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광고효과를 위한 미디어연구의 필요성
1) 기존 광고효과연구의 문제점
지난 40년간 광고연구는 성숙해져왔다. 특히 광고효과에 관한 연구는 풍부하다(Stewart et al. 1985). 서론 부분에서 잠시 언급하였듯이 효과연구의 초기에는 선형적 정보처리모델의 구성요인들(주의, 기억, 태도, 설득 등)간에 상호상관관계가 있다고 가정하였었다. 따라서 계층적 흐름의 가정이 가능했고 일정한 변인들이 통제된 상황에서 이 모델을 기본으로 한 이론들이 실제로 검증되기도 하였다(Lavidge & Stainer 1961; Palda 1966).
인간의 정보처리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부분은 실험실에서 얻은 것이다. 실험실연구는 피실험자들에게 강력하고도 조직화된 과업을 맡겨 결과를 얻는다(Punj and Stewart 1983). 그러나 시장환경은 대단히 다르다. 상품종류의 증가로 경쟁은 더욱 치열하면서도 시장의 증가는 어렵다. 이로인해 소비자의 주의를 끌기위한 경쟁은 더욱 가열되어 마케팅전략, 광고전략이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다. 이에 더하여 뉴미디어의 전파확대로 매체환경은 혼란스러워지고 소비자의 매체접촉행태는 분산되고 있다.
이렇게 변화된 환경에서 기존 모델에 의한 광고효과측정치(measure)들간의 상관관계는 회의적이 되어가고 있다(Stewart 1989). 주의를 끈 광고도 때로는 부정적인 브랜드효과를 초래하며, 호의적 태도를 형성했을지라도 설득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기존의 연구들이 보다 자연적 노출 환경에서 이루어지지 못하고 실험실연구나 면접 방법에 의해 소비자의 기억에 의존하여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못하는 원인을 밝히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카피테스팅 측정치들간의 상관관계와 그 측정치들의 타당성연구가 업계의 중심 연구 문제가 되었다는 것을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또한 그러한 테스팅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광고주들이 카피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은 테스팅 방법 및 그 결과에 대한 신뢰도에 문제가 있음을 암시한다. 카피테스팅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되어왔다. (Ad Forum 1980; Honomichl 1981) 오히려 상황적 변인들이 카피의 결정적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우리의 경우, 앞에서 지적했듯이 IMF 경제위기를 반영한 광고, 복고풍광고, 빈번한 유우머광고 등의 히트는 그러한 예이다.
기존연구의 문제점으로 들 수 있는 또다른 사실은, 광고의 평가와 효과측정은 다른 광고관련 연구에서도 흔하게 사용되지만 그 측정(measurement)에 있어서 체계적인 처방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으며 보다 다양한 노출상황(조건)하에서 다양한 측정치들간의 관계에 대한 논리적 분석이 미비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직도 광고의 효과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보다는 효과를 있게 하는 상황적 조건 즉, 광고의 효과가 있는 조건과 그 효과의 구체적인 형식(form)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Stipp 1992).
