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광고속의 캐릭터 ① 현대자동차 '씽씽이'

현대자동차 '씽씽이'를 이용한 캐릭터 마케팅

최준혁 / 금강기획 Atlas 국내기획팀

 

미키 마우스, 포켓몬, 키티, 둘리, 얌, 딸기…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캐릭터들은 어떻게 탄생되어 상품화 되는 것일까. 이 세상에는 수많은 캐릭터가 존재하고, 수많은 미디어가 있지만 그 속의 모든 캐릭터들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는 '상품'임과 동시에 '브랜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업체간 제품의 질적 차이가 좁아지면서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심화되어가는 지금 캐릭터는 해당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여 기업을 살려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상품과 캐릭터간의 접목에 있어서 세련된 디자인 외에 상품 제조 기술 및 홍보 전략 등 개발 이후의 전개 과정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앞으로의 기업에 있어서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될 '캐릭터 마케팅'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캐릭터 마케팅의 효과

캐릭터를 이용한 마케팅에 있어서 최대의 장점이라 한다면 역시 '그림'으로써 고객의 인지 시간을 길게 잡아 주고, 보다 정확하게 기억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더욱 기대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신상품이라도 친밀감을 유도하여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이 바로 캐릭터 마케팅이 여타 방법보다 더욱 탁월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높은 인지도, 친근감, 가독성, 새로운 부가가치 효과가 있는 캐릭터는 디자인적으로 완성되어진 형태를 사용하여, 어떤 특정 제품을 새로운 이미지로 바꾸어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 효과를 일으키게 한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있어서도 새로운 기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또는 타사 제품과의 차별화 및 신제품의 부가가치 창출 등의 수단으로 캐릭터의 힘을 빌리려는 경향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2) 캐릭터 마케팅의 성공 사례

가장 대표적 예로는 단연 '둘리'를 들 수 있겠다. 만화가 김수정에 의해 1983년 탄생한 이 '아기공룡' 캐릭터는, 당시의 어린이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으며, 그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현재까지도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친근감'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던 많은 업체들은 이러한 '둘리'의 이미지를 놓치지 않았으며, 그 결과 둘리는 '지우개'부터 '자동차(기아자동차 카니발)'에 걸친 폭넓은 제품의 캐릭터로 활용되어 제품별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을 준 바 있다.

그 외에도 적절한 캐릭터의 활용에 의해 제품이 높은 매출을 기록한 예는 적지 않다.

많은 인기를 누렸던 해태제과의 '시모나'는, 개발 당시 경쟁 상품인 '싸만코'에 항상 뒤져왔지만, 광고에서 도널드 캐릭터를 차용한 이후 판매율에서 '싸만코'를 넘어선 바 있으며, 1999년 상반기 히트 상품으로 선정되었던 삼립식품의 '국진이빵'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개그맨 김국진의 캐릭터를 활용, 당초 예상치이던 1년 60억원을 훨씬 뛰어넘어 출시 6개월 만에 200억원이라는 경이적인 매출을 기록하였다.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캐릭터 마케팅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 제품마다 특성에 맞는 캐릭터를 자체 제작하여 마케팅에 활용해 왔던 캘로그사는 그 영향으로 현재 전 세계 시리얼 시장의 40%를 점유하는데 성공했다. '켈로그'의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캐릭터를 이용해 제품을 홍보하는 방법이 외국에서는 이미 정착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3) 현대자동차 '씽씽이'의 캐릭터 마케팅

그렇다면 No.1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의 캐릭터 마케팅을 통한 기업 PR은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보도록 하자.

1996년 현대자동차는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고, 일류 기업으로서 이윤의 사회 환원과 책임 의식의 발로로 일반적인 상업광고의 홍수 속에 장래 나라의 희망이 되는 아이들이 순수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어린이용 TV 홍보물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그것이 현재 7년 간 꾸준히 방영되고 있는(IMF 기간 잠시 제외) 현대자동차의 만화 캐릭터 '씽씽이'이다.

처음 씽씽이의 제작 의도는 방학 기간 동안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제작물로, 어떤 메시지나 내용 전달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순수 창작물의 형태로 가기로 하고, 아이디어의 기본 골격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권선징악'의 형태를 따르기도 했다. 씽씽이의 중심을 이루는 캐릭터는 '씽씽이'와 '나쁜 늑돌이', '약한 아기새'로, 아이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쪽으로 디자인 되었다.

