을 종속변인으로 정의하였다. 이후, 배너광고의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 배너광고의 특성, 이용자의 특성 등과 같은 몇몇 변인들을 탐색하고 살펴보았다. 이러한 변인 가운데, 인터넷 이용상황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되는 몰입과 태도에 대한 선행연구의 개관과 연구 가설이 도출되는 과정이 기술되어 있다.
지금까지의 배너광고 효과 관련 연구의 경향은 대체로 사이트, 배너광고, 이용자의 변인이 독립적으로 배너광고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사이트와 그 이용자의 양자를 동시에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방향을 통해 인터넷 광고효과에 대한 의견이 통일되지 않고 있는 현 시점에, 인터넷 광고의 효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2) 배너광고의 노출과 회피
인터넷 배너광고의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너광고의 효과과정과 광고목표를 이해하여야 한다. 이는 배너광고의 효과측정 지표를 살펴봄으로서 추론할 수 있다. 인터넷 광고를 포함하여,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지표(Index)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매체에서 비히클에 대한 노출은 매체 기획 및 예산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로 고려되고 있다. 빈도와 도달률, GRP 등으로 표현되는 광고효과지표가 비히클 노출지표에 해당하는데, 광고가 게재된 혹은 광고에 인접한 매체(vehicle)에 노출된 사람의 수를 기본으로 하는 지표이다. 비히클의 노출을 통해 광고의 효과를 알아보는 이러한 방식은 광고업계의 오랜 효과측정방식이며(이강원, 박원기, 1995), 매체기획자의 87.9%가 빈도와 도달율 모델을 사용하여, 이를 광고메시지 전달효과의 중요한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Leckenby and Kim, 1995).
이러한 배경에서 비히클 노출은 인터넷 배너광고에서도 주요한 지표로 고려되어, 이를 근거로 광고비가 산정된다. 즉 해당 배너광고가 게재되어 있는 사이트를 이용한 사람들의 총계에 바탕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사이트에 게재되는 배너광고 역시 이용자가 많이 보게되었을 것으로 가정하는 것이다. 웹 매체사의 86% 이상이 광고요금 결정의 근거로 매체노출모델을 적용하고 있다(Chaterjee, Hoffman and Novak, 1998). 인터넷 광고의 효과지표로서 노출모델은 5대 인터넷 일간지를 포함하여(이석기, 2000) 우리 나라에서도 널리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비히클 노출은 광고 노출과는 다르다. 광고 효과는 광고에의 노출로 시작한다. 효과위계모델(hierarchy-of-effects model)에서 첫 번째 단계는 메시지에의 노출이다. 만약 비히클에 노출된 이용자라 할지라도 광고를 보지 못했다면 광고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Gordon and Kumar, 2000). 이러한 배경에서, 1980년대 이후 몇몇 연구자에 의해 비히클 노출과 광고 노출의 차이를 일으키는 변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Cannon and Riordan, 1994).
비히클 노출과 광고 노출의 차이는, 이용자들의 광고회피(Advertising avoidance)에 의해 발생한다. 광고회피는 비히클 이용자들이 광고내용에 대한 노출을 감소시키는 모든 행동을 포함한다(Speck and Elliott, 1997). 광고회피의 정도와 특성은 매체 및 이용자의 특성에 따라서 차이가 나타난다.
광고회피에 의한 비히클 노출과 광고 노출의 차이에 대한 연구들은 대부분 TV에 대하여 이루어졌다. Mittal(1994)의 연구에 따르면, TV의 광고회피는 재핑(Zapping)으로 표현되는 리모컨을 사용한 기계적인 광고회피와, 광고를 무시하는 인지적 회피, 방을 떠나거나 자질구레한 일을 하는 등의 물리적 회피에 의해 나타난다.
