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시장의 개방효과에 대한 실증분석:외국방송광고주 시장을 중심으로
한홍렬(한양대 경제학부 조교수)
본 연구는 광고시장의 개방효과를 외국광고주들의 국내외 광고회사 선택경향과 시장점유율 결정 요인의 실증분석을 주제로 하고 있다. 우선 이론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광고회사가 재벌의 구성요소로써 계열화되어 있는 산업조직적 특성이 갖는 의미와 광고시장 개방이 여타 제품시장에 대하여 갖는 효과 등을 분석한다. 실증적 분석의 결과로는 첫째, 외국광고주들은 국내 광고회사보다 외국계 광고회사를 선택하는 강한 경향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외국광고회사의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외국 광고주 시장에 대한 점유율의 결정에 있어서 국내시장에 대한 매출과 비계열 신탁의 비율이 매우 큰 요인으로 작용함이 발견되었다. 반면, 인적자본 요소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못하며 오히려 예측과 반대의 방향으로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음이 분석되었는데 이는 광고산업이 나타내고 있는 특유의 영세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셋째, 계열 신탁비율이 높은 경우 대체로 높은 제작비의 증가와 일정한 관계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광고주와 광고회사의 계열화가 낳은 생산의 비효율성을 간접적으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상과 같은 분석결과는 우리나라 광고시장과 관련한 통상현안이 단순한 국경장벽의 철폐에서 나아가 향후 광고산업으 대내개방, 즉 경쟁정책적 측면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며, 이 경우 외구계 광고회사들은 현재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국내 광고시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게 해준다.
1. 서론
우리나라 광고산업은 1980년대 이후 본격적인 시장개방을 추진하였으며 91년1월 외국광고회사의 진출이 완전히 자유화되었다. 직접투자의 자유화형식으로 개방된 광고산업은 서비스분야에 있어서 가장 먼저 개방된 분야이며 따라서 그 경제적 효과에 대하여 관심의 초점이 모아져 왔다. 광고시장의 개방은 광고산업의 조직적 측면, 산업내 기업들의 행태, 국내외 광고회사의 성과 그리고 여타 상품 및 서비스시장에 대한 파급효과 등 매우 다양한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게 되며 따라서 개방효과를 분석에 있어서는 이와같이 여러 측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광고시장의 개방효과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비교적 많지 않다. 이규억 및 유승민(1992)은 광고산업이 갖는 후생효과 및 광고산업의 조직에 관한 매우 광범위한 연구 및 연구서베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산업조직론적 측면에서 광고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광고 시장의 개방에 따라 발생하는 국내산업에 대한 효과는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한편 한상필 (1995)의 연구와 이상학(1992)의 연구는 광고산업의 경쟁력제고라는 관점에서 전자는 해외진출 그리고 후자는 개방에 따른 국내시장에서의 경쟁력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후자는 광고산업의 개방을 서비스교역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지만 광고시장의 개방이 갖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 민경숙(1993, 1996)은 광고시장 개방이 국내산업에 갖는 효과를 매우 포괄적이고도 유용한 분석 및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광고시장 개방압력 및 과정, 외국 광고대행사의 활동 현황, 시장개방 이 후 주요 광고회사를 중심으로한 인력이동, 지분 변화 등 각종 변수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한국방송개발원(1994)은 광고시장 개방의 영향을 광고의 각 직종별로 분석하고 있으나 평면적인 현황설명에 치우침으로서 개방의 효과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지 몫하다. 이상과 같은 연구현황은 우선 일반적으로 시장개방 효과의 측정 및 분석이 갖는 광범위성과 난이성에 기인하고 있다.
즉, 시장의 개방은 공급, 수요, 후생, 시장조직 등 매우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각 측면에 대한분석 또한 다양한 관점에서 수행될 수 있다. 따라서 시장개방에 대한 효과분석은 특정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며 개별적 연구의 종합을 통하여 개방효과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광고산업은 비교적 빠른 대외개방에도 불구하고 주요 광고대행사들이 대체로 재벌계열로서 계열광고주에 의한 계열신탁에 의존하고 있어 대내적인 개방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 결과,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한 선진국의 다국적 광고대행사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비교적 저조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저조한 시장개방의 효과는 오히려 장래에 추가적인 시장개방 요구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WTO이후 경쟁정책이 국제무역 및 직접투자와 관련한 국제규범의 제정대상으로 등장함에 따라 대행사간의 경쟁을 제한하는 광고주와 대행사간의 계열화 문제,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존폐등 경쟁질서의 확립을 촉구하는 쪽으로 이루어질 가 능성이 크다. 이러한 점에서 그동안의 시장개방 정책에도 불구하고 광고시장은 향후 본격적인 대내시장 개방을 위한 통상압력을 예상해야 하며, 장래에는 현재보다 훨씬 더 경쟁적으로 광고 산업의 구조가 개편될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 진행된 광고시장 개방의 효과에 대한 객관적 분석을 통하여 향후 진행된 광고시장내 변화에 대한 평가의 기초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광고산업을 대상으로 개방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광고산업의 국경이동에 대한 장벽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시장조직적 특성 때문에 개방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광고산업 일반을 대상으로한 분석 결과만으로 시장개방의 잠재적인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적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외국광고주의 방송광고시장을 중심으로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이하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2장에서는 우리나라 광고시장 개방과정의 특징과 현황을 살펴보기로 한다. 제3장에서는 광고산업의 개방효과를 이론적으로 검토한다. 여기서는 우리나라와 같이 광고회사가 재벌의 구성요소로써 계열화되어 있는 산업조직적 특성이 갖는 경제적 의미와 광고시장 개방이 여타 제품시장에 대하여 갖는 효과 등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제4장에서는 현재 개방효과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지 않는 현실을 감안, 개방의 잠재적인 효과를 평가하기 위하여 시장개방의 효과를 비교적 경쟁적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외국광고주 시장을 중심으로 실증분석해 보기로 한다.
다음 페이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