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자아 정체성 광고 모델의 감정표현
다음은 감정 표현 즉, 모델의 표정이나 신체언어로 표현된 이미지를 분석하기 위하여 세부 분석 유목을 정하였다. 감정 표현의 분석 유목은 인간의 칠정(七情)1)을 토대로 하고, 광고에서 볼 수 있는 표현 가능한 감정을 추가하였다. 이는 실제 제작자들과 분석 참여자, 그리고 연구자가 분석 대상 광고물을 검토하면서, 각자의 의견을 종합하여 설정하였다.
광고 속의 모델이 표현하는 감정 유형 역시 광고 내용의 자아 정체성 유형에 따라 유의미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X2 =80.2 df=22 p<.001).
위의 결과를 살펴보면, 텔레비전 광고의 영상에서 표현되는 모델의 감정 표현은 대부분 만족·도취 ·자부심·기쁨·즐거움·열망·소망·도전 등과 같이 밝고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 점을 볼 수 있다. 이들보다는 빈도가 낮긴 하지만 사랑·애정에 관한 측면도 고려할 만한 수치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개인으로서 인간이 바라고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이처럼 만족스럽고 행복한 그리고 희망이 있는 자아이기를 원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신체를 통한 자아 실현」에서는 만족/도취/자부심 유목이 41회(45.6%)로 최다 빈도를 나타냈다. 「자아 도취(나르시시즘)」의 경우도 동일 유목에서 32회(36.4%)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와는 달리 「변증법적 동일시」 범주의 감정 표현 유형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 긍정과 부정을 통한 자아 확인의 과정을 그대로 반영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전통의 재구축과 억압된 것으로부터의 복귀」는 열망/소망/도전 유목이 22회(34.4%)로 가장 많은 빈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바로 앞에서 기술된 조작적 정의를 참조하면 그 이유가 명백하게 드러난다. 즉 억압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역동성, 금기로부터의 탈출, 문화 정체성의 복원 등 소망이나 갈망 등이 감정 표현으로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아도취」에서 열망/소망/도전 유목의 결과가 8회(9.1%)로 매우 적게 나타나는 것을 지적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성취감과 자부심이 바로 만족이나 쾌락으로 이어지는 데 그치기 때문이라고 유추된다. 매우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광고 컨셉으로는 독특한 감정인 분노나 불만, 놀람·탈출과 같은 요소들을 담고 있는 광고들이 있는데 이는 <사진 9>와 같이 그려지고 있다. 독특한 컨셉으로 주체성을 강조하여 찬반 논란과 함께 주목되었던 광고이다. 이와는 다르지만 도시인의 고독과 자기 혼자라는 고립감·기다림·우울·미묘한 슬픔같은 것을 자아내는 광고로서 <사진 10>처림 현대인의 고독이나 위기감 등을 표현하여 여타 광고들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예도 있다.
(3) 자아 정체성 광고의 시각적 이미지
(가) 자아 정체성 광고의 화면구성
텔레비전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화면구성2)의 세부 분석 유목은 모두 9개 항목으로 나누었으나, 수평/안정적과 수직/역동적, 그리고 기타를 제외한 유목들은 모두 현대 자아 정체성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시각적 요소이므로 같은 범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의 3가지 유목을 제외한 유목들이 표현된 광고를 모두 합산하면 133회(31.5%)가 되는데 이는 자아 정체성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표현 방법임을 짐작할 수 있다.
광고 내용의 자아 정체성 유형에 따라서 광고 화면의 구성이 유의미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x2=61.9 df=32 p<.001).
<표 9>의 결과를 살펴보면, 수평/안정적, 수직/역동적인 화면 구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이번 절에서는 현대인의 불안감이나 위기의식 등을 분열, 해체, 전복, 왜곡 등으로 표현한 광고를 중심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사진 11>의 「레스모아」광고는 해체/탈중심으로 분류되고 있으나 전복/도치, 왜곡의 요소도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96년도에 제작된 광고로서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이전의 광고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화면구성을 통하여 표출해내고 있다. 카피 내용도 탈출, 창조, 행동과 같이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일상에서의 탈출, 실현 불가능한 꿈의 창조, 과감한 행동을 시각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특히 도심 속에서의 익명성, 직업의 불분명, 그리고 도시 한 가운데를 유영하는 남녀의 비현실적인 모습은 현대인의 백일몽을 극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진 12>의 「논노」광고는 대칭/반사의 형식을 취하면서 거울 속에 반사된 자신의 얼굴, 커다란 시계 속에 투영된 자신의 또 다른 모습, 그리고 도심 속에서 연속되는 일상의 나날을 매우 밀도있게 표현해내고 있다. 「변증법적 동일시」범주의 광고답게 자아의 내면세계를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성숙이라든가 그리움 등의 카피 문구도 자기 존재의 확인을 위한 자기애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있다. 이 광고는 「논노 여성복」의 이미지와 가을을 맞이하는 여성의 심리 상태를 등식화시키면서 감미로운 슬픔마저 자아 내고 있다.
(나) 자아 정체성 광고의 칼라표현
광고의 칼라표현 형태도 광고 내용의 자아 정체성 유형에 따라 유의미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x2=44.1 df=28 p<.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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