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광고공사의 기능과 역할 개선방안

방송광고공사의 기능과 역할 개선방안

신 태 섭 (한국방송광고공사 연구위원)

1. 들어가는 글

1999년 12월, 통합방송법이 제정됨과 동시에 '한국방송광고공사법'(이하 광고공사법)이 개정되었고, 이어 2000년 3월 통합방송법과 공사법의 시행령이 새롭게 제정되었다.

통합방송법은 ①지상파방송사업자의 방송광고영업을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광고공사)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방송법 시행령 제59조제3항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를 "방송광고판매대행을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에게 대행토록 하고, ②광고공사가 조성·관리·운용해오던 공익자금을 방송발전기금(이하 기금)으로 전환해 방송위원회가 운용토록 하고, 기금징수는 광고공사와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에게, 기금관리는 광고공사에게 위탁( 방송법 시행령 제24조제1항은 방송위원회가 광고공사에 위탁한 기금관리 업무를 "기금의 관리 업무중 기금의 교부 및 회계관리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개정 광고공사법에서는 ①방송광고영업의 독점을 규정하던 조항과 ②공익자금 관련 조항이 삭제되었으며, 광고공사는 ①지상파방송사업자의 방송광고영업대행, ②방송위원회가 위탁하는 기금의 징수와 관리, ③방송광고의 진흥을 위한 조사·연구 및 교육을 담당하는 기구로 소폭 조정되기에 이르렀다.

원래 방송광고제도 및 광고공사제도 개선의 요구는 3가지 측면에서 제기되어 왔다. 첫째는 방송구조 개편에 따른 요구이고, 둘째는 공공부문 개혁 드라이브에 따른 요구이며, 셋째는 방송광고산업의 발전에 따른 요구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광고공사법 개정은 통합방송법 제정을 통한 방송구조 개혁에 원만하게 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서, 다른 두 측면의 요구는 소극적으로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광고공사법 개정이 그렇게 된 것은 광고공사법이 방송사의 재원을 규정하고 있어 이해당사자들에게 크게 민감한 것이며, 따라서 제 요인을 두루 반영한 폭넓은 방송광고 제도개선의 시도는 5년을 끌며 가까스로 합의를 도출해낸 통합방송법의 제정 자체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정치적 고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 방송광고제도와 광고공사는 제 측면의 요구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본격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제 측면의 요구들에 다각적으로 부응하는 복수 미디어렙 경쟁체제 도입과 광고공사 기능개선을 위한 광고공사법 대체입법을 준비하고 있고, 금년 중 국회통과와 내년 중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방송광고 제도개선 논의의 경과와 올바른 방향을 점검하고, 이에 기초해 우리나라 방송광고제도의 중핵기구인 광고공사에 초점을 맞춰 그 기능과 역할의 재정립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2. 방송광고 제도개선 추진의 경과와 방향

(1) 제도개선 추진의 경과

1980년 광고공사 설립 이후 광고공사는 우리나라 방송광고제도를 직접 규정하는 중핵적 기구로 운영되어 왔다. 시장과 시민사회의 성숙도와 자율성이 낮고 국가가 일방적 주도성을 갖는 풍토 위에서, 방송광고 독점영업, 공익자금 조성을 통한 방송사 초과이윤 사회환원, 방송광고 진흥 등 방송광고제도에 관련한 핵심 사항들이 광고공사법에 의해 모두 광고공사에 위탁되어 왔기 때문이다.

방송광고제도 및 광고공사와 관련한 주된 논점과 대립양상은 정치적 변동 특히 정권교체에 따라 변동하는 양상을 보여 왔다. 이는 ①5공화국 ②6공화국·문민정부 ③국민의 정부 등 3시기로 구분된다.

첫 번째, 5공화국 시기 동안, 야당과 재야 운동단체들은 광고공사를 정부의 방송장악을 위한 도구라고 비판하며 그 폐지를 주장했고, 방송사·광고주·광고대행사 등 광고계는 광고공사에 의한 독점과 관료주의의 폐해 개선을 조심스럽게 요구했다. 그렇지만, 그러한 폐지주장과 개선요구는 힘이 실리거나 의미 있는 사회적 의제로 부각되지 못했고, 정부는 이를 간단히 묵살했다.

두 번째, 6공화국과 문민정부 시기 동안에는, 시장원리에 기반한 광고공사 폐지론(광고공사 폐지론의 주된 논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이효성,『방송광고 제도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한국언론정보학회 편, 1998. 11), p. 6.>
ⓛ광고공사는 방송장악을 위한 강제적인 방송사 통폐합 과정에서 탄생했다.
②정부가 광고공사에 의해 조성한 공익자금을 공적인 이익과 무관하게 사용한 경우가 많다.
③광고공사 경영이 방만하고, 본래 목적과 무관한 사업체를 유지하는 등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④광고판매제도와 요금제도의 저발전과 광고산업의 경쟁력 저하 등 방송광고의 독점대행의 폐해를 야기했다.) 과 전통적 공공이론에 기반한 광고공사 유지론(정부가 광고공사의 존치를 주장해온 주요 논거는 다음과 같은 5가지 순기능으로 대표된다. <공보처,『광고행정백서, 1997』(공보처, 1997), p. 239.>
①방송사 편성·제작과 영업의 분리를 통해 방송의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②방송광고 유통시장 질서확립에 기여하고 있다.
③방송광고요금 인상억제로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④취약 방송매체인 지역방송과 특수방송에 대한 재원을 지원하여 방송의 다양성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⑤공익자금을 조성·지원해 방송을 통한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간의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신공공이론에 입각한 재야 학술단체와 언론운동단체들의 광고공사 개혁론(1990년 6월, 재야 학술운동단체인 한국사회언론연구회는 당시 방송법 2차 개정을 앞두고 방송개혁 과제를 분야별로 점검하는 일련의 내부 세미나를 연 바 있다. 여기에서 광고공사 문제가 독립된 주제로 다뤄졌는데, 한국사회언론연구회는 당시 광고공사 폐지론이 6월 국민항쟁의 성과를 자본만의 이익으로 왜곡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으며,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전제로 광고공사를 폐지하지 말고 개혁해 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토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 새롭게 대두됐다.