특히 리모컨의 보급은 프로그램 노출과 광고 노출의 차이를 크게 만들었다. 예컨대, Whalan는 (1986)은 텔레비전 리모컨의 보급이 소비자의 광고 회피를 더 용이하게 만든다고 주장하였다. Abernethy(1990)에 따르면 TV의 경우, 광고회피의 정도는, 미국 광고의 32%가 zapping으로 인해서 완벽하게 회피되고 있으며, 대화나 다른 일들로 회피되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그 수치는 60%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한다. 프로그램의 주시율과 광고 주시율의 차이를 전자일기식 시청률조사방법을 통해 조사한 연구(이혜갑, 박수화, 1999)에서 평균적으로 프로그램 후광고 주시율은 프로그램 주시율의 삼분의 일정도로 나타났다.
라디오의 경우, 사람들은 인지적으로 무시하거나 행동적으로 방송국을 바꾸거나 라디오를 끄기도 한다(Speck and Elliott, 1997). 라디오가 켜져 있을 때 사람들은 많은 일을 하며, 따라서 광고에 대한 지속적인 주의집중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 Heeter and Cohen(1988)은 음악이나 뉴스방송을 들을 때 보다 광고를 들을 때 라디오 방송국을 옮기는 행동을 하는 비율이 더 높으며, 특히 차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는 경우에는 광고가 나올 때는 재핑(Zapping) 행동이 50%에 달한다(Abernethy, 1991)
신문의 경우, 사람들은 인지적으로 신문광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행동적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방식으로 광고를 회피한다(Speck and Elliott, 1997). 57%의 성인만이 신문의 모든 면을 읽는다는 조사결과(미국 신문협회, 1995)를 고려하면, 신문에서의 광고노출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조정식과 김선자(1998)의 연구에 따르면, 기사 열독률은 58.2%, 광고 열독률은 31%정도였다.
잡지의 경우, 사람들은 신문과 비슷한 인지적, 행동적 방식으로 광고를 회피한다(Speck and Elliott, 1997). 조정식(1999)의 연구에 따르면 잡지 독자의 55.8%가 광고를 재인하며, 광고 혼잡도, 광고 게재 위치 등에 따라 광고의 노출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인터넷에서 비히클 노출과 광고 노출은 어느 정도의 차이를 나타낼까. TV의 리모컨이 행동적·기계적인 회피를 야기하여 광고회피의 정도를 크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이용자의 마우스 조작은 광고의 회피에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할 수 있다. 예컨대, 이용자들은 마우스를 조작하여, 광고가 게재된 화면을 없앨 수도 있고, 스크롤을 내려서 이를 보이지 않게 만들 수도 있으며, 다른 웹 페이지로 옮겨감으로서 광고를 회피할 수 있다. 또한 배너광고의 크기가 타 매체의 광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광고의 침입성(Intrusiveness) 정도가 낮으므로 배너광고를 무시하는 인지적 광고회피도 용이하게 일어날 것이다. 결국 인터넷에서의 광고회피의 용이성은 비히클 노출과 광고 노출의 차이를 크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처럼 광고회피가 용이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인터넷에서 배너광고에 노출된 이용자에게는 어떠한 광고효과가 나타날 것인가. 배너광고의 노출은 효과위계모델에서 광고효과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로서, 배너광고의 궁극적인 목적인 클릭을 유도하여, 최종적인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배너광고 노출 그 자체가 광고효과를 갖는다는 주장도 있다. Briggs and Hollis(1997)는 클릭행동이 없는 배너광고 노출만으로도, 브랜드 인지도와 브랜드 태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3개의 실제 브랜드를 알리는 배너광고를 게재한 사이트롤 이용한 1232명의 응답자들에게 사이트에 게재된 광고의 노출을 재인을 통해 측정하였다. 그 결과 광고에 노출된 사람은 해당 브랜드에 대해 좋은 태도를 가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를 근거로 Briggs 등(1997)은 클릭을 통해 전자상거래 행동을 이어지기를 원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배너광고의 노출은 클릭의 효과와 큰 차이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인터넷 광고회사인 인게이지 애드날리지(Advertising report, 2000)의 보고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배너광고를 클릭한 사람의 61%는 30분 안에 구매결정을 내리거나 회원가입을 하였다. 반면, 배너광고를 보기만 한 사람도 8일에서 30일 사이에 38%가 구매 결정을 내리거나 회원 가입을 하였다. 이는 클릭행동이 나타나지 않은 배너광고의 노출도 광고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배너광고의 노출은 광고효과지표로서 의미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배너광고의 노출을 알아보고자 한다. 