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결과에 대한 함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브랜드 이미지와 그 핵심적 요소인 개성을 형성하는 주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광고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출발점은 광고의 크리에이티브 스타일이나 광고에 대한 태도, 광고모델, 메시지에 나타난 브랜드 포지셔닝 또는 슬로건 등이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 개성을 형성케 하는 중요한 브랜드 접촉점이라는 Aaker(1997)의 주장에 근거하고 있다. 또한 많은 학자들과 실무자들은 광고가 브랜드 개성과 이미지의 형성을 통해 브랜드 자산 가치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데에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 개성을 형성하고 있는가? 이러한 문제점에서 본 연구는 브랜드 개성의 역할과 전략적 지침에 관한 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다음의 두 가지 관점에서 그 중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첫째, 거시적 관점에서 최근의 연구는 브랜드 개성의 중요성과 유형, 측정방법, 영향요인 등 개념적이고, 방법론적인 접근에 머물러 온 것이 사실이며, 브랜드 개성을 전략적 관점에서 도출한 뒤, 어떤 과정을 거쳐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 방법이 없었다. 본 연구는 제품의 유형에 따른 브랜드 개성을 발견하고 이에 따른 지배적인 광고의 표현 요소를 찾아냄으로써 광고에 있어 브랜드 개성을 형성하는데 그 전략적 지침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도이다.
둘째, 미시적 관점에서는 광고가 브랜드 개성을 창조하는데 중요한 채널이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표현방법에 대한 실질적 아이디어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광고인들의 크리에이티브 전략은 지나치게 직관적이었으며 주관적이었다. 이와 같이 광고 크리에이티브에 있어 직관에만 의존할 경우, 장기적이고도 일관된 브랜드 캠페인 전략의 실행은 어려운 일이다. 브랜드 개성 또는 이미지는 한 순간의 번쩍이는 아이디어에 의존한 광고에 의해 형성되지 않는데, 이것은 명확한 브랜드 개성을 지니고 있는 파워 브랜드들의 광고가 오랫동안 일관되게 유지 관리되어 온 것을 되짚어본다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논문은 왜, 그리고 어떻게 브랜드 개성을 표현하는데 광고를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적인 해답을 객관적이고도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1) 브랜드 개성의 전달 채널로서의 광고
본 연구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브랜드 개성의 유형-세련, 열정, 성실, 정감-가 광고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다시 말해, 기존 연구를 통해 제품 유형별로 나타난 소비자 인식상의 지배적인 브랜드 개성 유형이 광고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살펴본 것으로, 소비자가 인식하는 브랜드 개성은 광고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논의를 실제로 증명해 보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소비자 안식상의 브랜드 개성 유형과 유사하게 광고에 있어서도 제품유형별로 지배적인 브랜드 개성 유형이 나타났다. 자동차, 컴퓨터와 같은 고관여/이성 제품은 소비자의 구매시점에 있어서 브랜드의 신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성, 고급감 등이 중요하며, 이것은 광고와 소비자 인식에 있어 모두 '세련'이라는 브랜드 개성이 가장 많이 나타난 것에 대한 타당성을 제공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치약이나 패스트푸드와 같은 저관여/이성 제품에 있어서는 '정감'이라는 브랜드 개성이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습관적인 구매와 관련되어 친근감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브랜드 개성이 '정감'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소비자의 구매시점에 있어 중요한 판단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브랜드 개성은 기업 또는 광고주가 창출한 브랜드 개성이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며, 소비자들은 그 광고를 통해 나름대로의 브랜드 개성과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고 구매와 사용으로 연결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광고를 통해 형성된 브랜드 개성은 제품의 기본적인 속성과는 별도로 소비자의 기억 속에 내재되어 있다가 구매 결정시에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광고가 소비자로의 접근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단지 광고주로부터의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고급 시계나 의류와 같은 고관여/감성 제품에 있어서 소비자들은 정서적으로 따뜻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것은 기존 연구에서 '정감'이라는 브랜드 기성이 고관여/감성 제품의 가장 지배적인 브랜드 개성 차원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광고에 있어서는 가격 요인을 바탕으로 고급감을 내세운 '세련'이라는 브랜드 개성이 지배적으로 나타났는데, 이와 같은 현상은 브랜드 개성을 통한 브랜드 와 소비자간의 관계 형성에 있어 광고가 오히려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광고는 브랜드 개성을 형성하는 데에 중요한 전략적 실행 지침이며 이를 통해 형성된 브랜드 개성과 이미지는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의 핵심 요소로 브랜드 자산 가치를 강화시킨다. 따라서 브랜드 관리자 또는 광고 기획자는 소비자로의 접근 채널로서 광고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종전의 제품의 기능이나 물리적 혜택을 전달하는 정보수단으로서의 광고가 아니라, 소비자가 자신을 표현하는 정서적 수단으로 브랜드를 인식할 수 있도록 광고의 커뮤니케이션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2) 브랜드 개성과 광고의 표현 전략