1987년 6월 국민항쟁 이후, 재야단체가 방송민주화를 위한 기존의 광고공사 폐지론을 포괄적인 방송개혁론의 방향에서 재검토하던 것(학술운동단체와 시민운동단체들이 광고공사의 정치적 역기능 차단과 독점의 폐해 해소를 기반으로 방송의 공공성 유지와 사회적 비용절감의 순기능을 살리는 방향에서 기존의 광고공사를 개혁하는 방안을 모색한 데 반해, 언노련을 중심으로 한 언론노조와 언론현업단체들은 광고공사법과 그에 따른 기존 광고공사를 폐지하고 그 대신 방송법을 개정해 두 개 이상의 방송사가 출자해 공익적 광고대행기관을 설립하되, 복수의 대행기관 설립을 허용하자는 방안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언론노조와 현업단체들의 이 같은 개혁론은 1997년 9월 언노련·기자협회·프로듀서연합회가 공동 구성한 언론개혁정책위원회의 '언론개혁 10대 과제' 중 다섯 번째 항으로 집약된다.) 과는 대조적으로, 신중한 기능개선론에 머물던 방송계와 광고계 일각에서는 사회 전반의 탈규제 분위기와 시장논리의 확산을 배경으로 적극적으로 광고공사 폐지와 방송사 영업권 환원을 강력히 요구하기 시작했다. ( 그러한 폐지론은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의 선거공약이 될 만큼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부각되었지만, 양 대통령은 집권 이후 별다른 해명 없이 기존의 방송광고제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6공화국과 문민정부 시기 동안 우리나라 방송광고제도와 광고공사는 뜨거운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방송법이 1990년 8월 민영 상업방송의 허용을 골자로 2차 개정되면서,( 1987년 11월 제정된 이전의 방송법은 1989년 12월 1차 개정, 1990년 8월 2차 개정, 1991년 12월 3차 개정, 1995년 4차 개정된 이후, 1999년 12월 새 통합방송법 제정에 따라 폐지됐다.)

우리나라 방송구조는 공영 중심의 공민영 이원체계로 전환됐다. 그럼으로써 야기된 방송구조와 방송광고구조 간의 구조의 불일치는 폐지론과 개혁론의 목소리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한 반면, 전통적인 공공이론의 유지론은 입지가 크게 약화된다.(방송의 공민영 이원체계는 정부 내부에서도 광고공사 영업독점에 대한 회의를 일게 했다. 1997년 초 행정개혁위원회가 방송광고영업의 경쟁도입을 정부의 개혁과제로 설정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받아 광고공사에 의한 영업독점해소와 경쟁체제도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6공화국과 문민정부 전 기간 동안 방송광고제도는 공영인 광고공사의 일원적 독점구조를 유지했다.

세 번째 시기는 1998년 2월 김대중 대통령 취임과 함께 시작된다. '민주주의와 시장원리의 조화'를 내건 '국민의 정부'는 그 출범과 동시에 전통적인 공익개념의 광고공사 독점유지(제1의 길)도, 모든 것을 시장원리에 맡기자는 광고공사 폐지(제2의 길)도 아닌, 공익과 시장의 견제·균형에 기반해 신공익을 도모하는 방송광고 제도개선 및 그에 따른 광고공사 개혁(제3의 길)을 추진했다.

김대중 정부의 광고공사 개혁추진은 과도한 시장규제를 일정 수준 푸는 규제개혁정책의 일환으로,(1998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외국인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광고공사의 독점체제를 해소해 2000년부터는 경쟁체제에 들어서도록 한다는 방침을 정했고, 같은 시기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방송광고 제도개선을 포함해 광고공사법 개정과 2000년부터의 경쟁체제 도입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한달 뒤인 3월에는 규제개혁위원회가 33개 우선추진과제에 광고공사의 독점제도 폐지와 경쟁도입을 포함시켰고, 1998년 8월에는 기획예산처가 공기업 경영혁신 차원에서 광고공사의 독점제도 폐지와 2000년 경쟁도입을 결정하면서 방송사의 직접영업 금지와 미디어렙에 대한 방송사의 출자 등 지배금지를 표명했다.) 보다 중요하게는, 시장지향적인 탈규제와 정치적 종속 및 시청자주권 배제 등이 무질서하게 혼합된 기존의 공민영 방송구조를 신공공원리에 맞게 재개혁하는 데 연동하여 추진됐다.

