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5. 광고규제체계상 광고실증제의 지위 및 운용체계
1) 광고규제체계상 광고실증제의 지위
(1)미국
미국의 경우 FTC법 제5조에서는 기만적인 행위나 관행 및 불공정한 행위나 관행을 위법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근거하여 기만적 광고와 불공정광고를 규제하고 있다. 기만적인 행위나 관행을 근거로 하여 규제되는 광고는 고객을 오인시키는 허위 과장광고, 기만적인 광고, 상표의 도용 등 자기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으로 혼동시키는 혼동초래광고, 타인의 상품에 대해 허위사실을 진술하는 비방광고 등이다. 그리고 경쟁에 반하지도 않고 기만성도 인정되지 않지만 소비자에게 불공정한 사업관행에 해당하는 광고는 불공정성을 근거로 규제하고 있다. FTC는 담배규칙(Cigarette Rule)에서 ① 관행이 이전에는 반드시 위법이라 보지 않았지만, 법령 또는 보통법 등에 의하여 확립된 공공정책을 위반하는지 여부, 다시 말해서, 적어도 보통법, 법령 등에 의하여 확립된 불공정성 개념의 범위내에 있는지 여부, ② 관행이 비도덕적, 비윤리적, 가혹한가 또는 파렴치한가의 여부, ③ 관행이 소비자(또는 경쟁자나 다른 사업자)에게 상당한 피해를 주는가 여부9)를 불공정성의 세 가지 기본요소로 정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위의 ①, ③만이 고려된다. ②의 요건은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거나 공공정책에 반하기 때문이다(Cohen,1982,p.78).
불공정성을 근거로 하여 광고를 규제하게 된 것은 광고에 기만성이 있는지 여부를 문제삼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규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생명이나 신체상의 위험, 제품의 내용, 거래조건 등에 관한 적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현실 그 자체 또는 소비자의 소망, 걱정, 죄의식 등을 부당하게 악용하거나 실증되지 않은 내용을 주장하는 등의 광고주의 광고태도 그 자체를 문제삼게 되었다. 기만적인 광고에 대한 규제법리는 광고의 기능적인 면을 문제삼는 것인데 반하여 불공정광고에 대한 규제법리는 광고주의 광고태도 그 자체를 문제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FTC에 의한 광고규제체계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기만적 행위나 관행에 근거하여 허위 과장광고, 기만적인 광고 등을 규제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불공정한 행위나 관행에 근거하여 미실증(未實證)광고 등의 불공정한 광고를 규제하는 것이다.
전자는 연방거래위원회법과 ‘기만에 대한 정책 성명’및 각 분야별 산업별 가이드라인 또는 규칙 등에 의하여 규제되고 있으며, 후자는 연방거래위원회법,‘불공정성에 대한 정책성명’ 및 ‘광고실증에 관한 정책성명’등에 의하여 규제되고 있다.
광고실증제는 ‘광고실증에 관한 정책성명’에 근거하여 불공정광고로서의 미실증(未實證)광고를 규제하는 규제시스템이다. 다만 광고실증제는 허위광고, 기만적 광고 등의 규제와는 전혀 관계없이 미실증(未實證)광고만을 규제하는 완전히 독립된 규제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허위광고, 기만적 광고 등을 규제함에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는데 큰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허위광고, 기만적 광고 등의 규제에 있어서 입증책임과 관련하여 광고주가 제출한 실증자료가 허위광고 등 판단의 기초자료로서 활용됨으로써 사실의 진위여부에 대한 FTC의 입증책임을 완화해 주는 기능을 한다.
(2)우리나라
표시광고법에서는 상품 또는 용역에 관한 광고에 있어서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부당한 광고로 규정하고 이를 금지하고 있으며, 부당한 광고의 구체적인 유형으로 허위과장 광고, 기만적인 광고, 부당하게 비교하는 광고, 비방적인 광고를 규정하고 있다. 사업자 등이 부당한 표시 광고를 하였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표시광고법 제7조에 의하여 당해 위반 행위의 중지, 법 위반사실의 공표, 정정광고, 기타 위반행위의 시정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자 등이 표시광고법 제5조 제3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실증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허위로 작성한 경우 또는 실증자료가 합리적 근거로써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위원회는 당해 광고를 부당한 광고로서 표시광고법 제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시정조치를 취할 수 없다.
요컨대 표시광고법에서는 부당한 광고만을 금지하고 있을 뿐, 미실증(未實證)광고는 규제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아니하다. 이에 따라 광고실증제는 부당광고를 판단함에 있어서 자료수집 등을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서의 기능만을 가진다.허위광고, 기만적인 광고 등의 규제에 있어서 광고주가 제출한 실증자료를 기초자료로서 활용함으로써 사실의 진위 여부에 대한 FTC의 입증책임을 경감할 뿐만 아니라, 실증자료가 합리적 근거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당해 광고를 미실증(未實證)광고로서 규제하는 미국의 광고실증제와 비교할 때 광고규제체계상의 지위가 서로 상이하다.
다만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광고실증제의 도입으로 사실의 진위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이 사업자에게 전환되어 사업자 등이 적극적으로 광고내용이 진실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당해 광고가 공정거래저해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써 허위광고로서 규제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경우에도 당사자 또는 이해관계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회의에 출석하여 그 의견을 진술하거나 필요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으므로(표시광고법 제16조 제1항, 공정거래법 제52조 제2항) 사업자 등은 광고의 내용 중 사실과 관련한 사항이 진실임에 대하여 사후실증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광고실증제는 부당광고의 규제와 관련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수집 및 진실 추구기능을 돕는 보조수단으로서의 기능과 부당광고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입증책임을 완화함으로써 부당광고 규제의 신속성 및 수월성을 제고하는기능을 가진다.
2) 운용체계
(1)미국
미국의 경우, 광고주가 광고를 하기 전에 광고내용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지 않고 광고에서 특정한 주장을 하는 경우 광고주의 그러한 광고행위 및 당해 광고는 FTC법 제5조에 의하여 법위반 행위 및 관행에 해당하여 규제대상이 된다. 광고주가 법적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하여는 광고를 하기 전에 광고 내용에 대한 근거를 가지고 있을 것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미국의 광고실증제는 사전실증제이며, 그 운용체계는 다음과 같다.
① 광고주는 광고를 하기 전에 광고에서 주장할 내용에 대하여 사전에 이를 실증한다.
② FTC에서 실증자료를 요청하는 경우 당해 실증 자료를 제출한다.
③ FTC는 FTC법 제5조 (a)(1)항 위반여부, 즉 광고주가 제출한 실증자료가 광고에서 주장한 내용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되는지 여부 또는 동 자료에 기초하여 허위광고,기만적인 광고에 해당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 등을 판단한다. 미실증(未實證)광고, 허위광고 또는 기만적 광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심판을 개시한다.
④ 심판결과 미실증(未實證)광고, 허위광고 또는 기만적 광고로 판정되는 경우 당해 광고의 중지명령 또는 광고실증명령 등의 조치를 취한다.
⑤ 실증자료 등을 일반인의 열람에 제공하거나 이를 공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