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론
정보처리론적 관점에 기초한 많은 소비자선택이론들에 의하면 광고는 어떤 브랜드의 이름과 특징을 소비자들에게 인지시키고 그 제품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을 형성한 후 최종구매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Assael 1987). 이런 관점에서 보면, 브랜드인지는 광고효과가 나타나는 최초의 과정이지만(Miller and Berry 1998) 구매에 직접 기여한다기보다 일차적으로 소비자의 태도변화에 기여함으로써 구매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모델로서 AIDA(Joyce 1967), 효과단계모델(Hierarchy of Effect Model) (Lavidge and Steiner 1961)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세 요소, 즉 인지, 태도, 구매행동간의 상기(上記)와 같은 단선적 인과관계에 의문을 제기한 연구결과들이 많이 제시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저관여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저관여 상황의 소비자들은 어떤 브랜드를 인지하게 되면 선호도가 형성되기 이전이라도 그 제품을 선택하게 되고 태도는 제품사용의 경험에 근거해서 이후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으며 따라서 태도가 행동을 선행하는 것이 아니라 후행한다는 것이다(Bettman and Park 1980; Hoyer and Brown 1990; Park and Lessig 1981; Keller 1993). Ray et al.(1973)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은 단순한 heuristics, 즉 브랜드인지, 가격, 패키지 등에 의해서 브랜드를 선택하고 구매후에 브랜드를 평가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이상의 논의는 상황에 따라서 구매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태도일 수도 있고 인지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구매와 태도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미 진행되었지만 인지와 행동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간 진행된 여러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들간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분석한 사례는 찾기가 쉽지 않다 (Hoyer and Brown 1990). 따라서 이 문제를 실증적이고 구체적으로 규명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본 연구는 브랜드를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가 실제 그 제품을 얼마나 구매하고 사용하고 있는지, 다시 말해 브랜드에 대한 인지와 구매간에 일치하는 정도가 얼마나 되고 이러한 일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무엇이며 각 요인들의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를 밝혀보고자 한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비자들이 브랜드인지에 근거해서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고 광고에서도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 제고를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가 소홀했기 때문이다(McMahon 1980).
브랜드인지는 상기(recall)와 재인(recognition)으로 구분되는데, 브랜드상기는 전통적으로 최초상기도 측정에서 사용되는 것과 같은 카테고리 단서(예를 들어, 맥주 중에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상표는 무엇입니까?)를 이용해서 측정한다(Hutchinson, Raman and Mantrala 1994). 상기와 재인은 각기 그 역할이 다르지만(Rossiter and Percy 1987) 이 연구의 주된 관심은 브랜드 상기, 그 중에서도 브랜드 최초상기도(top-of-mind-awareness; TOMA)가 구매에 기여하는 바에 초점을 맞추었다.
현실적으로도 많은 광고회사와 광고주가 광고효과로서 브랜드에 대한 최초상기도를 맹목적으로 중시한다(Rossiter and Percy 1985). 광고실무자들이 최초상기도를 이처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소비자가 여러 상표 중에서 특정 브랜드를 최초로 상기하게되면 그 브랜드를 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가정을 하기 때문이다.
만일 많은 광고인들이 가정하는대로 특정 브랜드에 대한 최초상기와 주사용 상표간에 일치도가 높으면 최초상기도가 그 제품의 구매와 사용에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고 최초상기도를 광고의 핵심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초상기도와 주구매브랜드 사이에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면 최초상기도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고 맹목적으로 이를 광고효과의 지표로 사용하기 보다 그 역할에 대한 일정한 한계를 인식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일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과 그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면 최초상기도를 이용해서 브랜드선택행동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가장 중요한 관심은 바로 최초상기도와 실제 구매브랜드가 얼마나 일치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즉, 어떤 상표를 최초로 떠올리는 사람이 실제로 그 브랜드를 주로 구입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 이 연구의 일차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러한 일치도가 시장의 구조, 시장점유율, 제품사용율 등의 요인들에 의해 어떠한 영향을 받는가를 알아보는 것도 이 연구의 주요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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