방송광고 제도개선을 방송개혁과 연동시키는 것은 1998년 12월부터 1999년 2월까지 활동한 방송개혁위원회의 제안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 제안의 요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① 2000년부터 민영 미디어렙의 신규 시장진출 허용 통한 공·민영 미디어렙 2개사 간의 방송광고영업에서의 제한 경쟁 도입.

② 제한적 경쟁에 따른 방송광고의 제한적 시장가격 반영.

③ 공영 미디어렙은 공영방송 대행, 민영 미디어렙은 민영방송 대행.

④ 2001년 이후 KBS 광고폐지와 MBC 민영화 추이를 감안해 공민영 미디어렙의 영업영역 구분 폐지.

⑤ 방송사 매출규모에 따른 수탁수수료율 차등 적용 권장.

그렇지만, 앞서 지적했듯, 이러한 방송광고 제도개선안은 통합방송법의 통과를 수월토록 하기 위해 방송개혁에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부분만 통합방송법에 반영됐고, 전반적인 제도개선은 차후의 광고공사법 대체입법을 통해 추진되게 된 것이다.

(2) 제도개선의 올바른 방향

앞서 경과에서 보듯, '국민의 정부' 이후, 방송광고 제도개선 논의는 광고공사 현상유지론이나 폐지론이 아닌 개혁론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렇지만, 개혁론에 입각한 제도개선 논의가 충분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한 것은 아직 아니다. '전통적인 공익과 정부의 역할을 중시하는 경향'(이는 '제1의 길'이다. 초기 전통적 자유주의의 한계(시장 독점) 극복 위해 정부주도의 전통적 공공서비스를 강조한다. 국가 개입으로 시장의 부작용을 제어하고 수정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개입과 국가독점의 한계, 곧 관료의 기능자본가화, 관료권력의 자기영속화, 행정편의주의, 권력남용, 시장기능 위축, 경쟁력 약화와 생산성 저하, 사회적 비효율과 낭비 초래 등의 부작용을 낳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고 있다.) 은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입지를 완전히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장원리를 유일한 해결사로 신봉하는 경향'( 이는 제2의 길이다. 시장기능의 활성화, 탈규제, 민영화와 사적 인센티브에 의한 생산성 제고와 시장경쟁력 향상 위한 시장원리 중심의 구조조정을 내건 신보수주의(또는 다른 이름으로 신자유주의)를 신봉한다. 영국의 대처와 미국의 레이건 시기에 그 영향력을 크게 떨쳤으나, 초국적 자본의 횡포, 사회의 재봉건화, 빈부격차 심화, 만성적 실업, 복지의 후퇴와 시회안전망의 위기, 세계적 규모의 경제위기 등 전통적인 국가독점보다 심각한 시장독점의 부작용을 노정하고 제3의 길을 표방한 중도파에게 이니셔티브를 내주게 된다.) 과 '신공공원리에 입각해 국가-시장-시민사회의 견제·조화를 추구하는 경향( 이는 제3의 길이다. 국가, 시장, 시민사회가 삼각 정립(鼎立)하여 상호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공공의 이익(공익)을 추구한다. 시민사회, 국가, 기업이 모두 공익과 시장원리를 추구하되, 공공성은 보편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더 상위의 가치이다. 여기에서, 시장원리는 공공성의 요건을 충족시킨다는 전제 위에서 추구되는 하위의 특수한 가치로서 규정되며, 시민주도의 신공공서비스를 중시한다. 시민사회의 활성화와 그에 따른 시민참여는 국가와 시장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필수적이다. 국민의 정부가 표방한 '민주주의와 시장원리 및 생산적 복지의 조화'는 이러한 제3의 길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이 개혁론의 마당 안에서 여전히 서로 각축하고 있는 중이라 할 수 있다.

시장원리를 추종하는 신자유주의적 경향은, 개혁론의 틀 안에서,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시장원리에 맡기는 것을 추구한다. 이는 방송3사가 복수의 공민영 미디어렙 간의 제한경쟁을 일정하게 수용하되, 방송사의 미디어렙 출자허용이나 선택권 보장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신공공원리에 입각해 국가-시장-시민사회의 견제·조화를 추구하는 경향은 방송개혁위원회의 제안을 존중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진보적 학술단체와 시민언론단체, 광고공사(광고공사는 오랫동안 전통적 공공이론의 수호자였다. 그러다가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그의 오랜 측근인 배기선 사장이 새로 부임해온 뒤, 전 사원이 참여하는 토론을 통해 국민의 정부의 기본정책과 궤를 같이하여 '방송광고 영역에서 민주주의와 시장원리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새로운 이념을 채택했다. 이에 입각해 광고공사는 o 현실적인 시장규모를 감안해 공·민영 미디어렙 각 1개사(공영은 광고공사, 민영은 신설)로부터 시작해, 2-3년 후 시장상황과 경쟁정착 추이를 보아 1개사의 추가를 고려하며, o 거대자본 영향, 여론독점 등의 배제 위해 방송사, 대기업, 외국자본, 일간신문, 통신사의 신설 미디어렙에 대한 출자를 금지하고, o 경쟁도입에 따른 광고요금의 급격인상의 예방과 기존 광고인프라 공동활용 등 효율성 제고를 위해 광고공사가 신설 민영 미디어렙에 일정지분을 출자하고, 민간자본들이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머지 다수 지분을 소유해 경영권을 갖도록 하며, o 향후 수년간, 공영방송(KBS, MBC, EBS)은 공영대행사가, 민영방송(SBS, 지역민방)은 민영대행사가 대행한 뒤, 이 후 시장상황, 미디어렙 추가 시장진입 등 여건 고려해 업무영역 구분을 해소한다는 것을 기본 골격으로 한 제도개선안을 수립하기에 이른다.) 등이 공·민영 미디어렙 2개사 간의 제한경쟁 도입과 한시적 역무분장, 방송사의 미디어렙 출자 금지 등을 주로 요구하는 것이 그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방송광고 제도개선과 광고공사 개혁의 올바른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개개인과 소속 집단의 이해관계를 일단 접어두는 일이 우선 필요하다. 그리고, 국민의 보편적 이익이 최적화되는 방송광고제도가 어떤 것인지, 달리 말해 방송광고제도에게 요구되는 공익성이 무엇인지를 묻고, 그 답을 실천하는 데만 전념해야 한다.

