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결론 및 논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광고에 대한 법적 규제를 하고 있는 기본법규는 청소년보호법과 통합방송법이며, 구체적인 규정은 최근에 개정된 방송심의규정과 방송광고심의규정에 제시되고 있다. 어린이 및 청소년 보호를 위해 제정된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을 유해한 각종 사회환경으로부터 보호, 규제하고 나아가 이들을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선언적 의미를 가진 기본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보호법에는 유해한 매체물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유통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새로 개정된 통합방송법도 이러한 정신을 원칙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청소년보호법에는 정당한 법적 권한을 가진 심의기관이 있는 경우에 청소년에 유해한 매체물인지를 심의할 수 있는 권한을 인정하여 중복규제나 충돌의 위험을 원칙적으로 피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방송광고에 관한 사전심의를 실시하여 왔으며, 여기에서 심의된 사항에 대해서는 청소년보호위원회에서는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전적으로 인정하여 왔다.
그런데 소비자 또는 시민단체들은 방송광고에 대한 사전심의가 2000년 8월 1일부로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라는 민간기구에 위탁되면서 방송광고에 대한 심의가 대폭 완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방송위원회에서 제정한 새로운 심의규정이 기존의 방송광고심의규정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심의의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광고심의결과가 소비자단체에서 우려하고 있는 수준으로 완화된다면 방송위원회와 소비자보호위원회, 더 나아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업무에 관해 갈등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소비자단체와 언론관련 시민단체들은 보다 활발한 프로그램 및 광고에 대한 모니터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사회에 있어서 어린이와 청소년은 텔레비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생활하며, 텔레비전이 없는 생활은 거의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이다. 특히 텔레비전을 많이 시청하는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텔레비전은 다른 또래집단이나 교사보다도 더욱 강력한 사회화 기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방송사의 운영은 전적으로 광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가 없는 텔레비전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처럼 텔레비전 광고는 어린이가 태어나면서 곁에 있고, 청소년으로 성장하면서 부단히 영향을 미치며 소비자 사회화를 시켜주는 교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광고를 좋아하며 또 즐겨 시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있어 광고는 재미있는 것이며, 대화의 소재를 획득하기 위해서 또는 유행을 공유하는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지적하듯이, 텔레비전 광고는 기업의 마케팅활동에 대처하는 인식이 부족한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광고된 상품에 대한 태도형성은 물론 사회적 행동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적절하게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현명하게 광고를 수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할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무분별한 텔레비전 시청을 방치해서는 곤란하며, 부모들이 어린이와 함께 텔레비전을 체계적으로 시청하고, 광고에 대해서 비판적인 수용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만약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함께 시청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프로그램과 광고를 보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지도할 수 있는 규칙을 정하여 일정한 제약을 가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가 영유아일 때에는 프로그램과 광고의 구분을 하지 못하다가, 점차 나이가 들면 프로그램과 광고의 구분은 물론 광고의 역할까지도 이해하게 된다.
텔레비전 시청에서 프로그램과 광고를 구별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제 어린이는 한 사람의 TV시청자일 뿐만 아니라, TV광고에 등장한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로서의 모습까지 갖추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부터 어린이는 텔레비전 광고에 등장한 수많은 상품들을 알게되고 한 사람의 소비자로서 성장해 나간다. 광고된 상품이 실제상품과 모양이나 기능면에서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시켜 주는 것은 좋은 소비습관을 가지게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레고 혹은 로봇장난감의 경우 광고의 모습과 실제 제품의 모습을 비교시켜주면 나름대로 차이점을 스스로 인식하게 해 준다.
이처럼 광고와 더불어 성장해가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부모들은 미디어 교육에 힘써야 하며, 각급 학교에서는 올바른 매체이용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텔레비전을 보고 난 후 프로그램이나 광고에 대해서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며, 광고내용에 대해서 자녀들과 대화를 나눈다면 광고의 창의성과 크리에이티브를 느끼고, 광고언어, 광고내용에 대한 자녀들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다. 광고내용에 대한 자연스런 대화를 통해 충동구매가 아닌 충분한 평가를 거쳐 계획구매를 할 수 있으므로, 자녀들에게는 광고를 통한 소비자교육 또는 소비자사회화가 매우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광고인들은 광고가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 품위있고 좋은 광고를 제작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광고인들이 제작한 광고물은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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