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 필요성에 대한 대행사내 각 직능별 인식의 차이
첫 번째 연구문제는 대행사내의 각 직능 집단간에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인식에서 차이가 있는가를 분석하는 것이다. 마케팅팀, AE팀, 제작팀, 그리고 매체팀을 대상으로 일원변량분석(ANOVA)을 실시한 결과 F값은 4.957, 그 통계적 유의수준은 0.003으로 나타났다(표 3).
이러한 연구결과는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인식에서 네 집단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을 나타낸다. 즉, 마케팅팀, AE팀, 제작팀, 그리고 매체팀의 각 직능 그룹별로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네 집단간의 평균값을 비교한 결과 마케팅팀의 평균값이 4.29, AE팀의 평균값이 3.83, 제작팀의 평균값이 3.24, 그리고 매체팀의 평균값이 3.64로 나타났다(표 5). 이러한 연구결과는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 필요성에 관하여 마케터가 가장 적극적이며 반대로 크리에이터들이 어카운트 플래닝 제도의 도입에 가장 소극적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는 또한 분석된 네 개 집단들 중 각각의 두 개 집단들간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사후검증(LSD: Least Significant Difference)을 실시하였다. Fisher의 최소 유의차법(LSD)을 이용한 사후검증 결과 두 집단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난 한 쌍의 그룹들은 마케팅팀과 제작팀, 기획(AE)팀과 제작팀, 마케팅팀과 매체팀인 것으로 나타났다(표 4).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마케터와 크리에이터, AE와 크리에이터, 그리고 마케터와 매체 담당자간에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 세 쌍의 두 집단간의 차이가 각 직능 그룹별로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는 일원변량분석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 세 쌍의 그룹들과 달리 마케팅팀과 기획(AE)팀, 기획(AE)팀과 매체팀, 제작팀과 매체팀 간에는 어카운트 플래닝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서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 5>는 어카운트 플래닝의 필요성에 관한 인식을 직능별로 세분화하여 도표화한 것이다. 응답자 전체의 7o.4%가 어카운트 플래닝의 필요성에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였다(표 5). 그러나 광고대행사내 직능 그룹별로 살펴보면 마케팅팀의 응답자들의 85.8%가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하였고, 기획(AE)팀은 71.1%, 제작팀은 52.4%, 그리고 매체팀은 63.6%가 어카운트 플래닝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5). 마케팅팀이 어카운트 플래닝의 필요성에 가장 적극적인 응답을 나타낸 이유는 광고개발과정에 자신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크리에이티브팀이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에 가장 소극적인 이유는 현재의 플래닝 기능과 자신들의 역할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광고주와 광고대행사로 구분하여 살펴볼 경우 광고주 측 응답자들의 76.0%, 그리고 광고대행사 측 응답자들의 67.9%가 어카운트 플래닝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상으로 광고대행사보다 광고주가 어카운트 플래닝의 필요성에 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6>은 광고주 및 광고대행사 관리자급 실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 필요성에 관한 인식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이다. 총 12명의 응답자들 중 어카운트 플래닝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AE의 데이터와 리서치에 대한 분석능력 결여", "제작자를 위한 광고보다 소비자를 위한 광고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 "국내 광고대행사의 경험에 의한 기획과 플래닝을 보완하기 위해서", 그리고 "광고인의 성과를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필요하다" 라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반면에 어카운트 플래닝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상반된 견해를 피력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AE중심으로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 "많은 대행사의 기획(AE)팀들이 부분적으로 이런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들을 나타내었다(표 6).
이러한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고바야시와 Stewart는 어카운트 플래닝이 광고대행사내 성공적으로 도입, 정착되기 위하여 광고대행사의 구성원들 뿐 만 아니라 광고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小林保彦, 1998; Stewart, 1986). 고바야시(1998)와 Stewart(1986)는 이러한 어카운트 플래닝을 광고회사에서 도입하기 위하여 광고주 및 광고대행사 구성원들에게 몇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하였다. 첫째, 무엇보다도 광고회사의 최고 경영층이 어카운트 플래닝의 기능을 이해하여야 한다. 둘째, 어카운트 플래닝이 정확하게 광고회사경영의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광고회사의 경영문화로서 최고 경영진 뿐 아니라 광고회사 구성원 전원이 플래닝의 기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셋째, 어카운트 플래닝이 쉽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광고주가 광고회사 어카운트 플래너(AP)의 개념과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여야 한다.
