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영화상품속성의 영향력
소비자는 영화의 품질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므로 영화상품의 객관적 속성을 판단하여 선택하게 된다. 영화장르나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 감독, 원작자 등이 그러한 속성에 해당한다. 과연 어떤 속성들이 영향력을 끼쳤을까?
Linton과 Petrovich(1988)는 그 같은 맥락에서 영화제품의 결정속성들을 밝혀내고자 하였다. 그들은 조사대상자들에게 다음 15가지 속성에 대한 중요성을 평가하도록 하였다: 인물, 스토리, 연기, 배경, 스타, 사운드트랙, 의상, 특수효과, 액션속도, 대화, 편집, 촬영, 연출, 캐스팅, 감독. 이 중에서 인물, 스토리, 연기속성들이 중요한 속성으로 밝혀졌다.
Litman과 Kohl(1989)도 영화흥행을 결정짓는 요인들을 찾고자 하였다. 흥행을 나타내는 종속변인으로 배급사의 영화대여수익(RENTs)을 사용하였다. 흥행을 결정짓는 차원은 창의영역, 스케줄 및 배급, 마케팅 노력으로 구분하여 각 차원의 다양한 속성들이 영화흥행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발견했다(<표 2>참조). Stochay(1994)는 이들의 연구를 확장하여 종속변인으로 기존의 영화대여수익 외에 상영이 지속되는 기간(LOR)을 추가하였다. 이들 연구에서 밝혀진 유의미한 독립변인이 <표 2>에 제시되어 있다(괄호 안의 부호는 종속변인에 대한 관계의 방향성을 나타냄). 창의영역에 속한 스타와 비평등급이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며, 배급시기와 수상 경력도 일관성있는 결정요인임을 알 수 있다.
Neelamegham과 Jain(1999)은 계량경제학의 선택모형과 심리학적 변인인 기대를 통합하여 영화의 선택과 선택 후 행동인 평가와 구전으로 이어지는 2단계 모형을 제안하였다. 실제경험을 하지 않고서는 그 속성을 파악할 수 없는 제품에 대해 사람들은 제품속성에 대한 기대에 근거하여 선택하므로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다음 세 가지로 구분하였다: (1)핵심적 속성(스토리·연기·캐스팅), (2)주변적 속성(세트·의상·배경음악·특수효과), (3)감성적 자극(재미있는·호소력있는·흥미있는·흥분시키는·매혹적인).
이들은 선택단계에서 기대가 광고, 비평, 구전의 정보적 투입과 함께 선택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정보적 투입인 긍정 또는 부정의 비평과 구전은 각각 영화의 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정보원들은 영화에 대한 관심에 따라 그 영향력이 상이했다. 즉,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을수록 비평과 구전의 효과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1단계의 선택모형에서 여러 기대 가운데 감성적 자극에 대한 기대만이 영화 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 점은 특기할만하다. 이러한 결과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핵심적 속성과 주변적 속성의 영향력이 감성적 자극을 통해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이 연구에서 측정된 감성적 자극이 사실 영화에 대한 평가나 태도와 유사하기 때문에 선택과의 관계가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감성의 측정이 개념적 정의에 보다 상응할 필요가 있다.
사실 영화에 대한 기대 가운데 감성은 영화를 통해 얻는 실제 경험이자 구매의 주된 내역이 된다는 점에서 심층적으로 살펴야 한다. Austin과 Gordon(1987)은 영화장르를 구별하기 위해 구조, 미학적 속성, 활동성 차원, 감성적 톤과 같은 속성을 비교하였다. 그중 활동성 차원은 “힘있는, 폭력적인, 대담한, 활동적인, 긴박한”의 문항으로, 감성적 톤은 “우울한, 즐거운, 건전한, 로맨틱한, 웃긴, 천박한”의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이들 두 가지 차원의 속성들은 영화의 감성과 관련된 것으로 영화장르를 구분짓는 중요한 차원이면서 동시에 영화의 주된 속성임을 알 수 있다.
Shapiro와 Biggers(1987)는 개인이 영화를 통해 얻게 되는 세 가지 차원의 감성(자극, 즐거움, 지배감)과 영화에 대한 평가를 연결시켰다. 그 결과, 자극과 즐거움 차원이 영화평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자극차원이 가장 중요하였다.
Eliashberg와 Sawhney(1994)도 자극과 즐거움이 영화소비의 경험을 이룬다고 제시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즐기는지의 여부는 개인간 차이가 있음을 밝혔다. 여기에서 개인간 차이는 쾌락적 소비경험 동안에 기분변화에 대한 민감성을 말하는 “기분변화성향”과 감성적 자극에 대한 개인의 바램을 뜻하는 “감각추구경향성”에 기초한다. 이들 연구를 통해서 관객이 경험하는 다양한 감성적 반응이 영화소비의 핵심임을 알 수 있다(Holbrook & Hirshman, 1982).
Neelamegham과 Jain(1999)은 2단계에서 선택 이후의 평가반응에 주목하였다. 기대와 불일치성(disconfirmation), 그리고 영화상영에 대한 지각의 세 가지 독립변인군이 영화소비 후의 평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모형을 설정하였다. 이러한 평가모형에 의한 회귀식은 R2=0.87의 높은 설명력을 지녔다. 세 변인군 중 불일치성과 지각은 영화평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으나, 기대군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그들은 소비자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제품의 경우에, 기대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이유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의 결과를 해석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불일치성은 제품의 수행에 대한 지각과 기대와의 차이로서 이들의 연구에서는 영화상영이 “기대를 초과했는지”로부터 “기대에 미달되는지”까지의 연속선상에서 측정되었다. 그렇지만 이처럼 측정된 불일치성은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유사하다. 다시 말하면, 같은 시점에서 측정한 유사개념으로 평가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개념적으로 불일치성은 지각과 기대에서 파생되었다. 그러므로 두 개념의 독립변인군과 함께 불일치성을 또 다른 독립변인군으로 제시하는 것은 중복적이어서 Multi-Collinearity의 문제를 야기한다. 이를 종합하면, 기대는 불일치성을 거쳐 간접적으로 평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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