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매체시대의 광고효과연구: 소비자-미디어 상호작용의 중요성
조재영(한앙대 광고홍보학과 강사, 광고학박사)
전통적 정보처리모델에 의한 광고효과연구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할 것에 대해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지적이 있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 논문은 기존의 연구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보다 복합적인 접근이 요청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뉴미디어의 일반적 보급이 진행되면서 광고, 매체 및 소비자의 다차원적 속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광고메시지와 비광고 메시지의 관계효과는 소비자와 미디어의 상호작용에 의해 더욱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광고효과의 측정은 더욱 어렵다. 이러한 현상은 더욱더 광고를 소비자의 미디어환경 및 사회환경과 분리해서 인식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시각인 광고가 소비자에게 무엇을 하는가라는 접근방법은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강요적 노출과 그에 따른 몇가지 측정치를 연구하는 것으로서 실질적인 광고의 효과를 설명하기 어렵다. 오히려, 소비자가 광고에 대해 무엇을 하며 광고를 가지고 무엇을 하는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즉, 광고가 소비자행동을 어떻게 통제(조정)하고 있는가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광고 및 그외의 마케팅 자극을 어떻게 통제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연구해야 한다. 이것은 광고의 영향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광고의 사회적 위상이 더욱 넓어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1. 서론
광고는 효과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있는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는 광고연구의 핵심적 주제이면서 실제로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어온 주제이다. 광고효과를 매출효과와 커뮤니케이션 효과로 크게 나누어볼 때 본 논문에서는 후자의 경우에만 초점을 두고자 한다.
오랜동안 광고효과모델의 근간이 되어 온 전통적 정보처리모델은 정보원, 메시지, 수신자의 세 원소가 선형(線形)으로 참여하는 구어적 커뮤니케이션 모델로서 각 구성원은 단일의(singular) 구성체(construct)로 가정된다. 그러나 이와같은 가정은 광고현상을 설명하기에 지나치게 단순하다. 광고커뮤니케이션은 다차원적 속성의 광고주, 매체, 광고메시지 그리고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완성되기 때문이다. 전통적 모델이 잡음원이나 피드백 등을 포함하고 있을지라도 광고주 및 소비자가 동시적으로 다양한 매체경로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흐름이라는 것을 설명하기는 어렵다(Stern 1994). 특히, 정보화시대의 다매체적 환경속에서 하나의 광고메시지가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비자의 능동적 정보추구욕에 의해 소비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더욱 이 광고주에 의해 광고메시지가 집행되기도 전에 같은 컨셉트의 이벤트가 실시되고 그것이 또 신문뉴스에 기사화되기도 하는 상황에서 광고자체만의 효과는 어떻게 연구될 수 있는가.
정보화시대의 다매체적, 상호작용적 환경속에서 또 한 가지 새롭게 논의되어야 할 점은 전통적 모델에 의한 광고효과의 측정치(measure)문제이다. 광고효과의 측정치에 대한 문헌들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회상도(recall)가 모든 효과의 대표적인 측정치라는 점이다(Stewart et al. 1985). 과거 시장성장기때 소비자의 주의(attention) 끌기가 그렇게 치열하지 않았을 당시 주의, 기억, 태도 및 설득의 정도는 상호 상관관계가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회상도 측정은 어느정도의 타당성을 인정받을만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장은 다르다. 다양한 제품의 소량생산으로 광고빈도의 수가 증가해도 시장의 크기는 예전만큼 증가하지 않는다. 소비자의 주의끌기에 대한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광고숫자의 증가뿐만 아니라 광고매체도 증가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광고소비 행태는 더욱 분산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제품에 대한 광고가 동시적으로 다른 매체를 통해 전달되고 있으며 매스미디어의 프로그램 콘텐츠가 광고효과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광고가 토크쇼의 대화에서 자주 떠올려지며, 광고모델을 흉내내는 장면들도 있다. 역으로 인기 상승의 프로그램 등장인물이 광고의 주요모델로 등장하여 순식간에 높은 인지도를 낳기도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광고효과는 어떻게 연구되어야 하는가? 물론 이와같은 문제에 대하여 그동안 전혀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접근은 거의 없었다. 다매체시대의 도래와 광고의 변화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기술적인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구체적으로 이러한 환경에서 광고효과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혹은 나타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이 없었으며 어떻게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소홀함이 있었다.
이와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본 논문에서는 다매체적이며 동시에 능동적 소비자의 환경 속에서 광고효과는 어떻게 연구되어야 하는지를 매체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적 속성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이것은 광고의 효과를 연구함에 있어서 미디어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것이며 나아가 전통적 패러다임인 정보처리모델의 문제점을 되새겨 대안적 패러다임을 제시할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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