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광고효과의 다차원성1)
1) 광고메시지와 비광고메시지2)간의 관계효과3)
스포츠의 열기가 높아지면 스포츠를 소재로 한 광고가 늘어난다. 축구열기가 높아질수록 축구를 소재로 한 광고들이 붐을 이루고, 야구열기가 높아지면 야구를(조선일보 1997), 골프열기가 높아지면 골프를 소재로 한 광고가 붐을 이룬다 (중앙일보 1998). 이러한 현상은 광고뿐만이 아니라 각종 텔리비전 프로그램(예, 토크쇼, 드라마, 게임쇼 등)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특정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그 영화의 인상 깊었던 장면이나, 주제가, 배우 등이 광고의 소재나 소품으로 사용되며 또한 전체가 패러디되기도 한다(중앙일보 1997). 각종 매체의 콘텐츠(contents)와 일상생활양식에서 복고풍이 유행하면 복고풍식 광고들이 유행한다. 광고에 등장하는 인물의 헤어스타일, 패션, 소품 등이 모두 복고적이다. 또한 인기드라마의 출연자는 광고서도 두각을 나타내며(Stewart et al., 1985) 이 사실이 다시 기사화 된다.
이와같이 광고이외의 미디어 콘텐츠와 광고자체가 상호 관계되어 있는 예는 우리주변에서 무수히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광고 자체의 효과측정은 얼마나 가능한가? 또한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 그러한 측정의 결과는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가?
소비자-반응시각에 따르면 광고의 의미는 광고를 의미있게 하기 위해 소비자가 사용하는 다차원적 준거의 기준(multiple frames of reference)과 관련지으며 발생하게 된다(Scott 1994a, b). 준거의 기준은 너무도 다양하여 훌륭한 인생에 대한 이성적 사고에서부터 유명인에 대한 판단기준, 표준적 광고장르에 대한 지식 또는 생산가치에 대한 심미적 안목 등 그 범위가 대단히 광대하다. 이와같은 준거의 기준을 알면 소비자가 광고를 가지고 무엇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소비자가 광고의 의미를 정보원과 공동으로 창출하는 데 사용하는 다차원적 준거의 기준은 비광고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 텔레비전 쇼, 뉴스, 패션·오락잡지 등의 비광고는 소비자에게 광고를 해석할 수 있는 준거의 기준 내지 스키마(schema)가 될 수 있는 이미지, 아이콘 및 이야기 등을 제시한다(Fiske 1989; McCracken 1986, 1987). 해외 진출한 우리의 프로야구, 골프선수들에 대한 TV뉴스는 그 선수들을 모델로 한 광고를 소비자가 이해하는데 있어서 스키마로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광고자체의 효과는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물론, 광고의 목적에 따라서 효과의 범위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회상도(recall)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광고효과측정치 (measure)(Stewart et al. 1985)를 고려해보면 측정(measurement)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2) 능동적(때로는 공격적인) 소비자
광고효과가 기존의 패러다임이 가정하고 있듯이 선형적이라기보다는 복합적이며 동시 다차원적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광고와 비광고간의 관계효과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능동적 참여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광고와 비광고를 관련지어 정보를 재생하거나 의미를 창출할 때 소비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각각의 메시지 내용을 기억하여 나름대로의 준거기준으로 의미를 생성시키거나 정보를 재생하는 것은 소비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의미생산에서 소비자의 역할을 고려하면, 소비자는 정보원(광고주)과 함께 의미의 공동창출자로서 인정된다(Mick 1986, 1992). 즉, 광고소비자는 광고의 미의 해석에 창의적인 참여자로서 역할을 한다. 참여의 역할에 따라 상정상(암묵적) 소비자(implied consumers), 스폰서 소비자(sponsorial consumers), 실제소비자(actual consumers) 등으로 분류된다(Iser 1974).
상정상 소비자는 광고자체가 가정하고 있는 소비자이며, 스폰서 소비자는 광고집행을 결정하는 스폰서의 대표들을 의미하고 실제소비자는 실제로 광고를 소비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이러한 역할은 광고텍스트 내부(within-text)와 텍스트 외부(without-text)의 소비자 상태에 의거하여 결정된다. 광고텍스트-내 소비자란 상상적이며 이상적으로 생각되는 페르소나적 소비자이다. 반면, 텍스트-외 소비자란 광고의 1차적 수용자인 스폰서적 소비자와 2차적 수용자인 실제의 소비자로 구성되어 이중적 차원을 갖는다. 이들 소비자의 광고해석과정은 역동적이며, 텍스트- 내에 암시되어 있는 페르소나가 기대하는 바에 기꺼이 맞추려 하거나(또는 꺼려하거나) 또는 텍스트-외부의 정보원이 유도하는 스폰서적 기대감에 맞추려고 하는(또는 꺼려하는) 실제 소비자의 자발적인 기능이다. 이와같은 구분은 광고의 소비자는 더 이상 수동적 의미수신자로서가 아니라 정보원과 함께 의미의 구성에 관여하는 다 차원적 존재라는 것을 암시한다.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정보원으로서 역할한다는 의미에서 상호 작용적 소비자로서의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 각 소비자의 역할을 보다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상정상의 소비자는 상상의 메시지 수용자이다. 광고기획과정에서 볼 때 목표소비자집단을 의미한다. 즉, 광고주가 가정하는 이상적 목표소비자로서 모델적 소비자이며 가상의 소비자이다. 광고주는 이 집단의 광고소비를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모든 역사가, 학자나 과학자, 또는 단순히 편지쓰는 사람일지라도 나름대로의 수용자를 가상화한다. 목표로 정한 수용자들 중에서 일부를 캐스팅하여 자신이 창조한 역할을 분배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산물(광고, 소설, 역사, 법, 사설 등)을 통해서 사회의 구성원들은 친숙한 담론을 갖게되고 각 역할에 대하여 배우게 된다.