우리나라 방송광고제도에 대한 공익성 요구는 그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사회적으로 공감하게 되는 근원으로부터 추론된다. 이는 국가·시장·시민사회의 관련된 각 부분이 참여해 구성하는 방송광고제도가 국민의 보편적 이익을 위해 감당해야 하는 공적 과제이기도 하다. 앞서 지적했듯, 방송광고 제도개선과 광고공사 개혁의 요구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제기됐다. 첫째는 방송구조 개편에 따른 요구이고, 둘째는 공공부문 개혁 드라이브에 따른 요구이며, 셋째는 방송광고산업의 발전에 따른 요구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방송광고제도에 대한 공익성 요구는 다음과 같은 3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

① 언론지원의 공익성 요구 : 광고는 방송의 물적 기초이다. 통합방송법 시행으로 본격화된 방송개혁이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방송광고제도를 맞춰줄 필요가 있다. 공영중심의 공·민영 이원 방송체계가 서로 제한경쟁하면서 애초 의도한 순기능을 다할 수 있기 위해 그에 조응하는 방송광고제도를 취하고, 방송의 제작·편성과 광고영업의 분리의 실효성과 방송의 다양성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형태를 취하며, 방송사의 불로소득성 초과이윤의 적절한 사회환원에 기여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요구된다.

② 공공부문 효율향상의 공익성 요구 : 현재 정부는 공기업들이 단기간에 경쟁을 도입하고 기구를 축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광고공사는 국가의 이러한 구조조정 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방송광고관련 국가에이전트(광고공사)로서, 광고공사의 구조와 사업을 새로운 기능과 역할에 맞게 합리적으로 재조정해 경쟁력과 효율을 높이는 데 솔선수범하는 것이 필요하다.

③ 방송광고 진흥의 공익성 요구 : 광고는 전통적으로 최소의 사회적 비용으로 생산과 소비를 최적 상태로 연결시키는 공익성을 요구받아 왔다. 이에 더해, 이제 광고는 보다 건강하고 다양한 문화의 창달자가 되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건전한 문화산업 발달의 견인차가 되며, 더 나아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전체 산업과 국가경제가 더 큰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와 같은 공익성 요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송광고 제도개선은 요금·판매방식에서의 제한적 시장원리 반영과 그에 기초한 공민영 미디어렙간의 제한적 경쟁, 방송사·광고회사의 미디어렙 출자 금지, 공·민영 미디어렙 간의 역무분장, 일정 수준의 미디어렙의 공적 책임, 방송사·미디어렙·광고주 간의 공정거래와 자본의 간섭에 의한 방송편성권 보호를 위한 법제적 보완, 광고공사의 구조조정과 내부개혁, 미디어렙 소유와 경영간의 분리 등의 요구로 귀결된다.

이 경우, 정부 및 그 에이전트로서의 광고공사의 역할이 분명하고, 비록 일정하게 영역이 제한되긴 하지만 (그렇지만 현행보다는 크게 확장된 상태로) 방송사·광고주·광고회사 등 시장의 자유로운 시장행위 영역이 확보되고, 관련 시민단체나 학계의 감시와 참여의 가능성도 확대될 수 있으므로, 이 같은 요구는 방송광고 제도개선이 신공공원리에 보다 충실할 것에 대한 요구라 할 수 있다.

한편, 같은 요구와 논리의 기반 위에서, 방송사와 광고회사의 미디어렙 출자 허용을 조건부로 검토하는 것도 또 다른 대안으로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향후 3-5년 동안 방송사의 출자를 제한하되, 그 동안 방송사·미디어렙·광고주 간의 공정거래와 자본의 간섭에 의한 방송편성권 보호를 위한 법제적 보완, 미디어렙 소유와 경영간의 제도적 분리를 추진하고, 그 이후 방송사의 미디어렙 출자를 허용하는 것이다.

3. 제도개선에 따른 광고공사 기능과 역할의 재정립

(1) 신공공원리에 입각한 광고공사의 과제

광고공사는 설립이래 지금까지 그 자체가 우리나라의 방송광고제도인 것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광고공사는 방송광고제도를 구성하는 핵심 하위제도의 하나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광고공사는 앞으로 시행될 방송광고 제도개선에 잘 부합하고 효율적으로 순기능하는 우리나라 방송광고 시스템의 중요한 하위 시스템의 하나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국민의 보편적 이익을 위해 방송광고제도를 구성하는 국가·시장·시민사회의 관련 부분들은 각기 자신의 공적 과제를 사적 이익에 앞서 기꺼이 감당해야 한다. 이러한 자세는 전통적인 공공이론의 가치관과 요즘의 신공공이론의 가치관에서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기본적인 사회규범이다. 약간 다른 방식이긴 하지만, 사적 이해추구의 존중과 시장에 의한 조화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에서도 이는 중요한 사회규범으로 인정된다.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에서 이타적인 자기희생이나 솔선수범을 그 근본적 동기가 개인의 사적 이익 추구에 있되, 각 구성요소들 간의 경쟁에 따른 긍정적인 사회적 결과로서 인정한다.)

