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와 같은 결과는 주인공 모델의 비언어적 표현과 매우 깊은 관련을 갖게 되는데 브라운톤의 경우, 자기 자신의 기억이나 내면의 세계, 그리고 빛 바랜 사진 같은 향수어린 따뜻함을 표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13>의 광고는 고향집과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해표 참기름」과 연결시키면서 아래와 같은 등식을 성립시키고 있다.
변하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 = 변하치 않은 참기름의 고소한 맛
따뜻한 브라운 톤 = 고향의 그리움과 따뜻함
반면에, 블루톤의 경우 고독·불안·탈출·우울·도시적 익명성 등 다소 쓸쓸하고 슬픈 듯한 분위기를 블루가 가지고 있는 칼라 이미지와 연결시키고 있다. 이와는 달리 더욱 더 자아속으로 몰입하거나 원초적인 순수한 감정을 표현할 때, 또는 과거의 회상, 시대적 기록 등은 그레이톤으로 표현되고 있다.
(다) 자아 정체성 광고의 배경
광고 속에 묘사되는 배경은 광고 내용의 자아 정체성 유형에 따라 유의미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x2=49.9 df=16 p<.001).
위의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극단적인 클로즈업이나 해체·탈중심의 화면 구성에서는 구체적인 배경의 성격을 알 수 없으므로 추상적 공간 또는 불분명한 공간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이유는 자아 정체성 내용을 컨셉으로 할 경우, 인간의 내면이나 성격 등 인물 중심으로 흐르게 되는데 이 때 시각적으로 배경이나 그 외의 요소를 배제하는 것이 더욱 더 극명하게 인물만을 강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14>와 같이 배경과 인물의 구분이 불분명한 상태로 변하면서,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라 신체의 또 다른 일부처럼 묘사되고 있다. 투명한 삶의 모습을 「모델리스트」 광고의 주된 컨셉으로 내세우면서 시각적 이미지도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투명함의 이미지를 묘사하고 있다.
「태평양 트윈 엑스 D/N」 광고인 <사진 15>는 미래의 사이버 시대를 미리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추상적인 사이버 공간 속에서 탈출/불안과 같은 내면 심리를 불안정하게 떠다니는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짓으로 보여주고 있다.
4) 자아 정체성 광고를 사용한 제품 특성
광고하는 제품의 유형이 광고 메시지 전달방식에 따라 달라지는지 확인해 보았다. 그 결과 광고 제품의 유형도 광고 내용의 자아 정체성 유형에 따라 유의미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x2 =95.6 df=32 p<.001).
예상대로 의류나 제화·화장품·식품·제약 등과 같이 자신의 개성이나 외모, 신체의 건강 등 자기 자신의 이미지 구축을 위한 품목이 절대적으로 높은 비율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식품/제약 제품은 「신체를 통한 자아실현」27회(30.3%), 「전통의 재구축과 억압된 것으로부터의 복귀」21회(32.8%)로 높은 빈도를 보이고 있다. <사진 16>의 「풀무원 다이어트」광고와 같이 현대인의 주요 관심사인 다이어트에 관한 내용을 도시 여성의 '한다면 한다'는 의지와 연결시키고 있다. 반면 의류/제화는 「변증법적 동일시」59회(47.2%), 「자아도취」39회(44.3%)로 빈도수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자기 자신의 개성이나 매력 그리고 잠재된 본능을 표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의류나 제화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자아 정체성 형성에 매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룩, 스타일, 외양에의 치장과 관련된 제품이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것은 예상된 결과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