전체적인 애니메이션 톤은 셀, 3D 애니메이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등 여러 가지 안이 있었으나 주 시청층인 아이들의 눈높이와 내용, 표현과 제작기간 비용 등을 고려하여 셀 애니메이션 방식이 채택되었다. 두 달 여의 제작 기간 동안 3,000여 장의 셀과 수많은 이들의 노력 끝에 '씽씽이'는 완성되었고 브라운관을 통해 아이들에게 전달되었다. 이후 방송이 계속 되면서 아이들에게 쉬운 멜로디의 씽씽이 CM송과 상업성을 배제한 영상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회적으로도 유치원생들의 교육 자료에서부터 대학생들의 응원가로 활용되는 등 예상 보다 더 큰 흡족한 결과에 관계자들은 쾌재를 불렀다.


1차 방송의 좋은 결과로 인해, 씽씽이는 그 해 겨울 방학에 바로 2차 방송이 나가게 되었고, 더불어 현대 자동차의 '새해 인사'도 대신해, 그룹 홍보 차원에서도 아주 중요한 존재로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보여 주었다.

가장 최근에 소개된 씽씽이는 위기에 빠진 아기 돼지를 구하는 씽씽이가 'MOZEN(네비게이션, 교통정보 등의 텔레메틱스 시스템을 일컫는 말)'을 이용, 위치 추적을 하여 '악의 축'인 늑돌이를 응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권선 징악과 MOZEN의 홍보, 현대자동차 기업의 친근감이 잘 살아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씽씽이에 나오는 세 캐릭터들은 복장과 각 상황에 맞는 캐릭터의 다양한 변신 등으로 아이들의 상상력과 지능 개발에 도움을 주었고, 주제의 선정에 있어서는 공공질서, 교통 안전, 준법 의식 고취, 자연 보호 등의 계몽적인 내용의 시대 상황에 맞는 선택으로 어린이 계몽에 노력을 기울였다. 작품의 색감에 있어서도 미국 애니메이션의 기준에 따라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Red' 컬러를 배제하고 'Orange', 'Yellow' 등 의 컬러를 배치함으로써 어린이 정서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노력이 씽씽이 곳곳에 묻어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씽씽이의 등장 인물 캐릭터들은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후 발매된 씽씽이 캐릭터 지우개 및 연필, 노트 등은 적지 않은 판매고를 올렸다.


(4) 앞으로의 씽씽이 캐릭터 활용 방법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사회적으로 호평을 받은 '씽씽이'였지만 보다 성공적인 '캐릭터 마케팅' 사례로 기록되기 위해서는 아직 개선 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더욱 어린이들에게 친숙히 다가서기 위해서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을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겠다.

일단, '단계별 실행 프로그램' 쪽에서 보자면 씽씽이의 인지도 제고를 위해 주요 타깃층인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컴퓨터, 놀이 공원, 축구 및 야구장 등의 다양한 매체 개발 및 이벤트 사업을 하는 프로그램과 교통 박물관 및 자동차 공장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에게 상품 증정 등을 통해 기업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1) 현대자동차 홈페이지나 어린이들의 포털 사이트에 배너 광고 혹은 스크린 세이버 등의 다운로드 메뉴를 만들거나 각종 포털 사이트에 씽씽이 아바타를 제공하는 방식

2) 롯데월드 및 에버랜드 등 어린이들의 호응도가 높은 공원의 인기 놀이 기구 및 자동차 관련 놀이 기구에 씽씽이의 명칭 혹은 캐릭터를 집중시키는 방식

3) 축구장이나 야구장에는 전후반 경기 10분전에 골이 들어가거나 '씽씽이존'을 만들어 그곳에 타구가 맞는다던지 그 위로 홈런 타구가 날아가면 해당 선수에게 상금을 주고 그 중에 몇 %를 불우 이웃 돕기 성금에 기부하는 방식

그와 연계 되어 전개될 '지속적 실행 프로그램'에는 인터넷의 다양한 컨텐츠를 이용하여 어린이들에게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One Source·Multi Use'로써 씽씽이가 갖고 있는 상품성을 적극적으로 활용, 미래 고객의 잠재적 가치와 기업 인지도를 높이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외 어린이 대상 홍보 영화, 공장 견학용 홍보 자료, 보다 다양한 캐릭터 상품 개발 및 로고 디자인을 통한 Brand Value 극대화와 어린이용 카시트 등 전용 상품 개발 등으로 프로그램 갈래의 폭을 넓혀 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어린이들의 사랑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각각의 시리즈의 일시적인 기획이 당시의 시대상황을 반영하여 재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계몽과 교육이라는 다른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1년 단위 또는 2~3편의 동시 기획을 통해 일관된 메시지 전달을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