특히 인터넷이 광고회피가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도, 그 노출의 정도를 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광고노출1)의 개념은 비히클에 게재된 배너광고가 이용자에게 지각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비히클 노출만이 아닌, 광고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비히클 노출과 광고 노출을 알아보는 연구는 일반적으로 비히클 이용자중에서 광고를 보았다고 인지한 사람의 비율을 광고 재인(Recognition)을 통해 구한다(조정식 등, 1999). 매체효과의 연구에 있어 광고의 노출을 측정하는데, 재인이 적정한 척도인가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나(Zinkhan, 1986), 광고노출의 정도를 가장 근접하여 측정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신뢰성있는 지표라고 판단하기 때문에(Krugman, 1985; Finn, 1988), 많은 연구에서 사용되어왔다. 이러한 배경으로, 본 연구에서는 배너광고 노출을 재인을 이용하여 측정하고자 한다.
3) 배너광고의 노출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1) 배너광고의 특성과 관련된 노출효과
인터넷의 배너광고는 모니터의 일부분만을 점유하게 되며, 따라서 광고와 컨텐츠가 동시에 제시된다(Bruner 외, 2000). 또한 인터넷과 활자매체는 모두 '글자'의 형태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또한 인터넷 광고의 침입성이 낮다는 점에서, 그리고 강제적 노출보다는 자발적 노출에 의해 광고효과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인터넷 매체는 흔히 활자매체에 비교되어 연구되기도 한다(e.g., Sundar 등, 1998; Dreze and Zufryden, 1997).
매체의 유사성에 대해 대응분석으로 매체간 유사성과 차이점을 알아보고자 한 Berthon and Watson(1996)의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 매체는 TV보다는 우편광고(Direct mail)에 가까우며, 활자매체와 유사한 지점에 분포되어 있다. 이는 인터넷 매체의 특성은 TV나 라디오보다는 활자매체의 특성과 유사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주목을 끌어서 배너광고를 이용자에게 노출시키고자 하는 광고기법에 관한 연구는 신문이나 잡지와 같은 활자매체 광고와 같은 방식으로 연구가 되어왔다. 배너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배너광고를 오래 볼 수 있도록 해야하며, 그럴수록 클릭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Stern, 1997). 또한 배너광고는 강제성이 없으므로, 소비자가 의도적으로 광고를 클릭해야 하기 때문에 광고의 설득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McDonald, 1997). 또한 광고의 종류와 위치, 색상, 카피 등과 같은 제작 요소와 같은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Dreze와 Zufryden(1997)은 사이트의 디자인이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였다. 배경의 색깔, 그림의 크기와 같은 그래픽 속성이 사이트 효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결과, 시선을 끄는 목적에는 주로 밝은 색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밝혀내었다. 한편 광고의 위치도 광고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남상신(1997)에 따르면 페이지의 상단 첫 부분보다 오른쪽 스크롤 바 옆에 위치한 배너가 228%나 높은 클릭수를 보인다. 광고가 전체 화면에서 차지하는 비율로서 광고의 혼잡도(Clutter)나, 화면의 레이아웃에 의해 광고의 노출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기도 한다(이석기, 2000). 배너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주의집중정도와 광고회상, 클릭율, 광고에 대한 이해를 비교한 Li와 Bukovac(1999)의 연구에서 JPG 스타일의 정지화면 배너보다는 GIF 스타일의 움직이는 화면의 배너광고가 더 빠르게 주의를 끌었으며 더 높은 회상을 보였다. 또한 배너의 크기에 따른 비교에서, 크기가 큰 배너광고가 이용자에게 더 광고를 잘 이해하게 하였으며, 더 많은 클릭을 이끌었다. 웹 페이지의 배경에 따른 배너광고의 효과를 알아본 Stevenson, Bruner II, Kumar(2000)의 연구에서 복잡한 웹 페이지 배경은 광고태도를 나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인터넷 매체는 활자매체와는 또 다른 특성이 있다. 두 편의 기사와 한편의 광고로 구성되는 동일한 내용의 웹 페이지와 신문을 피험자에게 살펴보게 하고, 광고에 대한 기억을 측정한 Sundar 등(1999)의 연구에 따르면 신문을 본 피험자들이 광고에 대해 유의미하게 더 잘 기억하였다. Sundar 등(1999)은 이러한 결과를 매체 자체에 관련된 전달(delivery)기제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제안하였다. 즉 신문은, 광고와 같이 부수적 측면을 포함한 전체 면을 볼 수 있는 반면, 컴퓨터 모니터의 두꺼운 테두리에서 독자의 주의가 스크린의 중심에 제한되도록 하는 이러한 차이가 기억의 차이를 가져온 것으로 주장하였다.