광고공사의 과제라는 관점에서 보면, 방송광고 제도개선은 광고공사에게 다음과 같이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 유지·함양, 방송광고 진흥, 공기업으로서의 효율향상 등 세 가지 공적 요구에 부응할 것을 요청한다고 하겠다. 이는 광고공사가 감당해야 하는 역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첫째로, 광고공사는 국가와 자본에 대해 자율성을 지니고 시청자주권에 기초한 방송문화 창달과 매체융합을 앞둔 방송산업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이는 공영 중심의 공민영의 이원 방송구조 하에서 방송의 공익창출과 방송산업의 발전을 조화롭게 지원하는 방송광고 영업활동을 말한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하위 과제들이 포함된다.
  ① 방송의 제작·편성과 영업의 제도적 분리 정책의 실효성 추구
  ② 공·민영 방송사간 및 공영 방송사간의 건전한 프로그램 경쟁 지원을 통한 방송산업의 경쟁력 제고 지원
  ③ 방송산업의 발전 위한 투자재원 확보 추구
  ④ 재원조달 측면에서 방송의 다양성 보장 추구
  ⑤ 방송발전기금의 안정적 조성 지원)

둘째로, 광고공사는 방송광고의 산업적 효율성 제고와 방송광고산업의 진흥을 통해 합리적이고 선진적인 시장질서 확립과 미래 기간산업인 영상산업의 핵심인 방송광고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 ( 이는 방송광고의 공익창출과 방송광고산업의 발전을 조화롭게 매개하는 방송광고 영업활동과 방송광고 진흥활동을 말한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하위 과제들이 포함된다.
  ① 매체의 시장가치를 일정 수준 반영하고, 구매자의 만족을 극대화하는 방송광고 요금·판매제도 개선을 통한 합리적이고 선진적인 거래질서 정착 추구
  ② 공영 미디어렙으로서의 효율제고와 공·민영 미디어렙 간의 생산적인 경쟁 통한 방송광고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 추구
  ③ 방송광고산업의 경쟁력 향상 위한 공적 인프라로서의 기본기능 최적화
  ④ 방송광고의 공공성 제고와 공익성 확대)

셋째로, 광고공사는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정책에 부응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조직·인원·사업의 책임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솔선수범해야 한다. ( 1998년 여름, 기획예산처가 광고공사를 민간에 매각해 민영 미디어렙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공기업의 민간매각은 그 분야 산업이 발전한 결과 그 분야의 공익적 가치가 덜 중요해졌거나, 안팎의 어떤 이유에서 공익적 기여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을 때, 혹은 심한 적자로 국민에 부담을 줄 때, 채택되는 수단이다. 광고공사의 민간매각은 이러한 조건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그 언론보도는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났다.)

광고공사는 이러한 3가지 과제를 최적의 상태로 수행하는 방향에서 스스로를 개혁해야 하며, 정부는 광고공사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그러한 방향으로 광고공사를 적절히 지도·감독해야 한다. 그리고, 관련 방송사·광고업계·학계·시민단체들 역시 그러한 방향에서 광고공사를 감시하고 격려·질책하는 데 인색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광고공사는 신공공원리에 입각한 전문 공영 미디어렙으로서 동시에 방송광고 진흥을 위한 공적 인프라(public Infra-Structure)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2) 광고공사 기능의 재정립

광고공사가 본연의 공적 과제, 달리 말해 맡은 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현행 법률에 의해 광고공사에게 부여된 기능은 다음의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지상파방송사업자의 방송광고 대행기능이고, 둘째는 방송발전기금의 징수·관리기능이며, 셋째는 방송광고 진흥기능이다. ( 현행 한국방송광고공사법 제13조는 광고공사의 업무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13조(업무) 공사는 다음 각호의 업무를 행한다.
1. 방송법에 의한 지상파방송사업자의 방송광고영업의 대행에 관한 사항
2. 방송법 제37조제6항 및 제40조의 규정에 의하여 방송위원회가 위탁하는 방송발전기금의 징수 및 관리에 관한 사항
3. 방송광고의 진흥을 위한 조사·연구 및 교육
4. 기타 제1호 내지 제3호의 업무에 부대되는 사업)

방송광고 제도개선과 그에 따른 광고공사 개혁의 방향에 비추어, 이 같은 기능분류 자체는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그 내용을 들여다 볼 때, 광고공사의 기능도 중요한 개혁대상이 아닐 수 없다. 현행 광고공사법은 광고공사의 영업기능 및 방송광고 진흥기능과 관련해, 광고공사가 신공공원리에 입각해 본연의 역할을 최적화할 수 있는 법제적 내용들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ㄱ 공영 미디어렙으로서의 기능 재정립

