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논의
누가 플로우를 경험하고, 어떤 인터넷 사용자들이 플로우를 경험하며 플로우의 경험과 인터넷 광고의 효과와의 관계의 고찰을 목적으로,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라 인터넷 이용시 플로우의 경험에 차이가 있는가?", "인터넷 이용 특성에 따라 인터넷 이용시 플로우의 경험에 차이가 있는가?", "플로우의 경험과 인터넷 광고효과와의 관계는 어떠한가?"라는 3가지 연구문제를 살펴본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문제 1>이었던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른 플로우 경험의 차이는 성별로는 남자, 연령별로는 25세 이하 집단, 학력별로는 고졸이하, 직업별로는 자영업자, 소득별로는 100만원 이하 집단이 플로우의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플로우의 경험이 낮은 집단은 성별로는 여자, 연령별로는 25세 이상 집단, 학력별로는 대학원재 이상, 직업별로는 회사원, 소득별로는 101만원 이상 집단이었다. 이중에서 남녀차이와 연령별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둘째, <연구문제 2>이었던 인터넷 이용 특성에 따른 플로우 경험의 차이는 인터넷 이용기간별로는 장기이용자가, 인터넷 이용시간별로는 중이용자가, 향후 인터넷 이용시간 변화별로는 무변화 집단이, 인터넷 접속방법별로는 LAN 이용자 집단이 플로우의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플로우의 경험이 낮은 집단은 인터넷 이용기간별로는 단기이용자가, 인터넷 이용시간별로는 경이용자가, 향후 인터넷 이용시간 변화별로는 감소 집단이, 인터넷 접속방법별로는 ISDN이나 케이블 모뎀 이용자 집단이었다. 이중에서 인터넷 이용기간과 인터넷 이용시간별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셋째, <연구문제 3>이었던 플로우의 경험과 인터넷 광고효과와의 관계는 플로우의 경험이 인터넷 광고에 대한 태도, 인터넷 광고제품의 구매의도, 인터넷 배너광고의 클릭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관계가 발견되지 못했다. 오히려 구매의도는 무관심을 경험한 응답자들이 더 호의적이었으며, 배너광고 클릭은 근심을 경험한 사람들이 더 높았다.
이러한 결과들에 대한 논의에 앞서 4채널 모델을 플로우의 경험과 비경험으로 2분화하여 위와 같은 관계가 나타나는지 추가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성별, 연령별, 인터넷 이용기간별, 인터넷 이용시간별, 향후 인터넷 이용시간 변화별, 인터넷 접속방법별로는 같은 관계가 나타난 반면 직업별, 소득별, 학력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직업별, 소득별, 학력별로 발견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플로우 경험의 차이가 아니라 4채널 모델 중 다른 경험들의 차이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광고효과에 미치는 플로우의 경험도 2분화하여 평균차 검증과 교차분석을 한 결과, 플로우의 경험이 인터넷 광고에 대한 태도(플로우=3.63, 비플로우=3.83, t=2.60, p=.009)와 인터넷 광고제품에 대한 구매의도(플로우=3.78, 비플로우=4.17, t=3.88, p=.000)에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배너광고에 대한 클릭여부는 플로우와 비플로우간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플로우의 경험이 태도와 구매의도 차원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행동적 차원에서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해석 할 수 있겠다.
