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국내 광고주의 광고예산수립 부서와 방법 그리고 이상적이라고 생각되는 예산수립방법 등을 광고주의 연간매출액 수준과 산업별 구분 등과 함께 알아보았으며,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실무자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광고계가 실제 매체계획과 평가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변수들은 무엇이며, 광고캠페인의 효과측정이라고 할 수 있는 매체계획의 평가를 위해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가를 제시하였다. 또한 비히클과 메시지간의 차이에 대한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매체담당자들의 인식과 도달률에 대한 정의 그리고 광고목표 달성에 필요한 노출빈도수 결정을 위해 고려되어야 하는 마케팅, 카피, 매체적 요인 등이 모두 평균수준이라고 가정할 때, 일반적으로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는 최소와 최대 노출빈도수는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는가 등에 대하여도 광고주가 광고대행사 실무자들의 인식을 비교하여 알아보았다.
먼저 광고예산수립과 관련해서는 50%이상의 광고주가 광고예산수립을 위해 광고주의 주관적 판단이나 매출액, 지불능력, 경쟁사 광고비 등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통해 기업의 비용 관리 차원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외면한 채 특정 수치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광고예산 수립 과정에서 마케팅이나 광고 전문가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광고대행사의 참여비율이 매우 저조함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소규모 소비재산업의 경우에서만 의미있는 광고대행사 참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광고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마케팅영역의 확대와 세분화 그리고 시장경제 및 기업간 경쟁의 심화와 매체환경의 변화 등은 광고환경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적 변화는 무분별한 광고비지출로 인한 기업의 비용부담 증가와 효과측정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이어져, 오늘날 보다 효율적인 광고비지출을 위한 예산수립의 필요가 증가하고 있다. 본 조사에 참여한 144개 광고주와 84명의 광고대행사 실무자들의 60%는 현재 광고예산의 수립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으며, 사용하고 있는 예산수립방법과 관계없이 광고캠페인의 목표를 수립하고 수립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예산의 책정을 유도하는 목표과업법의 사용을 현시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예산 수립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광고대행사 실무자의 경우 81%에 이르는 매체담당자들이 목표과업법을 가장 바람직한 예산수립방법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광고 예산 수립의 과학화를 위해 많은 과제가 남아 있음과 함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과업법의 사용 역시 광고캠페인의 목표를 커뮤니케이션 목표로 전환하고 정해진 목표달성을 위해 광고예산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주관적 판단이나 매출액, 지불능력 등에 의존하는 방법들과 의미있는 차이를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광고캠페인의 목표를 수립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광고집행을 유도하는 작업은 체계화된 방법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하는데, 도달률이나 빈도수 등의 매체계획 이론의 사용은 보다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예산의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브랜드가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상황에 있고 광고캠페인의 목표가 목표소비자에게 50%의 브랜드인지도를 달성하는 것이라면, 50%인지도 달성을 위해 목표소비자가 광고캠페인 메시지에 노출되어야 하는 빈도수를 추정하여 예산수립에 이용할 수 있다. 즉 인지도 달성을 위해 필요한 목표소비자의 노출빈도가 5번 이상이라면 미디어노출 분포모델 등을 사용하여 전체 목표수용자의 50%가 5번 이상 광고메시지에 노출될 수 있는 캠페인 스케줄을 만들고 이러한 광고캠페인 스케줄에 의해 광고예산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매체계획 이론들을 이용한 광고 예산 수립을 위해서 현재 한국의 광고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는 것도 사실인데, 먼저 비히클이 아닌 광고 메시지의 정확한 시청률, 청취율, 열독률 자료가 필요하며, 캠페인에 사용된 매체와 비히클간의 노출에 대한 중복분 등을 산출하여 노출빈도에 따른 수용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미디어 노출 분포 모델과 월별 광고 효과가 소멸되고 이월되는 비율 등을 필요로 한다. 이외에도 각각의 광고목표에 대한 최적 노출 수준을 결정하는 것도 현시점에서는 어려운 문제인데, 특정 광고캠페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노출의 수준은 브랜드가 처한 마케팅요인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며, 광고캠페인 메시지의 질, 경쟁 관계 등의 요인들이 캠페인의 목표달성에 필요한 노출 수준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캠페인에 사용된 광고메시지의 질이 매우 우수하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한 노출의 수준은 낮아질 수 있다.