또한 최근의 인터넷 배너광고 기술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 완전 동영상 광고나 마우스 포인터 광고, 음향이 자동적으로 제시되는 멀티미디어형 광고, 화면의 스크롤을 따라 움직이는 광고, Live Banner, Flash, Active Ads, Interstitial, QuickTime, Streaming video 등으로 발전하여 리치(Rich) 미디어의 속성을 띄고 점차로 침입적인 광고의 성격을 띄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활자매체에 비견되던 광고기법이 TV와 같은 멀티미디어의 특성을 가지며 발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은 전송속도라든가 압축률과 같은 기술적 문제로 보편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새로운 형식의 광고가 보편화되면, 인터넷의 광고회피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본 연구의 목적은 컨텐츠와 사이트에 대한 특성에 따른 광고노출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므로, 연구에 사용한 광고물은 보편적인 배너광고를 다루었다. 또한 배너광고의 위치, 크기, 종류 등을 통제하여 광고물의 특성에 따른 노출의 효과를 배제하고자 하였다.
(2) 인터넷 이용자의 특성에 따른 배너광고 노출
배너광고 노출과 관련한 인터넷 이용자의 특성에 관련한 연구는 이용자의 심리적 특성이 인터넷 광고의 효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용자의 심리적 특성과 관련하여, 인터넷 광고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는 이용자의 인지욕구가 있다. 인지욕구는 소비자의 정보탐색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다. 따라서, 인지욕구가 높은 소비자는 광고를 보는 시간, 광고의 회상이 그렇지 않은 소비자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Peltier and Schibrowsky, 1994). 양윤 등(2000)은, 인지욕구의 차이가, 인터넷 광고의 유형에 따라서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인지욕구가 높은 이용자들은, 복잡한 구조의 인터넷 광고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탐색을 보였다.