신공공원리에 입각한 공영 미디어렙으로서, 광고공사가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 유지·함양, 방송광고 진흥, 공기업으로서의 효율향상 등 세 가지 공적 요구에 적절히 부응하기 위해서, 광고공사는 다음과 같은 기능개선들이 이뤄질 필요가 있고, 이것들 중 일부는 광고공사법 대체입법 과정에서 적절히 법률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o 광고공사의 공영방송 대행 규정

방송개혁위원회는 공·민영 미디어렙 간의 한시적 역무분장을 제안한 바 있다. 방송사·미디어렙·광고주간의 공정거래와 자본의 영향에 의한 방송편성권 보호가 미흡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방송사가 임의로 미디어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방송제작·편성과 광고영업의 분리 추구라는 통합방송법의 기본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 관련 법제의 보완이 일정 수준에 이를 때까지 공·민영 미디어렙 간의 역무분장을 규정하는 것은 방송의 공공성 유지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또한, 이는 방송사가 미디어렙 선택권을 갖게 될 경우, 미디어렙에 대한 방송사의 영향력이 커짐으로 인해 촉발될 수 있는 지나친 시청률 경쟁의 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이다.(관련 구성원간의 공정거래와 자본으로부터의 편성권 보호가 일정 수준 갖춰진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서구의 주요 국가들에서도 공영방송이 과도한 상업적 경쟁에 빠져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민영 미디어렙 간의 역무분장을 실시하고 있으며, 방송사의 미디어렙 선택권은 민영 미디어렙이 복수인 경우 민영방송사에 대해서만 인정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정은 대체입법에 적절한 형태로 반영되어야 하는데, 이는 헌법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경우 법률에 의거해야만 한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o 민영 미디어렙에 대한 광고공사의 한시적 출자

민영 미디어렙이 처음부터 사적 자본만으로 설립·운영될 경우, 방송 및 방송광고의 공공성을 훼손(민영 미디어렙은 광고를 비싼 값에 많이 파는 것을 추구한다. 민영방송 역시 이윤추구를 우선으로 한다. 이 둘의 결합 시, 민영방송은 시청률지상주의로 내달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이는 시청자의 채널선택을 놓고 민영방송과 일정수준 경쟁하지 않을 수 없는 공영방송도 시청률경쟁에 더 깊이 휘말리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고, 후진적 영업방식으로의 후퇴를 야기하며,( 현 상황에서 민영 미디어렙이 민간자본으로만 설립될 경우, 민영 미디어렙은 과학적인 영업기반을 구축하는 데 투자를 하지 않고 커미션과 리베이트 등 후진적 영업방식의 부활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사적 이익을 위해 광고영업의 사회적 비용과 비효율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시장접근 방식과 가격결정원리에서 서로 다른 룰을 갖게 됨으로써 시장실패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방송광고 판매시장의 혼란과 비효율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의 우려가 있다. 광고공사가 일정 지분을 일정 기간 갖는 것은 방송과 방송광고의 공공성 보호와 공·민영 미디어렙 간의 합리적이고 선진적인 경쟁관계 수립에 기여할 수 있다.

이 경우, 광고공사는 30% 정도의 지분을 출자하고 다른 사적 자본들이 나머지 지분을 단일 컨소시엄 형태로 출자해 경영권을 확보하도록 하며, 대체입법에서 광고공사의 출자가 한시적임을 법률로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이 경우, 한 예로 대체입법 부칙에 일몰법 형식으로 한시적 출자규정을 두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o 공영 미디어렙 기능의 자회사 분리 가능성 보장

광고공사는 공영 미디어렙 기능과 방송광고 진흥을 위한 공적 인프라 기능을 겸하는 조직이다. 장기적으로, 이 두 기능은 조직적으로 분리되는 것이 양 기능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번 광고공사 개혁과정에서 공영 미디어렙 기능을 자회사로 분리할 수 있는 법률적 여지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영 미디어렙 기능은 영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데 주식회사 형태의 자회사가 적합하다. 반면, 방송광고 진흥을 위한 공적 인프라 기능은 지주회사 형태의 공적 기구가 적합하므로 모기업이 되는 것이 타당하다.)

o 방송광고 요금의 합리적 조정

지상파방송광고의 수요와 공급간의 구조적 불균형 상황하에서 광고요금 결정을 시장기능에 맡기는 것은 통합방송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고, 급격한 요금인상의 부작용 때문에 비현실적이다. 또한, 과거와 같은 고정요금제 역시 신공공원리에 부합치 않고 부작용이 크다. 이제는 매체의 시장가치를 제한적으로 반영하는 요금결정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정부·민영 미디어렙·각 방송사·광고주·광고대행사·관련 시민단체와 학계 인사·광고공사가 참여하는 자율적인 민간공익기구인 '방송광고요금조정위원회'를 자율적인 민간공익기구 형태로 구성·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는 것도 좋겠다.

o 수탁수수료의 법적 규정

방송광고 수탁수수료는 현행과 같이 법률에 의해 14%로 규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광고공사가 공익기능을 겸하고, 대행수수료의 일정 수준 인상을 염두에 둘 때, 공영 미디어렙인 광고공사의 재원안정을 위해 최소한 현행 수준에서 수탁수수료율을 보장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방송광고 진흥을 위한 공익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민영 미디어렙의 초과이윤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민영 미디어렙 허가 시, 사업권료 형태로 그 초과이윤의 일부를 방송광고 진흥을 위한 재원으로 사회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o 경쟁체제 하에서 특수방송의 합리적 발전방안

