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쇄도한 외국 상품은 외국인 상사가 직접 한국인을 상대로 판매하기도 하였으나 한국 상인이 그것을 대량 구매하고 도시나 농촌의 최종 소비자들을 상대로 산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와 개항지에는 근대적인 화폐유통도 활발해지기 시작하였다. 전통적 사회의 근대 공장 제품이 침투하게 되자 서민층의 기호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으며 전통시장의 유통조직도 바뀌기 시작하였다.26)
광고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예민하게 반영하였고 한편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촉진하는 매체이기도 하였다.
민간신문에 처음으로 실린 것은 황성신문이었는데 1899년 11월 14일자에 영국 브루너모튼획사의 표백제 소다 광고였다.
또 담배광고도 그림을 곁들여서 당시로는 화려하게 게재되었다. 이러한 외국 상품에 비해서 한국인들의 광고는 황성신문의 독자투고 논설이 지적하였듯이 유치한 것들이 많았다. 좋은 물건을 선전하여 많이 팔려는 것은 별로 없고 사소한 분실광고 따위가 많았다.
"생의 누대(累代) 선산이 북서 잔다리에 있는데 지손 장효선이 본디 난봉으로 무실무과 한자라. 어떤 놈들이 꾀여서 생의 고조산뢰 후 오륙보 거지를 사서 입장(入葬)한다하니 만일 그럴 지경이면 송사도 하려니와 즉각 굴이(掘移)할 터이니 누구든지 돈주고 욕 보지 말라고 빙신차로 광고하오. 모화판 장영율 고백."27)
"본인의 조카 태식을 다리고 있더니 조카가 부량하야 본인의 가권(家券)과 전답 문권을 가지고 나갔으니 무론 내 외국인하고 전집하고 돈 주시지 마시오. 김명환 고백."28)
그러나 한국인들의 광고라 하여 모두 저속한 것은 아니었다. 점차 제약광고, 학교와 강습소의 학생모집광고, 인쇄소와 서적광고 등이 늘었다. 광고가 늘어나면서 광고기법도 개발되었다. 캐치프레이즈의 글자를 한 자만 뒤집어 관심을 끈다든지 광고문안 전체를 옆으로 눕히는 방법 또는 담배광고의 경우 여러가지 종류를 번갈아 가며 내는 계속광고수법 등이 등장하였다.
2) 대한매일신보의 광고
러일전쟁 직후인 1904년 7월 18일에 창간된 대한매일신보는 우리나라 언론사에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는 신문이다. 영국인 설(Ernest thomas Bethell)이 발행인이었던 이 신문은 그 꿋꿋한 항일 논조로 최대의 발행부수를 자랑했지만 광고도 그물량이 최대였다. 이 신문은 창간 당시 발행면수 6면 가운데 1면에서 4면까지 영문이었고 5면과 6면은 한글이었는데 영문판인 Korea Daily News는 1면을 모두 광고로 채웠다. 이는 당시 영국신문의 제작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듬 해인 1905년 8월 11일에는 한글판과 영문판을 독립시켜 두 개의 신문으로 발행하였다. 이 때부터는 국한문을 혼용하였고 1970년 5월 23일에는 또 다시 한글판을 따로 창간하여 배설은 국한문, 한글, 영문의 3개 신문을 동시에 발행하게 되었다.
대한매일신보는 1904년에는 1905년 사이에는 영문(4면)과 한글(2면)을 동시에 발행하였는데 이 때의 광고는 매호당 평균 38개 정도가 실렸다. 독립신문시대에 비해서 지면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광고의 물량이 훨씬 많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제와 사회 전반의 구조가 그만큼 변화한 것이다.
또 한글판에는 1907년 5월부터 1910년 8월까지 10,651개의 광고가 실렸는데 평균으로는 매호당 11.8개 꼴이다. 국한문 혼용은 1905년 8일 11일부터 1910년 8월 28일까지 사이에 모두 31,189개의 광고로 매호당 평균으로는 21.7개나 되어 광고의 양과 종류가 매우 다양해졌음을 말해준다.29) 독립신문과 비교해 볼때 외국광고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국내광고가 늘어났으며, 업종으로는 보험업(The Standard Life Assurance Co. 등)을 비롯하여 선박과 철도화물이 등장하였으며 최대의 광고주로는 제생당의 청심보명단과 화평당의 팔보단 같은 제약광고와 외국산 담배광고도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