그러나 양윤 등(2000)의 연구에서, 인지적 욕구를 통해 알아본 인터넷 광고효과는, 상품의 홍보를 위해 만들어놓은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즉, 이미 이용자가 해당상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예컨대 배너광고를 클릭하여 연결되어 들어간 사이트에서의 행동에, 인지적 욕구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지적 욕구가 배너광고의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지의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이러한 연구경향에서 살펴볼 수 있는 이용자의 심리적 특성과 관련된 또 다른 변인은 인터넷 이용자의 이용동기이다. 인터넷의 가장 큰 특징의 한가지는, 이용자의 선택권이 크다는 것이다. 즉, 인터넷 이용자들은 기존의 매체와 같이 수동적으로 이용할 컨텐츠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할 사이트를 적극적으로 탐색,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매체를 이용하게 된다. 따라서 이용자들의 인터넷 이용 목적을 찾아내는 것은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는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몇몇 연구자들(e. g., 김재휘 등, 2000; Eighmey and McCord, 1998; Jeffres and Atkin, 1996; Papacharissi and Rubin, 2000)이 인터넷 이용자들의 이용목적을 찾고자 하였다. 그 결과를 살펴보면, 연구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관성있게 '정보', '오락', '사회적 관계' 등의 증진을 목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광고와 관련된 이용목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신문의 이용동기에 관한 Elliott and Rosenberg(1987)의 연구에서는, 신문을 통해 이용자들은 환경감시, 시간 보내기, 오락, 광고접촉 등 4가지의 동기적 욕구를 충족하고 있었다. 또한 TV 시청동기에 대한 김정기(1995)의 연구에서도 광고시청 동기가 포함되어 있다. 매체이용에서 광고와 관련된 동기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은 아니지만, 앞서 살펴본 여러 편의 인터넷 이용동기에서 광고와 관련된 동기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인터넷 이용에서 배너광고를 보기 위한 목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인터넷 이용시 광고이용목적이 없는 것은 매체 이용자의 기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Sundar(1999) 등은 비교적 새로운 매체인 인터넷은 뉴스와 정보에 대해서는 적절한 매체이지만, 광고매체로는 인식되어있지 않으며, 이러한 태도가 이용자들에게 중요하게 작용하여 웹 페이지는 주요 컨텐츠로 고려하는 반면 부수적인 배너광고는 무시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연구배경을 근거로 하여, 본 연구에서는 인터넷 이용자들은 광고접촉의 동기가 거의 없는 것으로 가정하며, 따라서 배너광고의 노출은 타 매체에 비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3) 웹 페이지에 대한 몰입
배너광고의 특성중 한가지가 광고와 컨텐츠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TV나 라디오 매체와는 다른 배너광고의 특성을 나타낼 것이다. 따라서 비히클에 노출되는 인터넷 이용자의 상황에 따라 광고에 대한 노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통적인 매체에 대한 광고효과에 관한 여러 연구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변인 가운데 한가지가 프로그램 특성과 광고효과의 관련성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프로그램의 유발 정서나,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이 광고효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연구되어왔다. 광고를 만들 때에는 어떤 상황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제작하는 반면에, 실제의 상황에서 광고는 프로그램과 따로 떨어져서 노출되는 것이 아니다. O'Guinn과 Faber(1991)는 소비자 행동에 대한 대중 매체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를 통해, 특정한 광고가 삽입되는 프로그램의 특성에 따라서 광고 효과가 달라지며, 이러한 광고 효과는 광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광고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의 특성은 프로그램의 맥락(Schwerin and Newell, 1980),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선호나 태도(Thorson and Reeves, 1985), 프로그램이 유발한 시청자 흥분(Singh, Churchill, and Hitchin, 1987), 프로그램이 유발한 정서적 각성 수준과 흥미(Pavelchak, Antil, and Munch, 1988), 프로그램과 광고와의 일치(Kamins, Lawrence and Skinner, 1991)등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되고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 관심을 갖는 변인은 몰입(Involvement)이다. 몰입은 고관여·저관여 상품이라는 용어에서처럼, 소비자가 상품에 대하여 지각하는 변인의 개념으로 연구되기도 한다. 또한 광고에 대한 관여로 정의되어 해당 광고 및 광고 상품에 대한 변인으로 고려하여 연구되기도 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웹 페이지와 배너광고의 맥락적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웹 페이지에 대한 몰입을 다루었다.
웹 페이지를 보는 상황적 특성에 따른 배너광고의 효과는, 기존 매체의 프로그램(컨텐츠) 시청상황이 인접광고의 효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TV 시청상황에 대하여 프로그램 몰입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는 연구결과들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 몰입이 높은 상황에서는 시청자의 광고 메시지 처리가 방해를 받아서 광고효과가 낮아지는 반면,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이 낮은 상황에서는 광고 메시지에 대한 광고효과가 더 높아지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1985; Lloyd and Clancy, 1991; Thorson and Reeves, 1985). 가령, 김재휘, 박유진, 김지호(2000b)의 연구에 따르면, 프로그램 맥락상 중간정도의 몰입도 상황인 드라마 중간에 광고가 제시되었을 때에 비해서, 같은 프로그램의 클라이막스 시점에 광고 삽입으로 프로그램 시청에 방해를 받았을 때 광고에 대한 회상이 상당히 떨어졌다.