광고담론이 친숙한 사회에서 상정상 소비자에 속하는 수용자는 페르소나의 설득적 메시지를 이 상적으로 수용한다고 가정된다. 때로는 소비자가 광고내용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실제 소비자의 신분을 밝히면서 등장하는 증언식 광고는 가장 명백한 예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지광고 일지라도 상정된 소비자와 동일시를 느끼는 실제 소비자라면 설득효과는 강하게 나타난다. 또한 상정상의 소비자는 광고가 요구하는 어떠한 신념도 묵묵히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이상적이다.
스폰서 소비자는 광고텍스트-외부 즉 실제세계의 첫 번째 소비자로서 스폰서 집단(또는 개인)을 의미한다. 스폰서 소비자는 게이트키핑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광고의 기본적 정보원으로서 의미생성의 추진력을 지닌다. 광고가 실제소비자에게 도달되기 전에 광고를 승인하고 광고 제작관련 지불을 해야 하는 것은 스폰서 소비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집행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실제소비자는 없다. 따라서, 광고가 완성되기까지 우선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소비자는 바로 스폰서라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이들은 무엇이 들어가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를 결정함으로써 광고의 문화적 양식을 집단적으로 형성하는 시장의 대표자들이다.4)
실제소비자는 광고의 목적에 합당하도록 타겟 마켓을 구성한 실제세계의 개개의 소비자들이다. 실제소비자에 대한 연구는 소비자연구분야에서는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연구방법도 설문지조사에서 포커스그룹스터디, 심층면접방법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3) 소비자-미디어의 상호작용성
앞에서 논의했듯이 매스미디어 비클(비광고)은 실재(reality)를 의미있는 사회적 카테고리로 묶어 소비자가 일상생활을 해석할 수 있도록 준거의 기준을 제공한다(McCracken 1987; Faber and O'Guinn 1988; Scott 1993). 예를 들어, 매스 미디어 이미지는 소비패턴에 대한 원형(prototypic)을 제공하여 소비자를 부자/빈자, 젊은이/노인, 남성/여성 및 블루칼라/전문직 등으로 특성화시킨다(Hirschman 1988). 이와같이 소비자-미디어 관계의 사회적, 상호작용적 과정의 본질을 강조하는 연구들이 있었으나 광고연구분야에서는 소홀했다. 미디어에 대한 소비자의 해석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적 과정이며 그 과정속에서 수용자는 미디어설득에 대한 수동적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능동적 의미생산자로 서 행동하기(예를 들어, Scott 1994) 때문에 선형적 모델에 의해 광고의 효과를 논의하는 것은 위험하다.
위와같은 소비자-미디어의 상호작용적 시각에 의하면, 소비자는 광대한 범위에 이르는 독특한 개인적이며 주관적인 경험과 자신의 직업, 성별, 연령, 사회계층 및 민족성에서 비롯된 사회적 지식으로 매스미디어 비클을 본다. 이러한 내면화된 지각의 대상을 사용하여 능동적으로 영화, 잡지기사, 텔리비전 프로그램, 인쇄 및 방송광고, 빌보드 등의 의미를 자신의 특정한 이해관점에서 구성한다(Morley 1980a, b). 이러한 의미에서 소비자는 새로운 정보원이며 광고생산자이다. 생산적 소비자의 개념은 생산자의 의미부호화 활동과 소비자의 의미해독활동간의 관계에 대한 모델을 필요로 하며 매체소비자를 단순한 수신자(mere receptor)로서 생각하는 기존의 수동적 모델이 아닌 보다 복잡한 모델을 요구한다.
특히, 매체환경의 변화로 인해 새로운 모델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소비자의 미디어접촉은 분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과거에는 광고주가 목표소비자를 대규모적으로 선택했으나 최근에는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시장이 세분됨에 따라 목표소비계층의 매체접촉행태를 매체종류에서 프로그램명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어떠한 소비계층이 어떠한 시간에 어떠한 매체의 어떤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는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선택의 결정은 점차 집단이 아닌 개별적 소비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소비자 개인이 매체를 선택하고 매체내에서 다시 매체비클을 선택한다. 따라서 비클에 대한 노출과 광고 노출은 차이가 있게 된다. 케이블 TV의 경우는 광고를 피할 수 있는 대가로 일정한 지불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한 광고의 경우(예, 특별판 잡지, 카탈로그 등)에는 기꺼이 광고료를 지불하는 소비자도 있다. 따라서 광고노출의 통제는 점차 복잡한 과제가 되어가고 있으며 날로 선택적이 되어가는 목표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소비자는 특정한 매체나 또는 한 매체내에서의 특정한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이상으로 그 무엇인가를 한다. 즉, 매체의 특정사용모드를 선택하면서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소비자는 가정에서 가사노동을 할 때 TV 프로그램이 배경 잡음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같은 프로그램이 그 소비자의 배우자에게는 고관여도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때, 그 프로그램과의 상호작용모드(the mode of interaction)는 그 프로그램에 담겨있는 광고메시지에 대한 주의 및 처리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매체와의 상호작용모드가 광고반응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 수용자가 매체와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측정할 필요가 있으며 이어서 가능하다면 상호작용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매체별로 프로필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것은 광고연구가들에게 있어서 결코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몇몇의 광고단체에서 실시한 회의 및 서베이를 통해 이 문제는 논의되었으나 진전은 거의 없었다(Schultz 1979; Sckmalensee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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