어카운트 플래닝은 팀워크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조직구성이 정형적(formal)이고 관료적인 회사보다 비정형적(informal)인 광고회사에 효과이다. 따라서 미국식 규모지향적인 조직을 갖고 있는 우리 나라의 대형 인 하우스 에이전시들이 이 제도를 수용하는데 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새로운 광고주는 광고회사가 어떻게 광고주 자신을 다룰 것인가에 대한 선입관이 적기 때문에 어카운트 플래너(AP)의 개념을 비교적 받아들이기 쉬운 반면에 기존의 광고주는 어카운트 플래너(AP)의 개념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에서는 점점 광고주들이 소비자 통찰과 동기부여가 광고뿐 만 아니라 마케터 전체에 관계되는 문제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어카운트 플래닝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고바야시와 Stewart는 어카운트 플래닝이 우리 나라 광고대행사에서 신속히 도입되고 정착하기 위하여 광고대행사 구성원들 뿐 만 아니라 광고주의 역할이 또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과 정착에 광고주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은 <표 5>에서 광고주들이 어카운트 플래닝의 필요성에 더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2) AE중심의 플래닝 기능과 어카운트 플래닝 기능의 차이에 관한 인식
인 하우스 에이전시 중심의 우리 나라 광고대행사들은 플래닝 기능이 규모를 지향하는 미국 광고대행사의 것과 많이 닮아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한국광고대행사의 어카운트 매니지먼트(광고주 관리)조직은 AE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마케터와 크리에이티브가 AE를 보조하고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나라 광고대행사의 경우 전문적으로 리서치와 기획을 통합처리하고, AE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어카운트 플래너가 없고, AE 중심으로 마케터가 어카운트 플래너의 역할을 분담하여 수행하고 있다.
본 연구의 두 번째 연구 목적은 AE중심의 플래닝 기능을 채택하고 있는 우리 나라 광고대행사 실무자들과 어카운트 플래닝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일본 대행사의 광고실무자들 간에 인식의 차이를 밝히는 것이다. 일본 광고대행사를 비교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아직 우라 나라에서 특정 광고대행사를 제외하고는 본격적으로 어카운트 플래닝을 도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문제를 검증하기 위하여 어카운트 플래닝 기능을 채택하고 있는 일본의 광고대행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한국 대행사의 플래닝 기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하였다. 두 집단간의 플래닝 기능에 관한 인식에 대하여 교차분석을 실시한 결과 χ2 = 0.012, 그리고 유의확률 = 0.994로 나타났다(표 7). 이와 같은 결과는 AE중심의 플래닝 기능과 어카운트 플래닝 기능에 대한 인식에서 우리 나라와 일본의 광고실무자들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우리나라 광고대행사의 AE중심의 플래닝 기능이 어카운트 플래닝의 본질적 기능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AE중심의 플래닝 기능과 어카운트 플래닝 기능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하여 우리 나라 광고대행사의 플래닝 기능과 일본의 어카운트 플래닝 기능과의 차이를 다섯 개의 세부항목으로 나누어 도표화하였다. <표 8>에서 나타나듯이 우리 나라의 플래닝 기능은 크리에이티브의 디렉션기능(62.1%), 소비자를 모니터하기 위한 리서치기능(55.7%), 광고주에게 서비스 제공차원의 영업기능(40.7%), 그리고 부서에 관계없이 광고개발 전과정에 있어서의 참여기능(34.3%)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일본의 어카운트 플래닝 기능 또한 크리에이티브의 디렉션기능(66.7%), 소비자를 모니터하기 위한 리서치기능(58.3%), 그리고 광고주에게 서비스 제공차원의 영업기능(41.7%)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AE중심의 우리 나라 광고대행사의 플래닝 기능이 광고개발과정에서 어카운트 플래닝의 본질적 기능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표 9>은 우리 나라 광고대행사의 플래닝 기능에 대하여 직능별로 설문조사 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각 직능별 응답자들은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디렉션 기능"과 "소비자를 모니터하기 위한 리서치 기능"이 플래닝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광고주들 또한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디렉션 기능(82.0%)"을 광고대행사 플래닝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광고주와 연락을 위한 영업기능"과 "광고개발 전과정에 있어서의 참여기능"에 있어서 마케터와 AE간에 약간의 인식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마케터들은 "광고개발 전과정에 있어서의 참여기능(57.1%)"을 "광고주에게 서비스 제공차원의 영업기능(35.7%)"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반면에 AE들은 광고주를 대상으로 한 영업 기능(42.3%)도 광고개발 전과정에 있어서의 참여기능에 못지 않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광고개발과정에 소비자의 관점을 반영하느냐는 질문에는 총 159명의 응답자들 중 66.7%가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라고 대답하였다(표 10). 