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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종합적 함의 및 결론
본 연구는 표본의 제한적 성격으로 인해 지니는 한계를 다소 노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의 목적이 모든 유형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이며 세분화된 결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전술적 의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소비자의 인식 속에 존재하는 관계의 실존적 의미, 유형, 변화과정을 확인하고 향후 발전적 차원에서 재검증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이런 점에서 본 연구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안하고 약속할 수 있는 브랜드 관계와 이를 토대로 하는 장기적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개발해 가는 데 있어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는 데 있다. 특히 기업의 관점을 넘어 소비자가 인식하는 기업 또는 브랜드와 관련하여 관계설정이 지니는 의미를 파악하고 이를 전략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 연구를 통해 확인된 주요 의의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관계유형을 토대로 적용을 위한 함의를 살펴보기로 한다. 상황적 의존관계가 지배적으로 나타난 것은 의존의 경우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도 개념을 설명하며 상황의 개념은 소비자가 한 브랜드에 대해 지니는 충성도의 유연성을 의미한다. 가장 일반적인 관계유형으로 볼 수 있다. 그 밖에 신뢰친화, 자아표현, 습관적 애착, 부정적 대안관계의 유형은 비록 작은 비율로 나타났으나 Fournier(1998)의 기본유형과 유사한 맥락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관계특성의 문항을 증가시키고 오차를 조절한다면 비교적 의미 있는 유형으로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관계유형의 형성에 영향을 주는 기본요소로서의 제품범주는 다양한 관계차원을 발견하게 하는 변인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히, 제품군별로 형성되는 관계의 유형은 브랜드의 특성에 따라 소비자와 연대 가능한 모형을 제시하게 하며 관계의 강도와 방향을 설정하게 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예컨대 화재보험이나 금융브랜드에서는 우정이나 존중을 강조하는 신뢰친화의 관계를 설정한다거나 제약이나 첨단전자브랜드에서는 강한 연대를 중시하는 헌신적 파트너관계가 유용하다.
이런 의미에서, 마케팅 또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서의 관계란 소비자와 기업 또는 브랜드와의 상호작용이 축적해 낸 결과로 볼 수 있다. 기업이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와 깊은 연대를 맺고자 하는 바램은 곧 이 관계의 형성으로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자신의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약속하고 기대하는 관계의 유형이나 강도는 실제 소비자가 지니는 그것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Aaker(1997)는 브랜드 관계의 구도를 브랜드 전략의 중요한 단서로 취급하고 나아가 브랜드 아이덴티티(B.I.)의 시스템 속에서 바람직한 관계형성을 제안하고 있다. 지적한 바와 같이, 본 연구에서 도출된 소비자 - 브랜드 관계의 유형은 시장내 유통되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를 대상으로 하기에 다소 포괄적이며 추상적인 면이 없지 않다. 아마도 기업이 마케팅 전략이나 브랜드 전략에서 해야 할 차선책은 이 포괄적 관계의 차원을 전달할 수 있는 언어(executable message)로 만들고 하위요인들로 세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그림 1>). 예컨대 기업의 경영비젼, 미션, 핵심역량, 브랜드전략의 체계 등을 고려하여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형태로 조작화하고, 구체화하는 작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아직 우리 기업은 이 과정에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교사와 훈육자로서의 mentor를 소비자와의 관계로 설정하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가족을 표방하는 삼성의 관계패러다임, 존중의 대상으로 보는 새턴, SK, 해외시장에서 조언자(advisor)를 표방하는 LG-FLATRON 등은 우연한 설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관계유형을 통한 포지셔닝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문제는 소비자 - 브랜드 관계가 상호적이라는 데서 찾아야 한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그럴 듯한 관계특성을 제시하지만 과연 소비자의 인식이 소비자가 원하는 관계인가라는 데서 진정한 브랜드 관계설정의 방법론과 검증이 필요하다.
한편 관계의 유형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브랜드를 어떤 경로를 통해 인지하고 구매하며 관계를 형성하는가에 대한 브랜드 경험담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소비자 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관계변화의 과정을 통해 나타난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은 다분히 담론적 성격을 띄고 있으며 역동적인 브랜드 이야기(brand story)를 구성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브랜드를 통해 제시하는 대 고객관계를 지속적으로 추적, 그 변화과정을 관리해야 할 필요를 강조한다. 또한 브랜드의 시장진출과 관련한 전 과정을 나타내는 브랜드 수명주기(brand life cycle)에 따라 진화되어 가는 관계유형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예컨대, 신규 브랜드와 성숙된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관계의 유형은 달라야 함을 의미한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FGI를 통해 드러난 담론 속에 고객관계는 다양한 브랜드 접촉점―예컨대, 광고, PR, 기타 마케팅활동―에서 이루어짐으로 관계형성의 경로에 대한 추적 관리가 중요하다. 과거, 전통 마케팅에서는 인지, 태도, 행동의 선형적 관계를 중시한 소비자행동에 관심을 두었으나, 소비자의 다양한 브랜드 접촉점이 강조되는 360도 커뮤니케이션 시대에는 소비자의 브랜드경험을 토대로 관계형성의 세부과정을 파악해내는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번 슈미트(2000)의 경험 마케팅은 바로 이 과정을 현대 브랜드 전략의 핵심요소로 평가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평가한 관계의 진화과정은 곧 관계의 새로운 질적 차원을 규명하는 시도라 볼 수 있다. Fournier가 제시하는 관계의 질(quality)은 정체적 의미에서의 심층적 관계특성을 지적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 진화과정의 단계는 관계의 질적 수준을 역동적 차원에서 바라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고객과의 관계는 기존 브랜드는 물론이고 신규 브랜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과의 관계 및 이에 의해 구축되는 지식구조와 호감도 등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구매 이전 단계의 마케팅 활동에도 지침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브랜드와 고객과의 관계형성 및 변화에 대한 이해와 실무적인 적용은 마케팅 활동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구매가능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장기적인 고객관계 정립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게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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