종교방송 등 특수방송의 광고를 광고공사가 계약에 의해 판매대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고공사는 방송 다양성 보장 차원에서 판매지원을 특수방송의 경영혁신 및 재정자립 계획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지속하되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매체가치와 광고효과를 제고하는 다양한 요금체계 및 판매방식의 개발을 통해 판매지원의 축소에 다른 방송사 매출감소를 상쇄시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특수방송의 재정자립을 목표로 하되, ①특수방송 경영의 투명성 확보와 교단의 헌금과 기부금에 의한 재원 충당률의 점진적 제고, ②비용절감 등 경영혁신과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편성개선 등 두 가지를 전제로, 광고공사에 의한 판매지원과 방송발전기금에 의한 지원을 일정기간 동안 병행하는 것이다.

방송발전기금은 해당 특수방송의 설립목적 및 공익증진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의 제작실비에 한해 지원하며, 이 경우 기금은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큰 차등 없이, 기금관리위원회가 특수방송사 및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정한 기간과 연도별 지원규모에 입각해 각 방송사에 고르게 배분하고, 지원받은 프로그램에 대한 광고는 금지하며, 약속된 한정된 기간 동안만 기금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o 광고공사 영업범위 조정

광고공사의 영업범위를 지상파방송사업자의 광고영업 이외에 기타 방송광고영업까지 확장해, 광고공사가 매체융합과 멀티미디어 시대에 대처할 수 있는 공영 미디어렙이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이는 대체입법에 반영되어야 한다. 이 경우, 기타 방송광고의 대행은 자유계약에 의하며, 민영 미디어렙도 마찬가지이다.

ㄴ 방송광고 진흥기구로서의 기능 재정립

방송광고 진흥을 위한 일종의 공적 인프라(여기에서, 공적 인프라란 보편적 이익을 위해 관련 업계가 공유하는 넓은 의미의 사회적 인프라를 말하는 것으로, 그 동안 광고공사가 사용해 온 협의의 영업 인프라 개념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이러한 넓은 의미의 공적 인프라의 구축·운영 사업들 중 일부는 방송광고진흥을 위한 문광부의 중장기 과제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 로서, 광고공사는 우리나라 방송광고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필수적인 전문정보센터를 구축·운영하는 등 우리나라 방송광고산업의 진흥과 방송 및 방송광고의 공공성 제고에 필요한 제반 공익사업들을 적절히 추진하는 방향에서 개혁될 필요가 있다. 그 개혁들 중 일부 역시 광고공사법 대체입법 과정에서 적절히 법률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방송광고 진흥을 위한 광고공사의 공익기능은 다음 표와 같은 3가지 방향에서 전개될 수 있다.

< 표 : 방송광고 진흥을 위한 광고공사의 3가지 중점 사업방향 >


영역	사업방향 : 광고산업의 인프라 공유	구체적 사업
Hardware	광고산업 공용 인프라 구축 및 지원	-광고인프라공용화센터의 설립 및 광고정보 네트워크 구축 -방송광고 디지털화 지원 -광고회관 및 광고 아카이브 운영
Software	광고과학화를 위한 프로그램 및 기초 자료의 생산과 제공	-시청취율조사·검증위원회 운영지원 -광고코드 관리 -방송광고관리 Software개발
Brainware	광고산업 정책연구 및 광고전문인력의 교육과 연수	-광고산업정책·광고법제·광고문화·해외광고 조사·연구 -광고전문인력 교육 및 연수 -광고관련 전문 서적 출판 -공익광고협의회 운영 지원

o 방송광고인프라공용화센터 설립 및 광고정보 네트워크 구축

광고공사는 시청률조사·검증 자료, 표준화된 코드에 기초한 광고량 자료, 소비자행태 자료, 산업·시장 자료, 크리에이티브 자료, 연구·조사 자료, 문헌·논문·보도 자료 및 매체계획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등 방송광고의 과학화·선진화 및 고부가가치 창출에 필요한 정보인프라를 구축해, 광고주·광고회사·미디어렙·학계와 단체에 서비스하는 사업을 간판 공익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방송광고인프라공용화센터는 시청률조사 자료, 표준화된 코드에 기초한 광고량 자료, 소비자 행태자료, 산업과 시장에 대한 자료, 크리에이티브 관련자료, 기타 연구조사자료 및 매체계획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등을 갖추어 관련업계가 광고시간의 시장가치를 평가하고 나름의 전략에 따라 합리적으로 매체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수행한다. 공·민영 미디어렙, 대행사, 광고주 등은 이 센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활용하거나, 사안별 특수 변수나 자료 또는 자체의 전략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결합해 보다 개선되거나 독특한 정보화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 이 센터의 이용은 회원이용과 비회원이용으로 구분해, 회원의 경우, 회원이익의 1/2 또는 2/3 수준의 회비 납부, 비회원의 경우 기초자료(무료)와 고급자료(차별화된 사안별 가격)로 나누어 이용료를 납부토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은,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주)한국광고데이터, 제일기획 등에서 구축·운영하는 광고관련 각급 정보센터와 DB를 하나의 종합정보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각 부문의 역할분담에 기초한 광고분야의 전문적인 종합정보망을 구축·운영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은 국가적 목표인 정보화를 광고 분야에서 실현해, 광고산업의 과학화·선진화 및 부가가치 창출에 보다 더 큰 기여를 가능케 한다.

o 시청률조사·검증위원회 운영지원

시청률 조사·검증은 신문의 발행부수를 공적으로 조사·검증하는 것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시청률 조사·검증은 시청률경쟁의 촉매제가 아닌, 과학적인 광고집행을 가능케 해 사회적 비용을 최적화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조사된 시청률 검증은 공적인 기구에 의해 수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광고공사가 이의 운영을 지원하는 것은 신공공적 관심에 부합한다.

