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광고효과연구 패러다임의 확대: 소비자는 광고에 대해 무엇을 하는가?
지난 40년동안 광고연구는 무수히 이루어져 왔으며 소비자행동과 광고의 영향력에 대해 많은 것을 밝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많은 연구들이 광고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것이라는 시각을 기본으로 하였다. 이러한 시각은 시장이 성장기에 있으며 미디어 아울렛이 빈번치 않고 광고에 대해 소비자들이 반응할 기회가 한정적일 때 업계에 적합한 연구들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논의한 소비자-미디어의 상호작용성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시각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이제는 광고가 소비자에게 무엇을 행하느냐가 아니라 소비자가 광고에 대해 무엇을 하느냐를 연구해야 한다.
소비자는 전파메시지를 인쇄메시지로 또는 그 반대로 전환시킬 수 있다. 가정용 프린터를 TV 세트에 연결하여 광고를 비롯한 그 어떤 TV화면도 인쇄할 수 있다(Johnson 1993). 신문사는 전자쇼핑몰(예,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며, 라디오 프로그램이 인터넷을 통해 시청되고 있다(예, MBC의 펜넷). 많은 광고주들이 인쇄광고와 함께 인터넷 광고를 하면서 광고메시지의 선택성을 높여준다. 이러한 매체환경 속에서 광고는 이전에 비해 점점 더 소비자가 기능하는 큰 환경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소비자는 광고에 직접적으로 직면했을 때조차도 광고를 무시할 수 있다. 광고보다 큰 환경에서 지니고 있던 선유적 신념이나 정보를 바탕으로 광고메시지의 내용을 변형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광고가 소비자에게 무엇을 행하느냐의 연구패러다임이 부적절함을 보여준다.
광고가 소비자에게 무엇인가를 한다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연구는 광고를 독립변인으로, 광고 반응을 종속변인으로 다룬다. 이러한 전형적인 패러다임은 일부 광고메시지에 대한 소비자의 강요적 노출과 그에 따른 몇가지 측정치를 연구한다. 그러나, 소비자가 광고에 대해 무엇인가를 하고 또 광고를 가지고 무엇을 한다는 시각을 수용한다면 독립변인과 종속변인의 정체성은 희미해진다. 사실, 광고에 대한 그 어떤 반응-단순한 '주의'에 불과할지라도-도 광고이외의 다른 많은 변인들을 조건으로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단순한 정보처리모형으로는 접근이 어렵다.
후자의 접근시각은 전혀 생소한 것은 아니다. 인간이 자신의 환경을 스스로 구성하고 통제(조정; control)하는 방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오랜 동안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Punj and Stewart 1983). 이제는 소비자가 광고커뮤니케이션에 주의를 강요받을 때 무엇을 하는가를 연구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는 자신이 목적한 바대로 나타나는 환경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즉, 광고가 소비자행동을 어떻게 통제하고 있는가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광고 및 그외의 마케팅 자극을 어떻게 통제(조정)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연구해야 한다. 이것은 광고의 힘이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 하지만, 그렇다고 광고가 폐물이 되어가고 있거나 쇠퇴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광고를 바라볼 때 더 이상 과거의 시각만으로는 부족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여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광고의 위상은 더욱 넓어지고 깊어질 것이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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