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광고속의 캐릭터 ④ 크라운제과 미인블랙 캐릭터 5총사

미인블랙 with 다섯 캐릭터

경유선 / 기획3그룹

4월 14일, 미인블랙으로 사랑을 예약하세요~

솔로들이 눈물 젖은 자장면을 먹는다는 블랙데이,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미인블랙이 나섰다. 행운과 사랑을 가져오는 미인블랙의 2차 캠페인의 목적은 블랙데이를 사수하는 것이었다. 젊은이들 사이에 유난히 발달한 데이문화 중 유독 색다른 날이 블랙데이였고, 검은 음식을 먹는다는 점도 미인블랙과 일맥상통이었다. 하지만, 우리 크라운제과 전담팀이 몇 달을 새벽의 정기를 받아가며 만들어낸 브랜드 미인블랙이 자장면과 같다면 곤란하지 않은가? 그리하여 '소비자에게 행복한 기억을 주어라!'는 명제 아래, 블랙데이에 쿨하고 매력적인 솔로끼리 사랑을 이룰 수 있도록 행운을 담아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앗! 그러면 2차 광고에는 드디어 사람이 모델로 나오나요? 외로운 솔로끼리의 사랑이라구요? 그렇다면 이번 TV-CM의 남녀 주인공은 누구죠? 어느 정도 블랙데이 트렌드의 변화를 기대한다면 타깃 연령대의 영향력 있는 남녀가 주인공인가요? 빅모델?

Oh, No!

미인블랙의 블랙데이 캠페인도 런칭 캠페인과 같이 온통 검은 배경에 하얀 실선으로 처리한 애니메이션이다. 모델 교체가 있었고, 예상대로 남녀이지만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면? 역시 캐릭터이다. 런칭 커뮤니케이션의 블래키와 콩은 잠시 휴식 중이고, 이번 블랙데이 캐릭터는 매력적인 깜녀 카미와 멋쟁이 솔로남 캠이다. 1차 TV-CM과 동일한 방식의 애니케이션 캐릭터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강화시키고, 미인블랙 브랜드의 이미지를 통일시켰다.

전지현, 송혜교, 장동건… 그들의 주가는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당연지사, 우리에게는 시각적 즐거움을, 광고주에게는 심리적 만족감과 함께 대개는 금전적 즐거움까지 선사하니 그 대가가 어련할까. 하지만, 적지 않은 광고주들이 소위 빅모델이라 불리우는 그들을 외면하는 것은, 만가지 장점을 제쳐두고도 간과하지 못할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잠시 시장을 보자. 현대의 시장은 정보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경영·경제 환경의 다변화로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 차이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데, 브랜드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는 점과 소비자의 욕구가 진화했다는 점이다. 한 산업군 내에서 다수의 기업들이 만들어 내는 제품의 질적 차이가 거의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의 소비욕구는 진화하게 되었다. 즉, 과거 더 나은 품질의 제품을 가지는 것이 소비의 목적이었다면, 현대 소비자들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을 가지는 것이 소비의 목적이다. 그리하여 현대 시장에서는 제품 자체보다 제품이 소비자에게 주는 총체적 연상이미지, 즉 브랜드가 소비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었고 마케팅에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브랜드의 유니크한 이미지를 형성·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가장 명확한 방법이 바로 모델이다. 현대 광고에서의 모델이란, 브랜드의 총체적 이미지를 대변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빅모델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단일 브랜드만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주유소를 광고하던 모델이 점심 때는 주부들에게 카드 광고를 하고 있으니, 모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연상하는 소비자들로서는 인지부조화를 겪게 마련이다. 이러한 경우를 막기 위해, 미국의 화장품기업인 에스티로더는 그들의 모델인 엘리자베스 헐리에게 다른 기업과의 광고예약은 하지 않는 조건으로 연간 100만 달러의 모델료를 지불했다. 덕분에 전세계의 여성들은 '에스티로더=엘리자베스 헐리'라는 공식을 마음 속 깊이 새기게 되었다. 그러나 에스티로더의 경우와 같이 수십억 원에 이르는 모델료를 지불할 기업이 몇 안된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브랜드만을 대변하지 못하는 빅모델은 '빛 좋은 개살구'이다.