특히, 신문의 발행부수공사제도가 신문사의 이해관계에 의해 아직까지 정착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 시청률조사·검증위원회는 관련자와 전문가로 구성되는 법정위원회로 그 성격을 강화는 것을 타당하다.

o 공익광고

현행 공익광고협의회를 방송사, 광고주, 대행사, 시민단체, 학계, 정부 등이 보다 폭넓게 참여하고, 비용도 참여단체들이 일정 수준 분담하며, 의사결정과 집행에서 보다 큰 자율권을 지니도록 그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광고계의 이미지 개선에 광고계가 적극 나서는 계기로 삼고, 광고공사는 공익사업에 대한 예산배정 상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o 광고 전문인력 교육 사업

광고의 과학화와 선진화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광고인력의 교육·양성이 중요하다. 근래 광고공사는 광고교육원 운영, 국제광고인 자격과정, 해외연수 지원, 광고 시민교양강좌 등 광고관련 교육사업을 점차로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광고공사의 광고교육이 실무위주의 전문교육이어서 광고 현업에 공헌하는 바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는 중요한 방송광고 진흥업무의 하나이다.

o 광고회관 건립·운영

정부와 광고공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각종 광고관련 단체 등 시장기구들과 학계 및 시민단체가 상징적으로 참여해 한국 광고의 공간적인 인프라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 역시 중요한 방송광고 진흥의 한 계기가 될 수 있다.

o 광고관련 조사·연구·출판 사업의 재정비

광고공사의 광고관련 조사·연구·출판 사업은 그 동안 광고산업 진흥에 많은 공헌을 해왔다. 광고관련 조사·연구를 통한 기초정보 제공과 관련 문헌 발간·배포는 광고과학화의 가장 기초가 되는 사업으로,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광고공사가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특히 이 사업이 광고인프라공용화센터의 구축·운영과 연계되어 재정비될 때, 큰 방송광고진흥에서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영역이다.

o 광고수용자운동 협력사업

광고수용자운동과의 협력 및 지원은 시청자주권을 강조하는 통합방송법의 취지에 잘 부합하는 신규사업이 될 수 있다. 광고공사는 광고수용자운동단체들과 함께 합리적인 광고이해와 모니터링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공간 등 활동공간과 전문 인력 및 관련 자료 그리고 더 나아가 필요한 사업의 경우 그 경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사업은 방송광고 진흥을 위한 공익사업에 대한 신공공론적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는 계기가 된다.

4. 맺음말 : 제도개선 위한 내부개혁의 전략

대체입법을 통해 바람직한 법제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광고공사 스스로의 내부개혁 노력이다. 광고공사가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 유지·함양, 방송광고 진흥, 공기업으로서의 효율향상 등 방송광고 제도개선의 사회적 요구에 대해 최선을 다한 자율적인 내부개혁으로 화답하는 것이야말로 방송광고제도와 환경이 급변하는 이 시기에 광고공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대응이다.

장기적으로 광고공사의 미디어렙 영업기능과 방송광고 진흥의 공익기능이 조직적으로 분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이는 그럴만한 여건이 성숙된 이후의 과제로 남겨두어야 한다. 우선은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다.

광고공사의 내부개혁은 자기 자신의 새로운 비젼을 수립하고, 그 실천의 고리들을 확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공영방송 대행의 차별화된 전략수립, 신규 매체대행의 대안 확보, 합리적인고 공정한 경쟁 준비, 그 동안 제도변화를 염두에 두고 추진해온 판매·요금제도의 개선 완료, 인프라공용화센터의 설계, 시청률조사·검증위원회의 구성, 공익광고 개선안 확정, 광고전문인력 양성체계의 개선안 마련, 광고회관 건립계획의 확정, 기존 연구·조사·출판사업의 재검토, 관련 시민단체와의 관계개선 등 새로운 비젼의 수립과 그 실천의 고리 확보가 신설 민영 미디어렙이 설립되기 전까지 마무리되어야 한다.

특히, 경영혁신 차원에서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부문별 책임경영제와 내부경쟁 시스템의 도입이 이 기간 동안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그 뒤, 민영 미디어렙 출범과 함께, 그러한 비젼과 실천을 구체적인 성과로서 검증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검증에 기초해 부문별 책임경영제 확대를 추구하고, 책임경영 대상 분야를 전략적 선별과정을 거쳐 가능한 부문부터 사내벤쳐 형식으로 내부 분리해 조직 전체의 슬림화와 효율극대화를 도모해야 한다. 영업 부문의 조직적인 분리는 그 뒤의 일이다.

방송광고공사의 기능과 역할 개선방안

1. 들어가는 글

2. 방송광고 제도개선 추진의 경과와 방향

3. 제도개선에 따른 광고공사 기능과 역할의 재정립

4. 맺음말 : 제도개선 위한 내부개혁의 전략