그러므로 각각의 커뮤니케이션 목표단계의 달성을 위해 필요한 노출수준결정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없는 현 시점에서는 각각의 목표단계에 필요한 최적의 노출수준결정을 위한 많은 부분이 실무자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판단을 위해서는 많은 영향적 요인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노출 수준의 결정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요인과 스케일(scale)의 예는 Ostrow(1982)나 Sissors와 Bumba(1996)등에 의해 제안되기도 하였다. 실무자의 판단에만 의존하지 않고 보다 객관적으로 캠페인의 목표달성에 필요한 효과노출빈도수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별로 트랙킹연구(tracking study)를 실시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후속 캠페인들의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한 노출수준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상으로 매체계획에 사용되는 용어와 이론들이 광고캠페인의 예산수립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설명하였으나, 매체계획 이론은 광고집행을 위한 예산수립과 매체계획과정뿐 아니라 광고캠페인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광고캠페인의 예산수립과 매체계획 그리고 효과측정이 마치 명확히 구분된 별개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경향도 있으나, 이러한 분야들의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집행과 평가를 위해서 매체계획 용어와 이론들이 공통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실제로 본 조사에 참여한 228명 광고인들의 50% 이상은 광고캠페인에 사용된 매체계획과 평가를 위해서 GRPs, CPRP와 함께 도달률과 빈도수 그리고 효과 도달률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빈도분포(frequency distribution)의 경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서, 한국 광고주와 광고대행사에서는 20% 미만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광고캠페인 활동에 대한 더욱 자세한 소비자노출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광고캠페인의 반복노출패턴(pattern)결정을 위해 공헌할 수 있는 빈도분포의 사용은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매체계획과 효과측정을 위해 의미있게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러한 빈도 분포의 사용 역시 노출빈도수에 따른 분포를 제시할 수 있는 미디어노출 분포모델 등의 사용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며, 모델의 부재 등으로 인한 낮은 이용도는 한국적 모델의 개발과 함께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모델이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광고집행과 평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보다 많다고 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과학적인 모델의 사용은 광고주와 광고기획자(advertising planners)들이 커뮤니케이션목표 달성을 위해 정해진 광고예산으로 더 많은 광고시간대를 구매해야 하는지, 광고메시지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에 대해 해답을 줄 수도 있으며, 모델의 사용은 광고커뮤니케이션 효과의 예측과 측정뿐만 아니라 특정 광고캠페인 활동을 위해 광고기획자 또는 매체계획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비히클을 제시해 줄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모델은 특정 광고캠페인에 사용된 개별매체들의 융합된 효과를 제시할 수도 있다. 본 조사에 의하면 국내 광고계는 특정 광고캠페인의 평가를 위해 50%미만만이 캠페인에 사용된 매체들의 합산된 효과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일반적으로 특정 광고캠페인에 사용되는 매체는 두 가지 이상이며, 광고주나 광고대행사가 원하는 광고의 효과도 텔레비전이나 신문 또는 잡지 등의 매체별로 구분된 효과가 아닌 캠페인에 사용된 매체를 모두 포함하는 합산된 효과이므로 매체간 융합을 가능케 하는 모델의 활용은 특정 광고캠페인의 효과를 전체적으로 조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매체계획 이론들을 이용한 광고예산의 수립과 매체계획 및 평가를 위해서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보다 세부적인 소비자노출정보를 제시할 수 있는 미디어노출 분포모델 등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본 조사에 참여한 228명의 광고인들 가운데 매체 계획과 평가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광고주 기업 내에 또는 담당대행사의 프로그램화된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이 53.1%에 이르고 있는 것을 볼 때,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의 광고계도 예산의 수립과 매체계획 및 평가를 위해 모델의 사용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은 본 조사에서 국내 광고대행사 매체담당자들의 90%이상이 현재의 매체계획과 평가방법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과 최근 이두희 등(1999)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조사에 참여한 광고주와 대행사의 80% 이상은 보다 정확한 광고효과조사를 위해 모델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연구자는 앞선 다른 연구논문(박현수, 1998)에서 이러한 모델의 예산수립과 효과측정에의 활용을 위한 이론적 근거(normative framework)와 많은 영향적 요인들을 고려하는 평가 방법을 제시하였으며, 궁극적으로 이러한 이론적 근거는 광고되는 브랜드나 국가에 상관없이 광고캠페인의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시작점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본 조사에 참여한 광고인들이 지적한 것과 같이 많은 과제와 연구들이 정확한 모델의 개발을 위해서 남아있으며, 계속적인 반복연구만이 이러한 이론적 근거와 모델의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광고의 효율적 집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적 변화에 발맞추어 본 연구는 광고예산의 수립과 매체계획 및 평가방법에 대한 한국광고계의 실태를 파악하였다. 물론 조사과정에서 전체 광고주와 대행사가 참여하지 못했고, 무작위 표본수집(random sampling)이 되지 못한 한계점과 함께 광고캠페인활동의 예산수립과 효과 측정을 매체계획 이론 중심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 광고산업의 성장에 비해 다소 미흡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매체계획 및 평가 분야의 중요성과 활용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가 보다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광고집행을 위한 앞으로의 연구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많은 학자들과 실무자들이 과제로 남은 문제점들을 함께 풀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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