광고대행사 응답자들의 66.0%가 소비자관점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에 광고주 응답자들은 단지 42.0%만이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광고주와 대행사간에 있어서 소비자관점의 반영 여부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직능 그룹별로 세분화하여 보면 마케팅팀의 응답자의 57.1%, 기획(AE)팀의 응답자의 57.7%, 제작팀의 응답자의 55.6%, 그리고 매체팀의 응답자의 50.0%가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라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기획(AE)팀이 다른 직능 그룹들보다 긍정적인 응답을 많이 피력한 것은 플래닝 업무의 실질적인 담당자로서의 자기 방어적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매체팀이 50.0%로 가장 낮은 의견을 피력한 것은 매체팀의 업무가 플래닝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 어카운트 플래닝의 문제점에 관한 인식
(1) 어카운트 플래닝 도입시의 문제점(심층 인터뷰 결과)
우리나라 광고대행사의 어커운트 플래닝 시스템의 도입의 문제점을 알아보기 위하여 대행사 경영의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고 있는 관리자급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총 12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여 부서내 직능간 갈등/마찰, 경영상의 문제, 그리고 외부장애요인들로 세분화하였다. 총 12명의 응답자들 중 7명이 어카운트 플래닝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문제점 및 장애요인들이 존재한다고 응답하였다(표 11). 부서내 직능간 마찰과 관련하여 예측한 바와 같이 AE와의 업무 중복성 문제를 가장 많이 지적하였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한 응답자는 "AP든 제도로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기능으로 접근하여 업무 분화가 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제시하였다.
어카운트 플래닝 도입에 있어서 경영상의 문제로는 광고비를 책임지는 광고주가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한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어카운트 플래너(AP)의 경우 AE로서의 경력과 리서치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인력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과 대형 대행사의 경우 AP의 기능을 담당하는 마케터 제도가 있어 AP제도로의 전환에는 문제가 없으나 중소대행사들의 경우 기능분화가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규모가 비교적 큰 대행사들만이 그런 조직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응답한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조사결과 어카운트 플래닝의 도입을 어렵게 만드는 외적인 요인으로서 Fee시스템 도입 및 방송판매제도의 완전 경쟁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현재의 어카운트 플래닝이 광고대행사의 서비스로 자리잡기 위하여 광고 보상 시스템이 현재의 커미션 시스템에서 Fee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2) 어카운트 플래닝 도입 후 운영상의 문제점(심층 인터뷰 결과)
어카운트 플래닝 도입의 문제점들에 대한 조사와 함께 본 연구에서는 우리 나라의 특정 광고대행사에서 이미 실험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어카운트 플래닝 제도의 운영상의 문제점을 조사해 보았다.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다음과 같은 운영상의 문제점들이 지적되었다. 첫째, AP의 업무영역이 확실히 자리매김 되지 않았다. 둘째, AP의 구성원들이 기획에 대한 현장 감각이 결여되어 있다. 셋째, 조직내의 의사결정과정에서 AP의 위상이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 어카운트 플래닝 시스템의 운영초기에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AP가 리서처와 AE의 중간해결사로서 자리매김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영국, 그리고 일본 등 선진국의 AP는 기획위주로 활동하고 있으나 AE와의 업무영역의 분화가 잘 안되어 AP의 기획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두 번째의 운영상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AP의 자질 부족이다. AP의 대부분이 리서처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어 기획에 대한 경험과 현장감각이 결여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광고주들로 하여금 어카운트 플래닝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AP로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하여 리서처 경력과 더불어 적어도 4-5년의 AE 경력이 요구된다. 어카운트 플래닝팀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조직내의 의사결정과정에서의 불확실한 위상이다. 우리 나라 광고대행사의 운영의 축은 영업책임자인 AE중심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광고개발 의사결정과정에서 AP의 참여는 많은 제약이 있다. 이러한 제약은 조직내부에서 어카운트 플래닝 제도의 신속한 정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어카운트 플래닝 제도의 실시상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요약하면 우리 나라의 광고대행사에서 AP제도가 올바르게 정착하기 위하여 AP의 자질향상, 기획업무의 명확한 규정, 그리고 광고대행사 조직내의 의사결정과정에서의 위상정립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