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광고시장의 개방효과의 이론적 분석
1) 시장개방의 일반효과
일반적으로 시장개방은 국내시장의 경쟁을 제고시키고 그 결과 시장구조의 변화, 생산자및 소비자 그리고 각종 요소소득자간의 소득분배, 정태적 동태적 효율성의 제고 등 매우 복합적인 양상을 띄게 된다. 광고시장의 경우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와 함께, 광고시장이 갖는 특수성을 감안 하여 논의할 필요가 있다.
광고시장의 개방으로 인한외국 광고회사의 단독 또는 합작형태의 국내진출은 광고산업 자체의 시장구조에 변화를 가져온다. 이같은 변화는 자연히 광고주 유치를 위한 가격 및 비가격 경쟁을 촉진시킬 것이며 따라서 광고산업의 시장성과 향상으로 연결될 것이다. 제2장의 <표3>에 나타난 것 처럼, 시장조직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는데 해외부문으로부터의 경쟁증가는 보호에 의하여 소규모기업이 난립할 수 있는 여지를 축소함으로써, 시장내 기업의 규모확대를 통한 생산적 효율성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외국광고회사의 점유율 확대는 광고의 수요자가 기업이라는 점에서 여타 상품 및 서비스시장의 개방과 다른 후생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광고의 수요자로서 기업은 광고회사간의 경쟁으로 광고원가 절감 및 판매량 증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광고시장의 개방이 상품 및 서비스의 최종 수요자에 대하여 과연 어떠한 효과를 낳을 것 인가에 대해서는 분명한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다.7) 특히, 앞에서도 논의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처럼 광고회사의 계열화가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경우에는 광고시장의 개방과 국내시장의 특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광고시장의 개방이 갖는 경제적 효과는 크게 개방의 직집적 효과와 간접적 효과로 나누어 논의해 볼 수 있다.
첫째, 광고시장 개방의 직접적 효과로서 외국광고회사의 진출로 인하여 국내 광고산업에 발생하는 효과를 이른다. 앞에서 논의한 바와같이 광고산업의 개방은 상품시장의 개방과는 달리 외국의 광고회사가 국내에 직접 투자의 형태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한편으로 외국 광고회사에 의하여 국내 광고시장의 잠식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경쟁촉진과 국내산업보호라는 전형적인 갈등관계를 조성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외국 광고회사의 진출은 단순한 상품교역과는 달리 주로 상업적 주재 즉, 직접투자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고용 및 부가가치의 창출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나타나게 된다.
둘째, 광고시장 개방이 갖는 간접적 효과로서 광고시장의 변화가 상품시장의 점유율 및 소비자후생에 미치는 효과를 의미한다. 외국 광고회사의 국내진출은 한편으로는 광고시장의 경쟁을 촉발시킴으로써 광고의 품질을 개선시키고 이는 다시 소비자에게 효과적인 정보전달을 통하여 매출확대 및 소비자 후생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 물론 이와 동시에 상품시장의 개방은 외국 광고주를 증가시킴으로서 광고시장의 확대에 기여 하기도 한다. 외국광고회사의 국내진출는 국내 광고주의 침식과 함께 외국광고주에 대하여 비교 우위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 만일 외국광고주가 외국광고회사에 편향된 성향을 보일 경우, 상품 시장의 개방으로 인한 신규 광고시장의 확대가 국내 광고산업의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상당히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2) 광고의 계열화와 경제적 효과
광고시장의 개방으로 우리나라 광고시장 점유율에 얼마나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시장 개방 시점에 있어서 국내 광고계에서는 미국의 다국적 광고기업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최고 30%정도 잠식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였으나 실제로는 예상보다 매우 미미한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음은 주지의 시실이다. 시장개방의 여러가지 효과중에서 국내광고시장의 침식효과는 매우 제한적인 것에 그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광고시장의 특성에 기인한다. 국내 광고산업은 광고회사가 대체로 계열회사(In House)로서 모기업의 광고수요에 대하여 매우 높은 독점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 광고 산업의 특징은 광고시장 전반을 두고 볼 때, 총 광고수요의 일정분을 국내공급자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 나라 광고시장에 대한 개방효과를 이해하기 위하여 이러한 특징이 갖는 경제적 효과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분석이 가능하다.8)
<그림1>은 국내 계열기업군의 계열회사에 대하여 광고수주가 이루어질 때의 경제적 효과를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 Dg는 계열 방송광고 대행사를 갖고 있는 기업집단 전체의 광고수요를 나타낸다. 한편 Dg+n는 계열 및 비계열을 수평적으로 합친 기업의 광고에 대한 총 수요곡선이 며SS는 광고에 대한 총 공급곡선을 나타낸다. 그림1에서는 계열광고 기업을 갖고 있는 기업군의 광고에 대한 수요는 자유무역 가격 P*에서 국내 공급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초과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자유무역 가격을 초과하는 Pg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여타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P*에서 구입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계열기업에 대한 특혜조치는 일종의 보조금과 같은 효과를 가짐을 알 수 있다.
