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독립신문 영문판은 1897년 1월 1일부터 한글판과 분리하면서 광고료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한편 한글판 독립신문은 1899넌 6일 1일부터 영국인 엠버얼리(H. Emberley)가 경영을 맡았는데 이때 광고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글과 함께 광고요금도 밝혔다. 이 글은 누구든지 무슨 영업이나 상업 또는 공업을 하려면 첫째로 그 사업에 대해 세상사람들이 알아야 그 사무가 날로 더욱 흥왕하여 이익이 불어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광고의 효력을 거대한 증기선이나 증기기관차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증기기관에 비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광고론' 이라 할 수 있는 글은 다음과 같다
"무론 아모던지 무삼 영업이나 상업이나 공업이나 하랴하면 세계가 다 알아야 그 사무가 날로 더욱 흥왕하여 이익이 불어 나는 것이요, 만일 세계에서 누가 무슨 사업을 하는지 널리 알지 못할진대 그 사업이 어찌 흥왕하기를 바라리오.
그러한즉 광고라 하는 것은 비유컨대 기계와 같이 증기의 힘을 입어 저절로 돌아가는 것이니, 대범 증기라 하는 것은 그릇 속에다 물을 붓고 그 밑에다가 불을 때면 그 그릇 속에 있는 물이 끓어 김이 오르면 그 김 기운에 큰 화륜선의 기계가 모두 운동하야 몇만리 바다에 사람의 힘을 들이지 않고 임의로 내왕하며 화륜거도 또한 이 김 기운으로 몇만리 육지를 운동하여 다니는 것이요, 또 아무리 큰 기계라도 모두 이 김 기운으로 돌아가는 법이니 광고도 또한 범면사업의 증기와 일체라.
이러한고로 광고가 제반 사업의 흥왕하는데 대단히 관계가 있으니 사방 첨군자는 아무 사업을 하던지 먼저 본 신문사에 와서 광고를 내시오."14)
독립신문은 또 광고는 돈을 받고 내는 것이지만 기사는 칭찬하는 내용이든 비판하는 내용이든 돈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사실도 계몽했다.
1597넌 2일 4일부터 3월 4일까지는 지방에서 돈을 보내오면서 기사를 청탁한 사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경향에 여러 사람들은 자세히 보오. 신문에 물건 상관으로 광고하는 것은 어느 나라 신문이든지 공전을 받거니와 그 외에는 신문에 낼만한 말은 일푼오리도 아니 받거늘 근일에 해주 백성이 동전 두푼과 포천 백성이 동전 두푼을 편지 속에 넣어 자기 고을 일을 인연하야 신문에 내어 달라고하였기로‥‥"15)
3) 매일신문, 대국신문, 황성신문의 광고료
독립 신문은 우리나라 언론사에 있어서 많은 공적을 남겼지만 신문을 독립된 기업으로 경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주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신문경영의 큰 수입원이 광고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신문이 창간된 뒤에 여러 민간신문이 나오게 된 것도 외부의 재정지원 없이 구독료와 광고료를 가지고 신문을 발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독립신문이 창간된 다음 해인 1897년에는 두 개의 기독교 계통 주간신문이 창간되었다. 미국 감리교의(죠션크리스도인회보) (발행인 : 아펜젤러, H. Appenzeller)와 장로교의(그리스도신문) (발행인 : 언더우드, H. G. Underwood)이 그것이다. 이 두 신문에도 많은 양은 아니지만 광고는 실렸다.
1598년에는 한국인이 발행하는 일간지가 세 개나 창간되었다. 배재학당의 학생회인 협성회가 발행하는 매일신문(4월 9일), 이종일의 대국신문(8월 10일) 그리고 고금제(股金制) 합자회사인 황성신문(9월 5일)이 연달아 창간되었다. 이보다 먼저 창간된 독립신문과 일인들이 발행한 한성신보(1895년 2일)도 발행되고 있어서 1898년에는 우리나라에도 언론계가 형성되었다.
광고도 다양한 모습을 띠었다. 새로 나온 신문 가운데 대국신문은 1898년 10월 18일자에 광고에 관해 언급한 논설을 실었다. 이 논설은 상업을 흥왕할 것을 강조한 내용이었는데 외국 여러나라와 통상하기전까지는 싫더라도 육주비전을 찾아가 물건을 공지만 외국과 통상한 후로는 외국물품을 사려는 경향이 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국내의 상업이 쇠잔한 이유는 우리나라 상인이 거짓말로 고객을 속이기 때문이다. 외국의 점잖은 상인들은 상품값을 미리 정하여 놓고 신문에 광고를 내고 있다. 우리도 상거래에 거짓말을 없애고 물건의 값을 정하여 신문에 광고를 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들 초창기 신문에는 광고가 아주 적었다. 한 호에 겨우 한 두 건밖에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대국신문은 창간호에 다음과 같이 광고료를 밝혔다.
