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론적 배경 및 가설설정
1) 심상정보처리의 개념과 심상의 발생
정신적인 심상(mental imagery)은 이전에 경험되어 기억 속에 저장된 사건이나 개념을 마음 속에서 재구성하는 것이다(Childers and Huston, 1982; Richardson, 1969). 심상은 시각적일 수도 있고, 촉각이나 청각, 미각, 후각적인 것일 수도 있다. 리처드슨(Richardson, 1969)은 심상을 구체적 감각의 재표현이나 지각적인 정서 또는 경험적인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심상은 감각적이고 지각적인 것으로서 의식적인 경험이 가능하며 자극이 없어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심상정보가 기억에 저장되는 메커니즘은 크게 이중입력 모형(Dual coding Model)과, 감각어의 모형(Thc Sensory-Semantic Model), 그리고 전형 모형(Prototypical Model)의 세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Childers and Houston, 1982). 이중입력 모형(Dual Coding Model)은 파비오(Pavio, 1969)가 비언어적인 심상과 언어적인 기억을 구별하기 위해 제시한 모형이다. 이 모형은 심상기억 체계와 언어기억체계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나, 자극정보의 입력과 저장, 구조화 그리고 인출에는 부분적으로 상호 연결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중입력 모형에서의 정보처리 과정은 표상-지시-연결단계를 거치게 된다. 입력된 정보는 심상이 활성화되거나 언어적 표상이 얻어지는 표상단계(representational level)를 거치게 되며 다음으로 그림에 대한 이름이 부여되고, 단어에 대한 심상이 생성되는 지시단계(referential level)를 거친다. 마지막으로 앞서 처리된 비언어적인 정보 및 언어적인 정보가 이전에 저장된 정보와의 연결이 이루어지는 연결단계(associative level)를 거친다. 이 모형은 언어 정보가 자극 정보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데 반해, 심상정보는 자극정보의 병렬처리(parallel processing)에 가깝다고 가정하고 있다.
감각어의 모형(The Sensory-Semantic Model)은 자극 정보가 단어보다는 그림으로 처리될 때 입력이 차별화되어 구별하기 쉬워진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모형은 자극정보가 그림인가 단어인가 따라 다른 순서로 처리된다고 가정하고 있다. 즉 단어는 의미화 과정이 없이 이름이 부여되고, 그림은 이름이 부여되기 전에 의미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입력 노력은 서로 다른 저장방식 중 어느 한가지에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입력노력이 특정 정보에 집중된다 하더라도, 자극 정보의 다른 속성도 같이 활성화된다. 또한 입력과정에서 차별화 되었을 경우에는, 활성화된 정보간 상호작용의 질과 상대적인 차별화에 측면에서, 인출 시에 다른 정보에 의한 방해가 적으므로 더 기억하기 쉽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형 모형(Prototypical Model)은 3단계의 기억장소로 구성된다. 단계 1은 외부 자극의 특징을 처리한 결과로 나타난 새로운 언어나 비언어 정보로 구성되어 있고, 단계 2는 경험에 의해서 얻어진 청각적, 시각적 정보의 전형(Prototype)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전형정보는 잠재적인 혹은 새롭게 생성된 심상정보와 연결된다. 단계 3은 청각적, 시각적인 심상전형에 의해 접근 가능한 어의 지식의 축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형에서는 그림에 대한 전형정보가 단어나 소리에 비해 더 많기 때문에 그림과 단어 자극 처리상 차이점이 나타난다고 가정하고 있다.
정보처리 과정으로서의 심상정보처리는 정보의 입력(encoding) 방법인 동시에 목적에 의해 정보를 재생(retrieve)하는 수단이다. 이러한 심상을 파비오(Pavio, 1969)는 시각적 이미지로서 의식적으로 경험하지 않아도 명백한 반응을 일으키고 공간적으로는 병렬 정보를 제공하는 기억 기호나 조합 매개체라고 본다. 럿츠와 럿츠(Lutz and Lutz, 1978)는 정신적 시각 심상(mental visual imagery)은 언어로 된 정보의 순차적인 처리(Serial Processing)에 반하는 병렬 처리 방식(Parallel Processing)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볼 때 회상(retrieval)단계에서 시각적 심상정보처리는 이제까지 소비자의 정보처리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순차적 정보처리 방식이라기 보다는 병렬적으로 정보가 처리되는 과정이다. 병렬처리방식에서는 정보가 어떤 장소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며 단위(unit)간의 관계로 표시되는 것으로, 각각의 단위는 여러 가지 기억의 저장에 관련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억은 순차처리 방식에서와 같이 장기 기억이나 단기 기억이라는 어떤 장소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고 단위간의 관계 사이에 분산되어 있는 것이며 기억에의 접근은 단위 사이의 관계나 연결을 추적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순차 처리 방식에서 정보는 어떤 특정한 장소에 저장되며 정보를 기억으로부터 회상해 내기 위해서는 그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주소가 필요하다.