또 추가적으로 정교화 모델(elaboration model)을 근거로 하여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인터넷 이용 특성이 플로우의 경험에 미치는 영향사이에 중재변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인터넷 이용기간과 인터넷 이용시간의 차이에 따라 위에서 발견된 관계중 성별, 연령별, 향후 인터넷 이용시간별, 인터넷 접속방법별로 플로우 경험에 차이가 있는 지를 3차원 교차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성별과 인터넷 접속방법별로는 처음의 교차분석과 같은 관계가 유지되어 정교화 모델의 용어로 복제(replication)가 일어났다. 이러한 결과는 인터넷 이용기간이나 인터넷 이용시간이 원관계(original relation)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에 연령별로는 단기이용자에게서, 향후 인터넷 이용시간 변화별로는 중이용자에게서 원관계의 통계적 유의성이 상실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정교화 모델의 용어로 구체화(specification)라고 하는데 이것은 연령에 따른 플로우의 경험은 인터넷 이용기간을 기준으로 할 때, 장기이용자 집단에서만 원관계가 발견되며, 향후 인터넷 이용시간 변화에 따른 플로우의 경험은 인터넷 이용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경이용자 집단에서만 원관계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인터넷 이용시간과 이용기간이 연령별 플로우 경험의 차이 그리고 향후 인터넷 이용시간 변화별 플로우 경험의 차이에 중재변인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이상의 결과들을 통해 다음과 같이 결론 및 논의점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 여러 가지 분석을 통해 인구통계학적 특성중 성별만이 플로우 경험의 차이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들은 여자보다 기술과 도전이 매우 높아 플로우를 경험하는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관계는 인터넷 이용기간이나 이용시간을 통제해도 동일하게 나타나 양자간의 고유한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이용인구상의 남녀 불균형 문제도 그것에 빠져드는 즉 플로우를 경험하여 몰입하는 여자들의 수가 열세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향후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권총놀이는 남자들의 놀이, 인형놀이는 여자들의 놀이로 서로 몰입하고 즐기는 정도에서 차이가 나듯이 현재까지 인터넷은 남자들의 이용매체로 여겨지는 기계적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플로우라는 몰입에는 심리적으로 성적인 차이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것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둘째, 인터넷 이용 특성과 관련하여 인터넷 이용기간별로 장기이용자, 인터넷 이용시간별로 중이용자들이 플로우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플로우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 그 기술은 이용기간이 길수록 습득되기 쉬우며,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이 그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흥미를 가져다주는 도전적인 매체로 여기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이용기간과 이용시간은 Novak과 Hoffman(1997)의 연구 등 여러 인과관계 모델을 검증한 연구들에서 플로우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변인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본 연구의 결과도 그러한 인과관계 모델 연구의 결과를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인터넷 접속방법에 따라서는 전화나 LAN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플로우를 경험할 확률이 높다고 하기 보다는 기타 방법들 즉 ISDN이나 케이블 모뎀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플로우의 경험정도가 낮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ISDN이나 케이블 모뎀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몰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된다.
끝으로, 플로우의 경험은 인터넷 광고효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플로우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인터넷 광고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와 인터넷 광고제품에 대한 구매의도가 플로우 비경험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앞부분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플로우를 경험하는 사람에게 인터넷 광고는 몰입을 방해하는 장애요인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는데, 그러한 예상과 부합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플로우의 경험이 인터넷 광고효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들과(장대련, 1998; 이시훈, 2000b) 상이한 것이다. 그 이유는 플로우의 경험 대상을 인터넷이 아닌 인터넷 광고로 측정한데서 발생한 차이와(장대련, 1998) 플로우에 대한 조작적 정의와 측정의 차이(이시훈, 2000b)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한계와 향후 연구를 위한 몇가지 제언을 하겠다.
첫째, 플로우의 측정하는 방법이 기존의 활동/설문방법과는 다소 이질적이라는 점이다. 즉 활동/설문방법은 인터넷을 이용 후, 설문을 통해 활동 중 느꼈던 회고적 평가를 통해 플로우를 측정하는 것이지만, 본 연구에서는 편의상 사전 조작없이 즉 활동에 대한 통제없이 설문을 함으로써 인터넷 사용시 느꼈던 플로우를 직접적으로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 황용석(1998)의 연구에서와 같이 학교 전산실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측정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플로우를 기술과 도전으로 측정한 것도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하는데 주의를 요한다.
둘째, 인터넷 광고에 대한 효과는 실제 광고되는 대상에 대한 태도와 구매의도 등을 조사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인터넷 광고에 대한 태도와 인터넷으로 광고되는 제품에 대한 구매의도 등을 조사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인터넷 광고효과를 측정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제품에 대한 인터넷 광고효과 측정을 위해서는 실험연구와 같은 접근법이 필요하며, 향후 이러한 실험연구를 통해 인터넷 광고효과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배너광고에 대한 클릭도 인터넷을 이용 중에 노출된 광고를 클릭하는 자연스러운 상황이 아니라 설문에 응답하려고 하다가 클릭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상황과는 다른 조건이었다. 그리고 플로우는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것이므로 인터넷 광고효과에 대한 측정변인으로 사이트에 대한 태도나 만족도와 같은 개념을 도입한 연구를 통해 양자간의 관계를 다시 고찰할 필요가 있겠다.
셋째, 플로우의 채널 세분화 모델 중 본 연구에서는 적용의 간편성과 3채널 모델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4채널 모델을 적용하였는데, 3채널, 8채널 모델을 적용한 연구도 뒤따라야 하겠다.
끝으로, 표본의 대표성에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 응답한 사람들은 특정 인터넷 조사업체에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전체 인터넷 이용자들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소득이 없거나 1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이 지나치게 많고, 연령층도 매우 젊은 층의 응답자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본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점을 지닐 수밖에 없다. 향후 확률표본을 통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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