브랜드 개성이란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모든 생각, 감정, 영상, 심지어 색깔, 소리, 냄새 등을 망라하는 총체적인 브랜드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Plummer, 1985). 따라서 브랜드 개성은 자발적이거나 의도적 경로로 형성되기보다는 비자발적이며 무의식적 노력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속에 축적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기업은 목표소비자에게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이상적인 이미지 혹은 개성을 각인시키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이를 본 연구에서는 제품유형과 브랜드 개성의 유형에 따른 광고의 표현 요소를 통해 브랜드 개성의 실행 지침으로서의 구체적인 광고의 표현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통적으로 제품중심의 개성을 메시지로 한 광고는 대체로 제품의 효용적 기능(utilitarian function)을 제공하는 데 머무른 반면, 브랜드 개성은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경험적, 상징적 기능을 혜택으로-예컨대, 펩시의 '젊고' '열정적인' 개성 등-제시한다(Reynolds & Gutman, 1984). 기존 연구에서 도출된 브랜드 개성의 유형은 이처럼 제품의 효용적 기능(예컨대, 성실) 이외에도 경험적이면서(예컨대, 정감, 열정), 상징적인 특성(예컨대, 세련)을 종합적으로 지니고 있으며, 광고에서 이러한 브랜드 개성을 찾아낸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서도 브랜드 개성에 관한 광고의 역할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각각의 브랜드는 광고를 통해 이 같은 브랜드 개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실행 지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장기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위한 토대이며, 더 나아가 어느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브랜드 개성을 형성하는데 보다 객관적이며, 실질적인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에서 나타난 각각의 브랜드 개성의 유형이 광고에서 어떠한 요소를 통해 표현되고 있는가를 바탕으로 브랜드 개성의 광고 표현 전략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브랜드 개성이 수많은 제품과 연계될 때 어떻게 범주화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FCB Grid의 4가지 유형의 분류하였다. 이 같은 분류과정이 제품의 유형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점도 있지만 브랜드 개성에 관한 광고의 표현 요소를 비교적 명확하게 구별함으로써 결과의 해석에 보다 유연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브랜드 개성이 동일하다고 할지라도 제품의 유형이 다를 경우 광고의 표현요소가 다르다는 점은 각기 다른 해석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우선 브랜드 개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광고는 전체적인 분위기의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브랜드 개성을 전달하는 광고의 표현요소는 어느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광고의 전체적인 분위기(tone & manner)에 의존하며, 각각의 표현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보다 강력하고 통일된 브랜드 개성을 전달할 수 있다.
둘째, 광고의 비언어적인 요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이 비언어적이듯이 광고에서는 시각적인 이미지가 언어적 메시지를 통한 커뮤니케이션보다 인식과 기억 모두에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상황을 통해서 밝혀졌다. 본 연구에서 광고의 표현 요소로 측정된 유목 가운데 사용자 이미지, 라이프스타일, 심벌, 모델, 캐릭터, 톤 앤 매너, 컬러, 레이아웃, 편집 등은 모두 비언어적 요소이며, 이들 표현 요소들은 각각의 브랜드 개성을 담고 있었다.
셋째, 심벌과 슬로건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심벌은 브랜드를 외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일 뿐 아니라, 그 브랜드의 개성과 문화를 반영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잘 설계된 심벌은 브랜드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연상시키는데 비중 있는 역할을 한다(안광호, 이진용, 1997). 또한 심벌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창출과 기존 인식 수준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시각적 이미지를 동반하므로 배우거나 회상하기가 말보다 훨씬 쉽다. 슬로건은 브랜드 네임과 심벌을 강화시키며, 추가적인 연상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 심벌과 슬로건이 각각의 브랜드 개성을 표현하는 데 있어 고관여/이성제품에만 한정되어 있었던 점을 상기해 볼 때, 각각의 제품군에서 브랜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심벌과 슬로건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것은 장기 캠페인을 유지시켜주는 견인차 역할을 하기에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업이 지향하는 브랜드 개성 또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줄 수 있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위한 광고의 표현 요소를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본 연구의 결과, 캐릭터나 활자 등의 표현 요소가 한정적으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개성에 따른 차별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는 것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또한 각각의 표현 요소를 통해 어떻게 브랜드 개성을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기법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아주 빠른 속도로 편집된 어느 특정 브랜드의 TV-CF를 보았을 경우, '정감'이나 '성실'보다는 '열정'이라는 개성을 무의식적으로 가지게 될 것이며, 그 반대의 경우에는 '세 번'의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