몰입은 TV 광고상황에 대해서 주로 연구되기는 하였지만, 타 매체에서의 연구결과도 이와 일치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Soldow와 Principe(1981)는 잡지의 기사를 읽을 때 기사와 분리되는 광고를 덜 읽게 되지만, 반면 잡지를 훑어 볼 때는 기사와 분리되어 있는 광고에 주의를 기울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였다. 전자의 상황은 독자가 기사에 깊이 몰입되어 있는 것이며, 후자의 경우는 기사에 몰입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Norris와 Colman(1992)의 실험에서도 잡지 기사에 더욱 몰입된 독자들은 인접 광고에 대해 덜 기억을 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소설에 비해 흥미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것으로 지각된, 음식의 조리법에 관한 기사를 읽은 독자들은 광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기억하고 있었던 반면, 소설을 읽은 독자의 경우 광고를 덜 기억하고 있었다.
프로그램이나 기사에 대한 몰입이 광고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정보처리 용량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보처리의 용량은 변화할 수는 있으나 상당히 제한되어있다(Lord and Burnkraft, 1993).
매체 이용자는 제한되어있는 정보처리능력을 프로그램의 정보처리에 사용하는데, 몰입이 높은 경우, 프로그램 내용을 처리하는 데에 할당되어 있는 정보처리의 가용량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의 처리에 할당될 수 있는 용량이 감소된다. 따라서, 프로그램 몰입이 높은 경우 프로그램에 대해 주의력을 집중시킴으로써 광고 정보를 처리하는 시청자의 능력을 간섭하게 된다. 반면, 그다지 관심이나 흥미를 가지지 않고 프로그램을 보게 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정보처리 능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어, 광고에 대해 더욱 활동적인 인지적 상태로 각성될 수 있으며 광고에 관련된 정보를 처리할만한 정보처리 용량을 가질 수 있다(MacInnis, Moorman, and Jaworski, 1991).
웹페이지의 경우, TV와는 달리 컨텐츠와 광고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사람들은 광고보다는 컨텐츠를 이용하기 위하여 인터넷을 이용한다Sundar(1999). 따라서 몰입의 효과는 광고노출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제한된 정보처리 용량을 이용할 때, TV처럼 프로그램이 끝나고 광고가 제시되는 상황과는 달리, 동시에 제시되는 컨텐츠와 광고는 상대적으로 정보처리 용량을 점유하는 경쟁적 위치에 있을 수 있다.
인터넷 이용시 몰입은 여러 가지 상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필요한 자료를 급히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웹 페이지상의 정보에 대한 몰입이 높아 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용자가 흥미로워하는 웹 페이지를 볼 때도 몰입 수준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근거로, 본 연구에서는 이용자의 몰입에 따라 광고노출수준의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가설을 설정하였다. 구체적으로, 첫째, 실험적 처치를 통해 몰입을 조작한 상황에서의 배너광고 노출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둘째, 이용하고 있는 웹 페이지에 대해 지각하는 재미를, 자발적인 몰입수준으로 정의하여 이에 따른 배너광고 노출의 차이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웹 페이지에 대한 재미로 몰입을 측정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그 프로그램에 몰입된다(Gunter, Furnham, and Beeson, 1997)는 선행 연구에 근거한다.
가설 1-1: 몰입이 낮은 상황에서는 몰입이 높은 상황에서보다 웹 페이지에 게재된 배너광고에 더 많이 노출될 것이다.
가설 1-2: 몰입이 낮은 웹 페이지에 게재된 배너광고가 몰입이 높은 웹 페이지에 게재된 배너광고보다 더 많이 노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