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광고의 효과과정
전통적으로 광고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이뤄지는 비대인적 커뮤니케이션이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은 하나의 메시지를 동시에 여러 사람에게 보내는 일대다수(one-to-many)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효율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획일적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다수의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푸쉬(push)방식의 커뮤니케이션으로서 효과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즉 매스커뮤니케이션은 수용자 개개인의 욕구와 상황에 적합한 메시지를 보낼 수 없고 수용자의 반응에 바로 대처할 수 없으며, 사용자는 송신자나 매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없다(Hoffman & Novak, 1995). 또한 매스미디어의 일방적인 인포메이션 푸쉬(information push)에 끼워 보내는 침입적인(intrusive)광고로 수용자는 수동적인 노출을 하게 되어 광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낮다(Barker & Gronne, 1996).
이러한 매스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광고의 효과과정을 나타내는 모델은 대부분 단일차원적이고 일방적이며 자극-반응(stimulus-response)의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Plummer, 1978). 이러한 견해를 주장한 초기의 학자는 Strong으로 1925년에 커뮤니케이션 효과에 관한 AIDA(attention-interest-desire-action)모델을 제시하였다(한선민, 1996). Lavidge와 Steiner(1961)의 광고효과 위계모델(hierarchy of effect model)은 사람들이 구매결정을 할 때 인지적 과정(인식→지식), 감성적 과정(호의→선호), 행동적 과정(확신→구매)의 세 단계 과정을 경험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광고효과 위계모델은 기본적으로 광고에 대한 노출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태도가 형성되고 그 태도가 구매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브랜드에 대한 태도(attitude toward the brand, 이하Ab)라는 개념은 광고를 하는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우호적인 태도를 형성시켜 브랜드선택에 영향을 주려는 시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Shimp(1981), Mitchell과 Olson(1981) 등은 그 동안 소비자의 브랜드선택 이론에서 가장 일반화되어 왔던 Ab 개념이 브랜드간의 차별점이 적어지면서 적용에 제한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새로이 광고에 대한 태도(attitude toward the ad, 이하Aad)의 개념을 소개했다.
Ab 개념이 소비자들은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의사결정자라는 가정에 기초를 두고 있는데 반해 Aad 개념은 소비자들이 기분좋게 느끼고 싶어하는 욕망에 따라 움직인다는 가정에서 출발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개념에서 광고는 소비자의 제품속성 신념에 영향을 주기 위하여 구체적인 제품속성이나 혜택을 직접적으로 소구하는 대신에 광고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를 창출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호의로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MacKenzie, Lutz와 Belch(1986)는 Aad를 특정한 노출상황에서 특정한 광고자극에 대해 호의적 또는 비호의적으로 반응하는 선유경향으로 정의하고, Aad의 광고효과에 대한 매개역할을 나타내는 네 가지 상호독립적인 가설을 제시하여 이들을 실증적으로 검토했다.
감정전이가설(affect transfer hypothesis)은 Aad에서 Ab로의 직접적, 일방적인 인과적 흐름을 가정하는 것으로써 몇몇 실험적 연구들이 이를 지지하였다. 이중매개가설(dual mediation hypothesis)은 Aad에서 Ab로의 직접적인 영향 및 Aad에서 Cb를 경유한 Ab로의 간접적인 영향의 두 가지 흐름을 가정한다. 이 모델의 가정은 메시지에 대한 인지는 태도에 선행하여 메시지내용에 대한 인지적 감정적 반응을 차례로 지배하며, 광고에 대한 태도(Aad)는 광고에 실린 브랜드에 관한 내용을 받아들이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상호매개가설(reciprocal mediation hypothesis)은 Aad와 Ab 사이에 쌍방의 인과적 흐름이 존재하는 상호매개관계를 가정한다. Aad Ab쌍방의 인과적 흐름의 강도는 소비자와 상황에 따라 변하게 된다. 독립영향가설(independent influences hypothesis)은 Aad와 Ab 사이에 아무런 인과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즉 Aad와 Ab는 구매의도에 대하여 각각 독립적인 결정인자가 된다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자료를 이용하여 상기한 4개 가설의 적합도를 검증한 결과 모델의 적합도 순위는 감정전이가설, 이중매개가설, 상호매개가설, 독립영향가설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두 가지로 진행된 실험의 결과 모델의 적합도 순위는 이중매개가설, 감정전이가설, 상호매개가설, 독립영향가설 순으로 나타났다. 기존연구와 이 실험결과를 통해 볼 때 4개모델 중에서 Aad의 광고효과 매개역할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가설은 이중매개가설이라고 볼 수 있다. 즉 Aad가 직접 Ab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Aad가 메시지내용(Cb)의 수용에 영향을 미쳐 간접적으로 Ab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편 Mitchell(1986)은 광고의 언어적/시각적 요소의 효과에 대한 연구에서 브랜드에 대한 태도의 결정요인으로서 브랜드에 대한 인지라는 개념대신에 제품속성 신념을 든 광고효과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Fishbein(1967)은 소비자들의 제품속성 신념이 그 제품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태도의 변화를 유발한다고 주장하였다. 조형오, 나운봉과 김희진(1998)은 매스미디어 광고의 반응이 광고에 대한 태도와 상표속성 신념의 매개반응을 거쳐 브랜드에 대한 태도, 구매의도의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일으키는 것을 입증하였다.