순차 처리 방식과 병렬 처리 방식의 차이는 기억의 분류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순차 처리 방식에서는 정보가 조작되는 장소로서의 단기 기억이 필요하다. 이 방식에서 단기 기억은 매우 적은 수의 정보만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정보처리에 많은 제약이 되어 왔다. 반면에, 병렬 처리 방식은 기억의 저장장소에 대한 어떤 가정도 하고 있지 않다. 순차 처리 방식에서 단기 기억이라고 하는 것은 병렬 처리 방식에서는 본질적으로 정보를 나타내는 관계의 네트워크가 전기적으로 활성화 된 것으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순차 정보처리에서의 단기 기억은 제한적이나 병렬처리에서는 전기적인 활성화로서 빨리 감퇴되는 속성이 있다(Martin and Kiecker, 1990).
심상은 다중감각적으로 형성되므로 여러가지 방법에 의해 심상의 발생은 촉진될 수 있다. 그림이나 사진은 정신적인 심상을 일으키며(Childers and Houston, 1984; Edell and Staelin 1983; Holbrook and Moore, 1981; 1984Lutz and Lutz, 1978), 다른 조건이 일정할 경우 구체적인 단어가 추상적인 단어보다 심상을 더 잘 형성한다(Craig, 1983). 또한 상상을 하라고 지시할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심상의 발생을 촉진시킨다(Richardson, 1993). 이두희와 권오영(1995)도 광고상황에서 그림메시지를 제시한 경우가 문자메시지를 제시한 경우보다 더 많은 심상을 발생시키며, 선명하고 자세한 그림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심상정보처리를 촉진시킨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로시터와 퍼시(Rossiter and Percy, 1980)는 시각적 심상의 강도와 메시지의 구체성이 광고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는데 시각적 심상의 강도를 광고에 제시되는 그림의 크기로 조절하였다. 이 경우 그림의 크기가 크고 메시지가 구체적인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광고에 대한 태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문자와 그림이 동시에 제시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그림이 크고 중심이 되는 그림 메시지의 경우가 문자메시지 보다 심상을 더 잘 형성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가설화 하면 다음과 같다
가설 1 :광고 속성 수에 관계없이 그림 메시지의 경우가 문자메시지의 경우보다 심상정보처리가 더 잘 일어날 것이다.
2) 심상정보처리가 광고 메시지의 기억에 미치는 영향
그림이 문자보다 더 쉽게 기억된다는 것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 지지되고 있다. 차일더와 휴스턴(Childers and Houston, 1984)은 그림이 기억 속에 더 강렬하게 남으며 정신적인 심상을 일으키는데 더 크게 작용한다고 하였다. 그들은 광고 안에서 그림과 시각 정보가 중복 제시되는 경우, 이를 감각적 정보처리로 유도했을 때 광고에 대한 회상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것을 발견하였고 정보의 연결과 입력에 있어 시각적인 정보가 기억의 탐색과 회상에 도움이 되는 것을 밝혀냈다. 러츠와 러츠(Lutz and Lutz, 1977)는 광고에 상표와 제품 속성이 함께 포함된 그림을 제시할 경우 제품과 관련 정보를 기억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였다. 시각적 심상은 학습과 기억을 증진시키는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쌍대연결 학습(Paired associate learning) 패러다임에 의하면, 학습자가 두 가지 항목을 서로 연결해 기억하는 경우가 단순히 반복하여 기억하는 것보다 기억 속에 남을 확률이 높다. 예를 들면 호랑이와 담배를 같이 제시한다면 쌍대 연결학습에서는 호랑이가 담배 피는 것이 연상되어 기억되고 이것이 호랑이와 담배를 따로따로 기억하는 것보다는 기억에 남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심상정보처리가 촉진되면 기억효과 및 광고효과가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광고가 전달하고자 하는 속성의 수가 많을 경우(즉, 청크(Chunk)의 수가 7개 이상인 경우)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기억해야 하는 속성의 수가 단기기억의 용량을 넘어서는 경우에는 광고 수용자가 입력(encoding)시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한계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심상정보처리에서는 기억의 용량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Martin and Kieckcr, 1990), 상대적으로 기억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하는 속성의 수가 적은 경우에는 입력상의 제한이 없으므로 입력상에서는 어의적 처리와 심상정보처리 상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심상 정보처리는 빨리 감퇴되는 속성이 있으므로(Martin and Kiecker, 1990) 상대적으로 어의적 정보처리 보다 효과가 낮을 수 도 있다.
이러한 추론을 바탕으로 하여 광고가 제시하는 속성의 수와 광고 수용자의 정보처리와의 관계를 가설화 하면 다음과 같다.
가설 2: 광고정보에 대한 기억효과는 광고 메시지 제시형태와 제품속성정보의 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가설2-1: 광고에서 제시되는 속성의 수가 많을 경우, 그림 메시지의 경우가 문자메시지의 경우 보다 광고된 속성에 대한 기억효과가 높을 것이다.
가설2-2: 광고에서 제시되는 속성의 수가 적을 경우, 문자메시지의 경우가 그림 메시지의 경우 보다 광고된 속성의 기억효과가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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