"본 신문에 누구든지 광고를 내시려 하면 줄수로 쳐서 한달 내는데 매줄에 오십전씩이오. 다섯 줄이 넘으면 매줄에 사십오전씩이오. 한번만 내는데는 줄수를 불계(不計)하고 합하여 오십전만 받을 터이오."
이를 정리하여 표를 만들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나타나는 불합리한 점은 1회 광고가 행수를 계산하지 않고 50전으로 균일하게 책정되었다는 사실이다. 행수를 계산하지 않는다면 줄과 두 줄짜리 광고에서 4분의 1 페이지 또는 그 이상의 지면을 차지하는 광고까지를 통틀어 같은 값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무리하게 지면을 요구하는 광고주가 없다는 전제하에 이와 같은 광고요금체계를 만들었겠으나 오늘날은 이러한 불합리한 광고체계를 시행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매일신문도 뎨국신문처럼 1회광고는 행수 관계없이 50전이었는데 다음과 같이 광고료를 책정하였다
황성신문은 창간 이듬해인 1899년 4월 17일자부터 매호 "본사고백"란에 사장 남관억과 총무원 나륜연의 명의로 다음과 같이 광고료를 밝히고 있다
"광고비는 본 신문 발행하는 4호활자로 매행에 엽 3전을 취하는데 행의 다소와 기의 장단에 가감이 유하니 본사에 궁왕(躬枉)하야 면의하시압"
본문활자로 계산하여 1행당 엽적으로 3전을 받는데 광고의 스페이스와게재 회수에 따라 요금을 할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립신문 이후의 민간신문들이 이와같이 광고를 게재하였으나 광고료 수입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황성신문의 경우 1면이 4단계였는데 1단은 본문 4호활자로 33행이었다. 한 페이지의 광고료는 다음과 같이 계산하면 4O8전이 된다.
1단 34행×4단=1페이지 총 136행 136행×3전=408전
황성신문은 전체 지면 4페이지 가운데 1페이지 반 정도가 광고였으므로 호당 광고료 수입은 600전 정도로 추정해 볼 수가 있다. 광고료와 구독료를 비교해 보면 어떤 비율이 될까.
당시 황성신문의 구독료는 한부에는 엽전 5푼이고 1개일 구독료는 1량2전 이었다. 발행부수는 시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대락 3천부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독료 가운데는 보급소의 배달원들에게 주는 돈이 약 25%정도였다. 이는 1900년 5월 30일자 뎨국신문의 다음 논설에서 짐작할 수가 있다.
"신문값 걷어 들이는 것을 말하게드면 신문 일삭조 십오전 내에 신문 분전(分傳)하는 사람의 월급을 신문 보는 친구 매명 하에 사건을 제급한 즉 남는 것이 십일전인데 매월 이십 육칠장에 분배하면 본사 수입되는 것이 신문 한장에 엽전 두푼씩 밖에 지나지 못하나니 어찌 백지 한장값이 된다 하리오"
대국신문은 월 구독료 15전 가운데서 보급소의 배달원 급료로 4전을 제하고 본사에는 11전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약 27%를 보급소에서 제하는 셈이다.16) 황성신문은 1개월의 구독료가 1량 2전이었으므로 1개월 구독료 가운데서 25%정도를 보급소 몫으로 떼고나면 신문사 수입으로는 9전이 남게된다. 한 부에 9전씩 신문사로 들어오는 신문의 3천부에 대한 구독료 수입은 매호당 2천 7백전인 셈이다. 이 가운데는 미수금도 많았으므로 실지수입은 휠씬 떨어졌으나 계산상으로는 이와같이 되는 것이다.
광고료가 6백 전인데 비해 구독료가 2천 7백 전이라면 전체 수입에서 광고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22% 정도였던 셈이다. 그러므로 황성 ·대국 양 신문은 외 형상으로는 광고가 상당히 늘어난 이후에도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논설을 여러 차례 싣고 있다.17)
4) 의약품 광고와 세일 광고
독립신문보다 늦게 출발하였지만 일간지로는 최초였던 매일신문에는 광고가 많이 실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제약광고가 실렸다.