Stewart(1989)는 광고반응문제를 논의하면서 반응의 측정(measurement)과 관련된 핵심주체들을 검토하였다. 그는 광고반응에 대한 응답으로서 판매증가율을 절대적인 측정치로 사용하는 것은 큰 오류를 범하는 일이며 광고효과에 대한 그 어떤 주장도 측정치(measures), 방법, 사용된 모델의 맥락내에서만 유용한 것이라는 점을 제시하였다. 그에 의하면, 광고반응에 대해서는 수많은 측정치가 있으며 그 측정치마다 다양한 반응함수가 있기 때문에 측정치별로 서로 대치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실, 가장 빈번히 사용되고 있는 측정치인 회상도와 설득(recall and persuasion)의 관계도 다소 부정적에서 다소 긍정적(moderately negative to moderately positive)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일 관성이 없다(Leckenby and Plummer, 1983)고 한다. 더욱이 그 관계는 복잡하며 비선형적 (nonlinear)이다(Stewart 1986). 이러한 연구는 회상도가 설득을 위해서는 필요한 측정치이지만 충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2) 미디어연구의 필요성
광고연구자들은 광고를 뉴스 및 오락매체와는 별개의 영역으로 다루려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매스미디어 연구의 상당부분을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에게 넘겨왔다. 그러나 광고실제의 역사는 오락매체의 실제와 뒤얽혀 있다. 연속극, 시트콤 및 게임쇼와 같은 표준적인 매스미디어 포맷의 출현은 광고의 관심과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Fox 1985). 예를 들어, 연속극의 구성은 보통 스폰서와 사전에 협력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그러한 매체는 해당 스폰서의 상품을 훌륭하게 표현함으로써 미묘한 프로모션 비클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또한 대량생산된 패키지 상품 광고를 보다 더 많이 수용하도록 미디어비클을 이용하여 소비자(시청자, 독자 등)의 심적경향을 프로모션하는 일은 일반화되어 있다(Lavin 1995; Wells and Anderson 1996).
위와같은 역사적인 유산에도 불구하고 학계의 광고연구자들은 광고 그 자체로서의 설득적 영향에만 집중하면서 텔리비전 프로그램, 잡지 및 모션픽쳐가 소비자의 선호도에 작용하는 실질적인 영향력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Faber and O'Guinn 1988). 이와같은 연구시각으로 인해 광고를 해석하는 소비자의 준거기준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매스미디어의 유의적인 역할을 설명할 수 없었다. 앞에서 논의한 광고메시지와 비광고 메시지간의 관계효과를 밝히기 위해서도 미디어 연구는 필수적이다. 매스미디어의 비광고형식에 대한 이해는 소비자가 광고에서 도출한 의미를 지각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명사 보증광고의 효과는 명사의 공공적 인물성격 및 해당 프로모션 브랜드의 문화적 지배 이미지와 결합한 배경의미와 일치한다(McCracken, 1989).
미디어 자체에 대한 연구와 함께 소홀하였던 또다른 한가지는 미디어의 차이에 대한 연구이다. 미디어의 차이가 주는 영향력보다는 메시지의 차이에 따른 효과와 메시지 집행방법의 효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즉, 같은 미디어의 다른 메시지에 대한 연구가 주류를 이루어왔으며 메시지는 같지만 미디어가 다를 때의 미디어별 차이의 효과에 대해서는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미디어를 구별짓는 요인들이 단순한 경우나, 광고의 영향력을 좌우하는 미디어 차이의 효과를 전문가들이 파악할 수 있다면 문제는 크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 미디어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며, 그 수 또한 더욱 증가하고 있다. 나아가 미디어와 미디어내의 비클 모두가 다양한 형식을 취할 수 있게 되어 미디어 환경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미디어의 형식이 수용자 개개인에 의해 통제되 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텔리비전은 오랜동안 수동적 미디어로 인식되어 왔으나 상호작용적 텔리비전의 등장으로 능동적인 요소가 부가되었다. 능동-수동에 의한 미디어 구분은 미디어의 차별성을 구분하는 많은 요인들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중요하다. 그 외에도 매체를 구별하는 기준은 많다. 수용자, 생산체제 또는 전달방식 등. 상호작용성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는 편이지만 수용자에 따라 상호작용이 어떻게 다르며, 이러한 상호작용이 광고의 효과에는 어떠한 영향을 주며 어떻게 정의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하더라도 주로 전통적 미디어에 한정되어 있음-있다.
또 한 가지 지적할 점은 규범적 연구가 드물다는 점이다. 과거의 미디어효과는 주관적 판단을 사용하여 누적되어왔다. 타당성이 있고 신뢰할 만한 좋은 판단기준이 있다면 이러한 접근은 대단히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주관적인 미디어판단은 아무리 단순한 경우일지라도 신뢰하기 어렵다. 따라서, 높은 타당도와 신뢰성이 있는 미디어 판별지수가 개발되어 광고분야에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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