캐릭터 광고의 장점

캐릭터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등장하여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독자적인 상징체이다. 브랜드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며, 해당브랜드의 모델 역할을 수행한다. 즉, 캐릭터의 탄생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의 시각화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그만큼 브랜드 이미지를 잘 나타내 준다. 또한, 본질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상징성, 차별성, 독창성 외에도 비일상적인 것에 대한 만족감, 오락성, 문화성 등으로 쉽게 차별화되고 친근감이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과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이 정도면 빅모델 물러가라 할 정도의 모델 파워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과거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그 툴로서 캐릭터를 사용해 왔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였다.

구매심리 과정을 요약한 AIDMA법칙을 보자. "Attention(주의) - Interest(흥미) - Desire(욕구) - Memory(기억) - Action(행동)"이다. 주의를 끌고, 흥미를 느끼게 하고, 욕구를 일게 하고, 마음에 새겨 두었다가 결국 구매를 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의 사용은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위에서 언급한 캐릭터의 본질적 특성은 각 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결과적으로 최종 단계인 Action의 효과는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구매심리가 극대화된다는 말은, 우리의 입장에서는 성공 캠페인의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이다.

장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툴로써 성공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치토스의 체스터나 켈로그의 토니가 그 예이다. 또한 체스터의 경우 브랜드 캐릭터로서 모델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을 뿐 아니라, 사은품 및 캐릭터 상품으로 응용되어 다양한 캐릭터 활용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활약하기도 했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여 정체된 제과시장의 볼륨을 늘이고자 새로움으로 똘똘 뭉친 브랜드 미인블랙을 런칭하였다. 소기의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색다른 과자임을 소구할 강력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툴이 필요했다. 그래서 캐릭터였다. 게다가 미인블랙의 브랜드 컨셉인 블랙컬러가 주는 색다름은 캐릭터가 주는 팬시성과도 잘 맞아 캐릭터 개발에 동기부여가 되었다. 블랙이 주는 색다른 즐거움이라는 감성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데도 캐릭터가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캐릭터 개발에 앞서, FGI를 통하여 브랜드 타깃인 20대 성향을 파악하고, 개발된 캐릭터 시안에 대한 수용도를 파악하였다. 그리하여 5명의 미인블랙 캐릭터가 완성되었다.

미인블랙 캐릭터 5총사, 블랙데이를 만나다

잠깐, 미인블랙의 캐릭터를 소개하면, 우선 런칭 캠페인의 주인공이었던 블래키는 개구장이 5살 남자아이.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말썽꾸러기이며, 취미는 애완공룡인 콩 골려먹기이다. 하지만 콩과는 둘도 없이 소중한 사이라고. 그렇다면 애완 공룡인 콩은? 콩은 블래키가 갓난아기일 때 어딘가에서 주워온 알에서 태어난 정체불명의 공룡으로 블래키와는 찰떡궁합 단짝 친구이다. 때때로는 장난에 삐지기도 하지만 늘 블래키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주는 둘도 없는 의리파 친구이기도 하다. 블래키처럼 장난끼가 많이 기발하고 다양한 놀이를 개발해내는 아이디어 공룡이다. '미인블랙' 과자를 가장 좋아하고, '악어 닮았다'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고 한다.

블래키의 동생 캄짱.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모두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2살배기 여자아이이다. 자신은 잘 모르지만 엄청난 괴력을 갖고 있어 무거운 바위도 아무렇지 않게 들고, 콩도 장난감 다루듯 한다. 혼자서도 잘 놀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낙천적인 성격이다. 마지막으로 카미와 캠.

이들이 바로 미인블랙 블랙데이 커뮤니케이션의 주인공들이다. 카미는 요조숙녀, 캠은 가슴이 넓은 남자. 각각 솔로였지만, 블랙데이에 미인블랙을 먹고 커플로 사랑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이렇듯 미인블랙의 다섯 캐릭터에게는 모두 성격이 부여되어 있다. 단순히 패키지 위에 얹혀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광고모델로서, 또 마케팅 툴로써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 블래키와 콩의 런칭 TV-CM 이후 미인블랙은 출시 100일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공적인 런칭으로 브랜드를 알리는데 성공하였다. 성공적인 런칭으로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 미인블랙의 브랜드를 남겼다. 이제 블랙데이 카미와 캠의 러브스토리가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행운과 사랑의 과자 미인블랙을 남길 수 있을 것인지, 내년 블랙데이에는 자장면을 먹는 사람들보다 미인블랙을 주고 받는 젊은이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