"이틀거리 학질에 유명이 신효한 보화단이라 하는 약을 철물교 아래 남편 첫골목 들어서서 위생관이라고 괘패한 집에서 발매하고 다른 병에 쓰는 약도 만이 있사오니 사방에 병 있는 이들은 찾아 오시오."18)
당시 신문 문장이 길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광고문장도 길다란 단 한 문장으로 되어있다. 내용을 현대식으로 요약하면 위생관이라 간판이 걸린 철물교 아래 약방에서 보화단이라는 학질약을 비롯한 각종 약품을 판다는 선전이다.
의약품의 광고는 한말 최대의 광고주였다. 의약품광고는 초기만이 아니라 전파광고가 발달한 오늘날까지 가장 큰 광고원이 되었다. 그만큼 상품으로서 제약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초기 신문의 약광고 가운데 하나를 골라본다.
"인청항 룡골 개풍국에 신효한 안약이 있는데 노인이라도 항상 시험한즉 어둡던 눈도 다시 밝고, 소년이 항상 시험한즉 눈이 늙지 않고, 또 예맥도 벗어지고 안채가 나고 눈물도 흐르지 아니하오니 사방 첨군자는 사다가 시험하오."19)
광고에는 과장이 있는 법이지만 이 약광고도 노인의 어둡던 눈이 다시 밝아진다는 부분은 과장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겠다. 국내 의약품 광고주 가운데는 이응선의 종로 화평당대약수본포와 이경봉의 남대문 제생당약고이 최대의 광고주였다.
화평당은 팔보단이라는 건위 소화제를 제조하던 제약회사였는데 "화평당은 약업계의 광채요 팔보단은 세계인의 신약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1910년에 낸 화평당의 광고에는 무려 29종의 다양한 약이 열거되어 있는데 약의 이름이 '단', '수', '환', '산', '정' 등으로 보아 그 형태를 짐작할 수 있으며 '일제', '일첩' 그리고 '일주분', '십일분', '일월분'에 얼마라는 정확한 가격과 양을 제시하고 있다.20)
제생당약방을 경영한 이경봉은 청심보명단과 함깨 삼용대보원의 특허를 얻었을 뿐 아니라 초기 우리나라 광고 발달에 크게 기여한 선각자이기도 했다. 제생당은 또 우리나라 최초의 의약 전문지(중외의약신보)를 발행하였다. 이 신문은 1909년 8일 25일에 일간으로 창간하였는데 주필은 육군 군의였던 장기선가 맡았다. 창간 당시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광고를 보면 이 신문은 다음과 같이 영업부에 '광고부'까지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 본보에 광고코저 하시는 금위는 본사 영업부내 광고부 주임과 면의하시압"
이렇게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의약전문지는 남대문 근처에 있던 칭심보명 단이란 인기 있는 소화제 본포의 재정적 됫받침으로 창간되어 일제치하까지 장기간 꾸준히 발간되었다. 이경봉은 광고술에 남다른 재치를 보인 사람이다. 청심보명단을 육군 군의 김수현이 실험 제조했고 역시 군의인 장기무가 유효함을 증명했다고 선전하여 약의 신뢰도를 높인 것은 당시로서는 새로운 광고 아이디어였다.
1909년 11일부터는 "화담 지해하고 순기소체하며 수토불복에 기효가 유한 천하제일영묘지각"라는 케치프레이즈 아래 광고 문안도 주고 받는 부드러운 대화체를 사용하여 흥미를 돋구었다.21)
초기 신문에도 여러 종류의 광고가 등장하면서 세일 광고에 해당하는 광고도 나타났다. 1897년 4월 8일가 그리스도신문에는 다음과 같은 광고가 실렸다.
"력무 양복전 서울 일본 새 영사관 앞
우리 전방을 시작한지가 벌써 마참 일년을 지났더니 그 동안 여러분의 적지 아닌 덕으로 일월로 변화하게 되어 불승 감사 하온지라. 그런고로 일주 세치(細緻)하라 하고 양력 이달 초닷새날부터 내월 스무 닷세날 까지 물건보다 값의 십분의 일을 감하고 다과를 관계 아니하고 헐하게 팔려 하오니 더욱 사랑하시고 사시기를 천만 바라옵나이다. 각색, 봄, 여름 양복들을 파암."
일인이 광고주일것으로 여겨지는 양복점 일주년 기념 사은 할인판매이다. 세일광고는 독립신문에도 게재되었다. 앞에 소개한 독립신문 창간호 광고 가운데 하나인 '가메야회사' 폐업 세일 광고는 다음과 같다.
"정동 가메야 회사에서 쉬이 장사를 그치고 본국으로 돌아갈 테인데 어떤 물건을 싸게 팔고 속히 철점하기를 경영하니 누구시든지 각색 외국 물건을 싸게 사고 싶은 이는 가케야로 와서 속히 다 팔리기전에 가시오."22)
다음 페이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