2) 인터넷 커뮤니케이션과 상호작용성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커뮤니케이션모델은 다수 대 다수(many-to-many)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나타내고 있다. 웹과 같은 하이퍼미디어 CME2)에서는 기업도 매체에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고 소비자도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Hoffman & Novak, 1996). 즉 누구나 컨텐츠의 발신자나 수신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대면커뮤니케이션의 특징과 매스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다. 대면커뮤니케이션의 형태(one-to-one)로 기업과 개인, 혹은 개인과 개인, 기업과 기업이 매체를 통해 상호작용을 할 수도 있고, 매스커뮤니케이션의 형태(one-to-many)로 동일한 메시지를 동시에 여러 사람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인기 웹사이트나 검색엔진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광고메시지를 노출시키는 배너광고는 후자의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대면커뮤니케이션이나 매스커뮤니케이션과 다른 특성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것은 인터넷만의 독특한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호작용성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광고의 효과과정은 대면 커뮤니케이션이나 매스커뮤니케이션의 효과과정과 다르게 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먼저, 인터넷광고의 효과과정은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일 대 다수의 상황에서 이뤄지는 일방향커뮤니케이션과 다르다. 웹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한 광고효과과정은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에서처럼 일방적이고 단선적이고 위계적인 과정이 아니라 사용자에 의해 선택되고 피드백되고 상호작용되는 쌍방향적이고, 비선형적인 과정이다. 웹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다수 대 다수의 상황 속에서 사용자가 주도권을 쥐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필요에 맞는 정보를 선택하는 이른바 사용자 시장(user’s market)상황이 형성되는 것이다(Kim, 1998). 교육공학자인 Giardina(1992)는 상호작용을 학습자가 주어진 학습체제와의 다양한 교류를 통하여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쌍방적, 역동적, 자기주도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으며, Bezjian-Avery, Calder와 Iacobucci(1998)는 상호작용성이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정보를 통제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였다.
어떤 사이트에 접속하고, 어떤 페이지를 열어보고, 어떤 상호작용기제에 반응하여 행동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손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웹의 상호작용성은 매체나 컨텐츠의 특성으로 정의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어떻게 이를 지각하는가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 마케팅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지각은 실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Duncan & Moriarty, 1998).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지각에 따라 사용자가 상호작용의도를 갖게 되는지, 그리고 의도에 따라 사용자가 실제상호작용행동을 하는지를 기준으로 봐야 할 것이다.
둘째,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성은 대면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성과 다르다. 많은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대면커뮤니케이션 시각에서 대면대화를 상호작용성의 표준으로 삼아서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성을 평가하였다(Walther & Burgoon, 1992). 그러나 상호작용성을 대화성으로 정의하는 것은 주관적이고 단순한 것이며(Rafaeli, 1988), 또한 비동기적(asynchronous) 커뮤니케이션을 허용하는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을 무시한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참가자가 상호작용을 할 시기와 지속시간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Ha & James, 1998). 또한 웹상에서의 상호작용은 수신자와 송신자간의 관계 외에도 사람과 메시지, 사람과 컴퓨터간에도 일어나므로(Hoffman & Novak, 1995), 대면커뮤니케이션 시각의 제한된 개념으로는 웹을 상호작용적인 광고매체로 보기 어렵다(Kim, 1998).
웹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적인 관계는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가 아니라 그들이 상호작용하는 매개 환경과의 관계이다(Steuer 1992). 이 시각에 의하면 정보와 컨텐츠는 단지 송신자에서 수신자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매개된 환경이 창출되고 경험되는 것이다”(Steuer, 1992:78). 웹사용자는 기본적으로 컴퓨터 매개 환경 속에서 광고주나 다른 사용자가 올린 컨텐츠와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웹커뮤니케이션에서 상호작용성은 컴퓨터 매개 환경과 이러한 매개 환경 속에서 전달되는 컨텐츠를 포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웹상의 상호작용성은 인간-기계 상호작용(Hoffman과 Novak, 1996)과 인간-메시지 상호작용(Cho & Leckenby, 1999)을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 볼 때 사용자의 의도대로 컨텐츠 및 시스템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즉 사용자가 원하는 유용한 컨텐츠를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입수할 수 있으며, 컨텐츠의 선택의 범위(range)가 얼마나 있는가, 그리고 시스템이 얼마나 상호작용의 속도(speed)와 조종가능성(mapping)을 제공해 주는가가 웹의 상호작용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Steuer, 1992). 따라서 이러한 웹사이트의 상호작용 메커니즘 자체가 컴퓨터 매개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Rafaeli(1988)는 상호작용성을 쌍방향(비상호작용적)커뮤니케이션, 반응적(준상호작용적)커뮤니케이션, 순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의 세 수준으로 구분하였는데, 웹사이트상의 상호작용성은 이러한 세 가지 수준을 모두 포괄한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대면커뮤니케이션에서와 같은 순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수준이 되겠지만, 현재의 기술수준(정보전송속도 및 대역폭의 제약에 따라 구현할 수 있는 정보량의 한계 등)으로는 웹사이트상의 커뮤니케이션이 순상호작용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매스미디어 광고의 일방적이고 수동적인 노출에 대비되는 이러한 웹사이트상의 쌍방향적, 혹은 반응적 커뮤니케이션도 모두 상호작용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