국내 계열 광고회사에 대해서는 단위당 p*Pg 만큼이 생산보조를 지급하는 한편, 모기업에게는 pgACp*의 추가적인 부담을 초래한다. 따라서 소비에 대한 왜곡은 초래하지 않는 반면에 ABC 만큼의 생산왜곡을 가져온다. 우리나라 광고대행사의 계열화는 정태적으로 볼 때, 모기업에 불필요한 비용을 초래하는 한편, 국가경제 전반적으로도 일정한 효율성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이다.
흥미있는 것은 계열 광고회사에 대한 계열신탁의 규모가 매우 작을 경우, 명목적으로 특혜적 이기는 하지만 별다른 경제적 왜곡을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데, 계열기업의 광고수요가 Dg에 머물러 국내 광고공급에 못미친다고 가정하자. 계열기업들의 수요는P*에서 충족되고 나머지 광고는 여타 기업들에게 공급된다. 따라서 계열사와 연계되어 있는 광고시장의 규모가 국내 총 광고시장의 규모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면 그다지 무역장벽적 효과를 나타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우리나라의 광고시장은 계열화된 시장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바로 광고시장의 명목적 개방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그 개방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임을 반영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광고시장의 개방은 결국 대내적 개방의 추진이 이루어져야만 실질적으로 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볼 수 있다. 상업적 주재 또는 직접투자에 대한 국경장벽의 해소만으로는 계열화되어 있는 광고주와 광고대행사와의 특수관계가 갖는 서비스 교역의 장벽적 요인이 해소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1980년 후반 이후, 우리나라의 광고시장에 대한 압력이 높아졌다는 것은 바로 그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는 점을 반영할 뿐만아니라 향후에는 계열 광고회사에 대하여 특혜를 주는 구조적 특성이 갖는 교역장벽적 효과를 시정하기 위한 통상압력 역시 매우 높아질 것을 예상 할 수 있다.
3) 광고시장개방과 제품시장
한편, 광고시장의 개방이 갖는 간접적 효과, 즉 상품조리에 관한 효과는 다음과 같이 분석될 수 있다.
<그림2>에서 수요곡선(DM은 수입품에 국한한 것으로서 총수요에서 국내생산분을 차감한 수입수요 이다.
현재 수입품에 대하여 관세 t가 부과되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이 경제에 초래되는 효율성의 감소는 삼각형 abc로 나타나는데 위의 수요곡선이 수입품에 대한 것이므로 이는 생산과 소비부문의 손실을 모두 포함한다. 위 삼각형은 소비자잉여의 감소분에서 관세수입과 생산자 잉여의 증가분을 제외한 순손실을 나타낸다.
광고시장의 개방 결과 외국광고주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고 가정하자.9) 이 경우 수입품에 대한 수요곡선은 그림의 점선으로 나타난 바와 같이 우향이동한다. 이러한 수요변화가 중립적이라 (즉, 곡선의 이동이 수평으로 이동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발생하는 경제적 순손실은 a'b'c'로 나타낼 수 있으므로 소비자의 후생과 정부의 관세수입이 동시에 증가함을 알 수 있다.
반면에 국내 경제의 효율성 감소분은 전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는 효율성의 감소분이 줄어 들었다고 볼 수 있다.
만일 여기서 수요곡선이 수평이동 하지 않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광고의 효과로 인하여 외국상품에 대한수요가 확장하는 동시에 이들에 대한 탄력성도 줄어드는 즉, 외제에 대한 소비성향이 더욱 높아질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때에는 외국상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적 효율성의 감소분이 오히려 감소함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광고시장의 개방이 소비자의 외국상품에 대한 충성도를 높임으로써 관세에 의한 국내산업 보호효과가 그만큼 약화 됨을 알 수 있다.
어떤 경우이든 광고시장의 개방과 이로 인한 수입수요의 증가는 현재 부과하고 있는 상품 및 서비스시장에서 수입품에 대한 수요량을 증대시킴으로써 수입제한 조치의 왜곡효과를 상당히 완화하는 것을 알수 있다. 이러한 개방효과에 대한 평가는 시장개방에 대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각종 평가와 맥락을 같이한다. 다만 한가지 차이점은 부분균형적 측면에서 특정 상품의 개방효과와는 달리 광고시장의 개방은 여러가지 부문에 동시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차이점인데, 이는 마치 유통시장의 개방과 유사한 효과를 낳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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